피해자가 강도에게 “신고해도 됩니까”라고 묻다!
송민순 회고록과 문재인 씨의 책임 (1) /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에 한국이 기권을 할지 찬성을 할지도 북한정권에 물어보고 결정했다는 당시 외교부 장관의 치명적 폭로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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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15일 작성

북한인권결의안 찬성 주도

宋旻淳(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쓴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는 노무현 정부 때의 핵문제와 남북문제, 그리고 韓美, 韓中 관계에 대한 秘話(비화)가 많이 실려 있다. 6자회담 수석 대표, 청와대 안보실장, 그리고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관계로 그의 글은 實感(실감)이 넘친다. 고급 정보가 많고, 특히 頂上級(정상급) 외교의 막후 이야기가 흥미롭다. 진행 중인 北核 위기에 대한 충고도 주목할 만하다. 보수세력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노무현 정부 내의 親北的(친북적) 행태에 대한 폭로도 있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결정 과정에 대한 기록은 생동한다. 유엔인권위원회는 2003년부터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음을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해왔다. 한국 정부는 2005년까지는 세 차례에 걸쳐 이 결의안 표결에 불참하거나 기권했다.

송민순 씨는 <우리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 앞장설 필요까지는 없지만 회원국들의 집단적 권고인 만큼, 남북관계와는 분리하여 이 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2006년 북한인권결의안은 11월 중순 표결 예정이었는데 10월9일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 한국은 이미 그해 7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후부터 식량 지원 중단 등 對北 압박을 가하고 있었다.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외교부는 찬성, 통일부는 기권으로 갈렸다. 표결 며칠 전부터 안보정책조정회의가 열렸는데 통일부의 기권 주장이 우세했다고 한다.

송민순 씨는 당시 대통령 안보실장으로서 부처 간 입장을 조율해야 했다.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결론을 낼 수가 없었다. 보통 합의된 의견을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최종 결정을 받는 것이 순서였지만, 이 경우엔 외교부와 통일부의 입장, 그리고 안보실장의 견해를 병기해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당시 여당도 결의안 찬성에 반대하고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여당과의 의견충돌도 생각해야 하겠지만, 명분상의 문제이니 찬성 쪽으로 설득하자”고 결정했다.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에 상정된 후 한국은 처음으로 찬성투표했다.

2007년 다시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번에는 송민순이 외교부장관으로서 책임을 져야 했다.
 

문재인, 기권 종용

그해 11월1일 기자회견에서 결의안 찬성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송 장관은, “정부가 2006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 투표한 것이 우리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한 달 전 10월에 노무현-김정일 회담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11월15일 이 문제가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정식으로 논의되었다. 송 장관은, “이번 결의안이 이미 우리의 요구를 반영해서 크게 완화되었고, 우리가 북한의 인권 상태를 중시한다는 입장을 취해야 국제사회도 우리의 對北정책에 신뢰를 보이고 지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안보실장의 입장은 달랐다고 한다. 북한인권결의안이 북한의 체제에 대한 內政(내정)간섭이 될 수 있고 또 인권결의안으로 실제 북한 인권이 개선된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특히 어렵게 물꼬를 튼 남북관계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기권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김장수 국방장관은 특별한 의견이 없었다고 한다.

송 장관이 “꼭 그렇다면 찬성과 기권 입장을 병렬해서 지난해처럼 대통령의 결심을 받자”고 했더니 문재인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에게 그런 부담을 주느냐면서 다수의 의견대로 기권으로 합의해서 건의하자는 것이었다. 송민순 장관이 동의할 수 없다면서 버티자 회의는 파행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에게 보고되었다고 한다. 송민순 회고록은 이렇게 이어진다.

<마침 이 시기, 서울에서 남북 총리회담이 열리고 있었다. 11월16일 노 대통령은 북한의 김영일 총리를 포함한 남북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하여 오찬을 가졌다. 11월20일에는 유엔의 표결이 예정되어 있었고, 월요일인 19일에는 대통령이 ‘아세안+3’ 정상회담 참석차 싱가포르로 출국하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11월16일 오후 대통령 주재 하에 나와 통일부장관, 국정원장, 비서실장, 안보실장 등 5인이 토론했다. 대통령은 다 듣고 나서는 “방금 북한 총리와 송별 오찬하고 올라왔는데 바로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하자고 하니 그거 참 그렇네” 하면서, 나와 비서실장을 보면서 우리 입장을 잘 정리해보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우리는 뒤에 남아서 더 격론했지만 결론을 낼 수 없었다.>

송 장관은 그날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는데 요지는 이러했다.

<저의 거칠지만 솔직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6자회담 수석대표, 안보실장, 그리고 외교장관에 봉직하면서 한반도 분단 해소를 향한 대통령의 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부족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왔습니다. 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가 함께 진전되도록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을 우리 정책으로 끌어오기 위해 한시도 눈을 옆으로 돌릴 수 없었습니다. 이번 인권결의안 문제는 인권정책을 넘어 우리가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하여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하는 우리 외교안보정책의 추진동력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지난해 우리는 처음으로 이 결의안에 찬성했고 그때도 북한이 소리만 냈지, 실제 자신들이 필요하면 수시로 우리에게 접근해왔습니다. 이미 우리의 주도로 결의안 내용을 많이 완화시킨 것도 북한이 알고 있습니다. 기권할 경우, 앞으로 남은 기간 비핵화를 진전시키고, 평화체제 협상을 출범시키는 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막막합니다.>

노 대통령은 주무기관인 외교장관이 그토록 찬성하자고 하니 비서실장이 다시 회의를 열어 의논해보라고 지시하였다. 저녁 늦게 청와대 서별관에 도착하니 다른 네 사람은 미리 와 있었다. 그는 “내가 장관 자리에 있는 한 기권할 수 없다”고 했다.

