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노넨 前 IAEA 사무차장 “핵실험장 폐기 이후 검증이 더 중요”
"핵실험장에 대한 모든 정보를 문서화하고, 국제기구 검증단의 평가 필요…비핵화 합의 이후 핵 물질 반출, 시설 철거, 경수로와 재처리 시설도 폐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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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오는 23일부터 25일 사이에 함경북도 풍계리의 핵실험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핵실험장 폐기 의식에 전문가단을 배제한 5개국 언론인만 초청하면서, ‘검증이 빠진 보여주기식 쇼가 아니냐?’라는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핵실험장에 대한 검증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며, 핵실험장 폐쇄 조치는 일단 북한의 정치적 선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을 폐쇄하기로 한 가운데 오는 23일과 25일 사이 폐기 의식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이날 행사는 핵실험장의 갱도를 폭파하는 방식으로 미국, 한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5개국 기자단이 초청됐으며 기자단은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한 뒤 열차를 이용해 핵실험장까지 이동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이미 북한은 이달 초부터 건물을 철거하고, 광산 수레용 궤도를 제거하는 등 폐쇄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핵실험장의 폐기 의식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등 국제기구와 전문가는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핵화 조치의 검증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습니다.  또 북한이 전문가단을 배제한 언론인만 초청했고, 어디까지 취재를 허락할지도 알 수 없는 가운데 2008년 영변 냉각탑을 폭파했을 때처럼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한 것 아니냐? 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Olle Heinonen) 미국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선임고문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회견에서 핵실험장의 폐쇄 조치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정치적 선의(good will)로 봐야 한다며 기술적 검증은 이후에 뒤따라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기술적 검증은 국제기구가 북한과 합의 아래 오랜 시간으로 두고 진행해야 할 과정이기 때문에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 의식에 초대받지 못한 것만으로 북한의 검증 의도를 판단하기는 성급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과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님 반갑습니다. 북한이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기로 했지만, 전문가를 제외한 언론인만 초청했습니다. ‘보여주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사무차장님의 견해는 무엇입니까? 

올리 하이노넨 (Olli Heinonen)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
올리 하이노넨 (Olli Heinonen)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 Photo-Foundation for Defense of Democracies

 

[올리 하이노넨]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 의식은 그렇게 큰 일은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겠다는 ‘정치적 선의’(good will)라고 생각합니다. 핵 폐기는 단순히 핵실험장의 터널을 폭파하고 빌딩을 폐쇄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작업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북한이 이행하려는 비핵화가 무엇인지, 어느 지역에서 핵 폐기가 이뤄질 것인지 등을 결정하고, 이때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해 많은 기술적 정보가 제공돼야 합니다. 따라서 아직은 비핵화로 가기 위한 좋은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는 이번 핵실험장 폐기 의식에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현장 검증을 위해서는 당연히 유엔 기구를 초청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국제원자력기구와 같은 검증 기관이 북한에 간다면 정확히 역할이 무엇인지, 그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기술적 정보를 북한으로부터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현장 검증 기간에 그 일을 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이번에 중요한 것은 핵실험장의 터널을 폭파해 폐쇄하는 것이고, 핵실험장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 국제원자력기구가 검증하면 되는 것이고, 그것이 올바른 역할입니다. 또 국제기구가 북한과 어떤 합의문을 원한다면 사전에 북한이 어떤 정보를 제공하고 문서에 담을 것인지를 서로 동의해야 하는데, 아직은 이르다는 것이 제 견해입니다. 

-사무차장님은 아직 북한이 정치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시는군요. 사무차장님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해서는 갱도를 콘크리트로 막고, 현장에서 기반시설까지 제거하는 핵실험장의 해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셨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그렇습니다. 이것은 정치적 행위일 뿐이고, 이후에 영구적 폐쇄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핵실험장이 폐쇄되더라도 오랜 시간을 두고 감시하고 기술적으로 검증해야 할 과정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또 풍계리가 북한의 유일한 핵실험장이고, 다른 곳에 건설 중이거나 존재하는 실험장은 없다는 것이 비핵화의 정의가 돼야 할 것입니다. 또 단순히 핵실험장의 폐쇄가 아니라 핵실험장의 해체가 돼야 하는데, 여기에는 핵실험장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는 동의가 전제돼야 할 것입니다. 

- 풍계리 핵실험장과 주변이 방사능으로 오염됐을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따라서 언론인들이 방북해도 자세한 취재는 불가능하고, 현장 촬영에도 제한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있는데요. 사무차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올리 하이노넨] 현장에서 언론들이 어떻게 취재할지,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기에 쉽게 말할 수 없지만, 핵실험장에 방사능 오염 물질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얼마나 오염됐는지도 알 수 없죠. 또 실험장 해체를 위해 폭발이 있을 경우 크진 않지만, 일부 방사능 물질이 확산할 가능성도 없진 않겠죠. 하지만 북한 기술자가 이 같은 위기를 잘 대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현재로서는 자세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풍계리 핵실험장에 가는 언론인들이 어떻게 현장을 지켜볼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 북한이 정치적 선의를 보인 이후에 기술적인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기술적 검증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올리 하이노넨] 첫 번째로는 핵실험장에서 무슨 실험을, 어떻게 했는지 등을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또 핵실험장의 터널, 기계 등 시설은 물론이고, 다른 곳에 보관 중인 장비도 정확히 문서로 만들어서 국제기구 검증단이 방문했을 때 정확히 설명해줘야 합니다. 이 작업이 시작되면 검증단이 평가하고 영구적인 폐쇄를 위해 더 필요한 조치가 있는지 여부를 결정할 겁니다. 

-곧이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사무차장님께서 예상하는 정상회담의 결과는 무엇입니까? 

[올리 하이노넨] 저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복잡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흔히 정상회담에서는 기술적인 내용이 논의되기보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원칙적인 비핵화에는 합의할 것으로 봅니다. 그 후에 국제사회의 검증이 시작되겠죠. 

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의 첫 번째 단계는 북한에서 핵무기와 핵물질을 외부로 반출해야 하고, 핵 시설과 핵 프로그램이 폐기돼야 하며, 핵 개발에 대한 계획도 바뀌어야 합니다. 영변 핵시설의 경수로와 재처리시설도 폐기하는 등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했던 것 이상을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님, 말씀 감사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 2018-05-16, 06:57 ] 조회수 : 363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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