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핵심을 잘 정리한 管仲
"곡식창고가 차 있으면 사람들은 예절을 안다. 입고 먹는 것이 충족되면 사람들은 榮辱을 안다."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실용적인 富國强兵策
  
   기원 전 7세기 중국 전국시대 齊 나라 재상 管仲의 정책은 요사이 말로 하면 富國强兵 정책이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万乘, 즉 万臺의 戰車를 가진 나라에는 萬金의 상인이 있고, 千乘, 즉 千臺의 전차를 가진 나라에는 千金의 상인이 있으며 百乘, 즉 百臺의 戰車를 가진 나라에는 百金의 商人이 있다.」
   富國이 되어야 强兵을 육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管仲은 이런 말도 했다.
   『나라는 원래 財貨가 많으면 먼 데서도 사람들이 몰려오게 되어 있다. 땅을 개간하고 개발하면 몰려온 사람들은 머문다. 곡식창고가 차 있으면 사람들은 예절을 안다. 입고 먹는 것이 충족되면 사람들은 榮辱을 안다.』
   管仲의 이 말은 정치의 핵심을 찌르고 있다. 관중을 모델로 하여 소설을 썼던 일본작가는 이 말이야말로 춘추전국 시대 최고의 名言이라고 했다.
   관중은 인간이란 물질적으로 안정이 되어야 도덕도 지킬 수 있고 예절도 알게 된다고 했다. 그래야 法治가 이루어질 수 있다.
   孟子의「恒産이 있어야 恒心이 있다」는 말도 비슷하다.
   <안정된 생업(恒産)이 없으면서도 안정된 마음(恒心)을 품는 것은 오직 선비에게만 가능한 일이고, 백성으로 말하자면 안정된 생업이 없으면 안정된 마음도 없는 법입니다. 그런데 안정된 마음이 없으면 방탕하고(放), 편벽되고(僻), 사악하고(邪), 사치한(侈) 짓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이들이 마침내 죄를 저지르게 한 다음 좇아서 처벌한다면 이것은 백성을 그물로 긁어서 투옥시키는 짓[罔(=網)民]입니다. 어찌 어진 사람이 군주 자리에 있으면서 백성을 그물질할 수 있겠습니까?>
   (孟子: 안외순 옮김)
  
   상공업자들에게 병역 면제
  
   管仲은 위대한 개혁자였다. 관중은 齊 나라를 21개 행정구역으로 나누어 다스렸다. 이들 중 6개 지역은 상공업자들이 사는 지역이었다. 管仲은 이 상공업 구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兵役의무를 면제해주었다. 管仲이 보기에는 상공업이 농업보다는 생산성이 높으므로 상공업자들을 군대로 데리고 가는 것보다는 이들로 하여금 열심히 돈을 벌고 물건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 군사력을 강화시키는 데 있어서도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던 것이다. 管仲의 이런 실용적 개혁정책으로 해서 齊나라에는 많은 상인과 기술자들이 몰려와서 장사도 하고 물건도 많이 만들게 되었다. 특히 해안지방에서는 소금을 만드는 산업이 발달하게 되었다. 당시 소금은 곡식만큼이나 중요한 물자였다. 요사이 말로 하면 管仲은 외국인들이 많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였던 것이다. 戰國시대 최고 인물로 꼽히는 管仲은 또 관리들의 임무를 전문화한 사람이었다. 그때까지 齊나라의 공무원들은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들을 총람하는 식이었다. 관중의 건의에 따라 桓公은 전문영역을 설정하여 업무를 세분하였다. 사회가 발전하여 복잡하게 되는 데 따른 정부기능의 조정이었던 것이다. 이런 管仲의 사상을 담은 책이 「管子」 24권이다.
  
   인간의 본성을 간파한 사람
  
   管仲의 위대성은 인간의 본질에 대하여 정확하게 간파했다는 점이다. 인간을 미화하지도 않고 인간을 부정하지도 않았다. 그는 富國强兵 정책을 폈지만 전쟁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백성의 삶을 안정시키기 위해서였다. 管仲은 그러나 백성의 약점을 잘 아는 사람이었다.
   <凡人은 남에게서 혜택받기만을 기대한다. 그러므로 사랑은 미움의 시작이고 德은 원망의 바탕이 된다.>
   인간심리의 통찰자인 管仲의 현대성은 그가 法治를 德治 위에 놓은 점이다.
   <聖君은 나라를 통치할 때 法에 의존할 뿐 良識에 의존하는 일이 없다. 근거 있는 계수에 의존할 뿐 막연한 이론에 얽매이는 법이 없다. 공적인 기준에 의존할 뿐 개인적인 사정에 의존하는 법이 없다. 당당한 태도에 의존할 뿐 임시변통의 책략에 의존하지 않는다.>
   管仲은 '법은 변하지 않아야 변란이 생기지 않는다. 법을 자주 바꿔서 백성을 지배하는 나라는 불행을 당한다'고 말했다. 管仲은 富國强兵을 통해서 백성이 ‘배 부르고 등이 따뜻하도록’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君主의 권력이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대목을 읽으면 근대 정치학의 개척자인 16세기 프로렌스 사람 마키아벨리의 ‘君主論’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므로 군주는 지나치게 미워해서도, 지나치게 사랑해서도 안 된다. 지나치게 사랑하면 失德, 지나치게 미워하면 失威가 된다. 총명한 군주가 쥐고 있는 여섯 가지 권한이 있다. 그것은 살리고 죽이고 부유하게 하고 가난하게 하고 귀하게 하고 천하게 하는 것이다. 군주가 처해 있는 자리가 네 가지이다. 文과 武, 威와 德이다. 그럼에도 군주가 쥐고 있는 권한을 신하에게 넘겨주는 수가 있는데 이를 脫柄이라고 한다. 군주가 처해 있어야 할 자리를 신하에게 넘겨주는 것을 失位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군주의 명령은 먹히지 않는다.>
  