북측의 반발에 대해서는 너무 우려하지 말라면서 유엔에서 남북대표부 간 막바지 접촉 경과를 설명했다. 한국 외교관들은 남북 경제협력과 인도적 지원을 원활하게 하려면 한국이 나서서 완화시킨 결의안 정도에는 찬성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북측을 설득하고 있었다.


북한의 위협에 굴복

김만복 국정원장이 그러면 남북 채널을 통해서 북한의 의견을 직접 확인해보자고 제안했다. 다른 세 사람도 그 방법에 찬동했다. 송 장관은 “그런 걸 물어보면 어떡하나. 나올 대답은 뻔한데. 좀 멀리 보고 찬성하자”고 주장했다. 한참 논란이 오고간 후 문재인 실장이, 일단 남북 경로로 확인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다음 날인 11월19일 아침 대통령을 수행해서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11월20일 저녁 대통령의 숙소에서 연락이 왔다. 방으로 올라가보니 대통령 앞에 백종천 안보실장이 쪽지를 들고 있었다고 한다.

‘역사적 북남 수뇌회담을 한 후에 反공화국 세력의 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없다. 북남 관계 발전에 위태로운 사태를 초래할 테니 인권결의 표결에 책임있는 입장을 취하기 바란다. 남측의 태도를 주시할 것이다’라는 요지였다고 한다. 송 장관은 백 실장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나올 줄 모르고 물어봤느냐”라고 했다. 대통령도 기분이 착잡한 것 같았다. “북한한테 물어볼 것도 없이 찬성투표하고, 송 장관한테는 바로 사표를 받을까 하는 생각도 얼핏 들었는데…”하며 말을 끝맺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그게 맞습니다. 지금 이 방식은 우리의 對北정책에도 좋지 않고 對外관계 전반에도 해롭습니다”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그런데 이렇게 물어까지 봤으니 그냥 기권으로 갑시다. 묻지는 말았어야 했는데… 송 장관, 그렇다고 사표 낼 생각은 하지 마세요”라고 했다고 한다.

다음날 유엔에서 한국은 북한인권결의안 투표에 기권했다. 4년 사이에 한국은 이 결의안에 대해 불참-기권-찬성-기권으로 가는 지그재그 행보를 걸었다.

<11월19일 서울에서는 버시바우 미국 대사가 조중표 차관에게 한국이 전년도와 같이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투표해줄 것을 마지막으로 요청해왔다. 미국 행정부는 한국이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對北 정책 공조에 미칠 영향은 물론 의회와 언론으로부터 동맹 관리를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받을 것을 우려했다. 對北 정책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받기도 어려운 것이다. 당시 나는 라이스에게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라도 비핵화를 진전시키고 평화체제 출범 여건도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다짐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인권이라는 보편적 원칙 하나도 제대로 못 지키면서 미국더러 우리와 공동보조를 취해서 평화체제 기반을 같이 닦자고 하는 것이 별로 설득력이 없었다.>


동맹국엔 협조 거부, 敵엔 굴종

노무현 정부는 동맹국인 미국 대사의 인도적 권유를 거부하고 북한정권의 비인도적 압력에 굴복한 셈이다. 송민순 전 장관은 이렇게 덧붙였다.

<이후 정권이 바뀌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단순한 찬성투표를 넘어 결의안 발의를 주도했고, 對北정책도 전면 전환했다. 만약 노무현 정부가 2006년에 이어 2007년에도 일관되게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했다면 다음 정부가 10·4 선언을 포함한 노무현 정부의 對北정책을 뒤집을 명분을 찾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피해자가 강도에게 “신고해도 됩니까”라고 물어보고 신고를 보류하였다는 이야기이다. 북한정권에 물어보고 인권결의안 찬성 여부를 결정하자던 문재인 씨는 요사이 중국의 양해를 얻어 사드를 배치하자는 식의 주장을 한다. 대한민국 국민과 북한 주민을 합친 7000만의 안전보다도 한 줌 안 되는 북한정권과 중국 지배층의 심기를 더 존중한다. 그가 대한민국 조종실의 조종간을 잡는다면 5000만 명이 탄 비행기는 하이재킹(납치)된 꼴이 되든지 어디로 날지 모르게 될 것이다. 교전 상대의 敵將(적장)에게 물어보고 작전을 짜는 지휘관이 있다면 사형감이다. 참고로 2014년 10월13일 문재인 의원은 최윤희 합참의장에게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하였다.

<어쨌든 중국하고 러시아가 강력하게 반발을 하고 있고, 그렇지요? 그 다음에 그렇게 되면 북한도 장거리미사일,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할 수도 있고, 그렇지요? 만약에 THAAD 포대가 평택 같은 데 배치가 된다면 그러면 또 평택이 유사시에 중국이나 이런 쪽의 타격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이런 문제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언론의 난
[ 2017-04-21, 16:10 ] 조회수 : 606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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