   非戰論 비판
  
   중국의 戰國시대에 齊나라를 패권국가로 만들었던 桓公의 명재상 管仲은 인물을 평가하는 방법을 이렇게 말했다.
   <한 사람을 놓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살펴보면 그 사람의 장점과 단점도 알아낼 수 있다. 그 사람이 교제하는 상대를 살펴보면 그 사람이 현명한 사람인지 못난 사람인지를 알 수가 있다.>
   管仲은 요사이 한국에서 판을 치고 있는 평화지상주의를 예감한 듯 이를 兼愛사상이라고 부르면서 비판했다.
   <非戰論이 판을 치면 아무리 견고한 요새가 있더라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兼愛사상(남이나 자신을 똑 같이 사랑해야 한다는 묵자의 사상)이 판을 치면 병사들은 戰意를 상실한다. 無爲長生 사상이 판을 치면 염치심이 없어진다. 민본사상이 판을 치면 군주의 명령은 지켜지지 않는다. 다수결주의가 판을 치면 賢者와 愚者의 구별이 없어진다. 拜金사상이 판을 치면 작위와 家門의 가치는 떨어진다. 정실만능 사상이 판을 치면 법률은 제 구실을 못한다. 아첨과 거짓이 판을 치면 간교한 인간이 득세한다.>
   管仲은 위정자가 명심해야 할 國政운영의 다섯 가지 원리를 이렇게 제시했다.
  
   1. 토지는 정치의 기본이다.
   2. 朝廷은 사회질서의 중추이다.
   3. 市況은 물자의 수급상황을 보여주는 기본이다.
   4. 화폐가치는 경제 동태의 척도이다.
   5. 軍備는 國力에 맞추어야 한다.
  
   너무나 명확한 뜻이므로 달리 해설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管仲의 제자들: 鄧小平, 명치유신 主力들, 李承晩, 朴正熙, 李光耀
  
   管仲의 동양적 실용정치의 泰斗이다. 20세기에 들어와서 명분론이 퇴색하자 管仲型의 실용론자들이 東洋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았다. 이것이 東北亞와 東南亞 발전의 리더십이 되었다.
   일본의 明治維新 주도세력, 중국의 鄧小平, 싱가포르의 李光耀, 한국의 李承晩 朴正熙가 성공한 동양적 실용정치가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렇다.
   1. 富國强兵을 국가목표로 했다.
   2. 이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서 對外的으로는 개방정책을 썼고, 對內的으로는 시장주의에 따른 경쟁과 자율을 촉진시켰다.
   3. 애국적 국가엘리트 집단을 만들어 이들이 민중지향적인 정책을 펴도록 했다.
   4. 이들은 自主的이었으나 닫힌 自主가 아니라 열린 자주를 지향했다. 민족주의자라기보다는 국가주의자였고, 배타성이 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애국자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5. 이들의 행태는 합리성, 과학성, 愛國愛族心에 바탕을 두었다. 朱子學的 명분론의 결정적 결함은 명분을 실천할 방법론이 없었다는 점인데 管仲型 지도자들은 효율적인 공조직을 건설하여 생산성을 확보했다.
   6. 이들 실용정치인들이야말로 동양의 先進세력이다. 金日成으로 상징되는 교조적 공산주의자들은 주자학적 명분론의 정치 전통을 이어받은 守舊세력이다.
  
언론의 난
[ 2018-04-11, 10:26 ] 조회수 : 3223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갈천     2018-04-12 오전 9:32
조갑제 선생의 글은 볼 때마다 새롭고, 가끔 시사에 대해 보이는 예리한 통찰력은 현역의 어떤 논평보다 탁월하다.
그러나 간혹 선생의 글에 불만을 느끼거나 아쉬움을 느끼는 적이 있는데,
관중에 대한 이글이 바로 그러하다.

보수 우익 일원임을 자임한 후 20여년 살아오면서 내가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동양 고전의 문구중의 하나가 바로 관자의 사유라는 글인데, 그동안 신문 칼럼들이 몇번 소개한 꽤 유명한 글인데도 불구하고, 선생께서 본 관자에 관한 글을 여러번 반복해서 게시하면서도 이를 언급하지 않으신 것이 아쉽다.

관자는 나라를 다스리는 4개의 강령으로 예,의,염,치를 들고 이중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두개가 끊어지면 나라가 위태로워 지고, 세개가 끊어지면 나라가 뒤집어지고, 4개가 모두 끊어지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습니다.
4개의 강령을 설명하면서, 예는 (공자의 예,격식이 아니라) 절도를 넘지 않는 것이고, 의란 스스로 내세우지 않는 것이고, 염은 잘못을 은폐하지 않는 것이고, 치는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는 것이다고 했다.

관자의 이글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세상을 강자와 약자로 나누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약자가 지배하는 세상을 정치 목표로 삼는 좌익적 사고에 대해 관자의 사유 만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상,가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원래의 뜻과 달리 현대에 와서는 뻔뻔하다는 의미로 쓰는 염치.
요즘 정치판에서 보는 염치의 실종이 바로 나라가 망하는 지름길이 아닌가 합니다.

당신들이 금과옥조로 삼는 정의,평등이 없고 불의,양극화가 판을 쳐도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들이 내세우는 정의,평등 이면에 숨긴 추악한 진실조작,거짓선동,뻔뻔함이 득세하면 바로 나라가 망한다.

맨위로월간조선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코나스넷  |  리버티헤럴드  |  뉴데일리  |  뉴스파인더  |  뉴포커스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