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커진 北∙中국경…美 “조치 취할 것”
밀수 현장 목격자 “이렇게 대대적인 밀수는 처음 본다”…올해 초 완전 통제됐던 밀수, 2차 북∙중 정상회담 이후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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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연선에 중국 공안 당국이 세운 간판. '밀수와 마약 매매 금지'라고 적혀 있다. 아시아프레스 제공
앵커: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북∙중 국경 지역에서는 국가 주도의 대대적인 밀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의 묵인 아래 진행되는 대규모 밀수가 대북제재 위반이라며 제재 회피와 금지된 활동 등을 저지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렇게 대대적인 밀수는 처음 본다. 온갖 물건이 오가고 있다.” 일본의 ‘아시아프레스’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북∙중 국경 지역의 밀수 현장 모습입니다.
  
  낮부터 압록강변에 대기하던 버스와 트럭, 승용차 등이 해가 저문 저녁만 되면 움직이기 시작해 새벽까지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물건을 실어나릅니다. 밤새 북∙중 사이를 오가는 차량만 수십 대에 달하는데 중국에는 석탄, 광물, 목재 등을 넘기고, 북한은 전자 제품이나 의류는 물론 승용차까지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양강도 혜산시 인근에서 수십 대의 차량이 오가는 대대적인 밀수가 이뤄지고 있다며 북∙중 국경에 큰 구멍이 생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지난 5월 중순부터 압록강 상류와 두만강 상류 등 주로 양강도에서 대대적인 밀수가 시작됐다는 정보가 많아졌습니다. 이번에 취재 협조자가 현장에서 직접 조사했습니다. 위치는 양강도 혜산시에서 하류 쪽으로 떨어진 장소입니다. 여기에 큰 구멍이 생겼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매일 해가 떨어진 시간부터 새벽까지 트럭과 승용차 등을 합쳐 매일 수십 대씩 오가고 있고요. 북한에서는 외화벌이를 해 왔던 광물이나 목재 등이 중국 쪽으로 나간다고 합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양강도 주민도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국가무역회사와 신흥 부유층들이 밀수에 뛰어들었다며 유엔의 대북제재로 정상적인 무역이 어려워진 무역회사들이 국경 경비대의 묵인 아래 대규모 밀수를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국가 기관이 주도해 대대적인 밀수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 현지 북한 주민의 공통된 말입니다.
  
  삼지연, 천지, 연승, 능라, 묘향 등 권력기관 산하의 무역회사들은 신의주와 혜산, 나진 등에 지사를 두고 북∙중 무역을 해왔는데, 공식무역이 막히면서 밀수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연히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첫째, 올해 초 북∙중 간의 밀수는 완전히 멈췄습니다. 다시 말해 밀수에 대한 완전 통제가 가능했지만, 지금의 대대적인 밀수는 중국 정부가 묵인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의 지적입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단의 활동했던 윌리웜 뉴콤(William Newcomb) 전 재무부 선임 경제자문관은 중국의 대북제재 조치 완화로 북∙중 국경 지역에서 밀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있다며 이미 대북제재의 한도를 넘어서는 많은 양의 석유가 북한에 인도된 사실도 묵인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윌리엄 뉴콤] 지난해 말부터 올해 봄까지 지속된 대북제재의 범위와 이행을 고려하면 북한 경제에 눈에 띄는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 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중국 국경에서 무역이 활발해졌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국경 지역에서 무역이 활발해지면 다른 방식의 무역도 빈번해질 수 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 정부가 대북제재의 한도를 넘어서는 많은 양의 석유가 북한으로 인도되고 있음을 묵인한 것도 알려져 있죠.
  
  북∙중 경제전문가인 조지타운대학의 윌리엄 브라운(William Brown) 교수도 북∙중 사이에 대대적인 밀수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대북제재가 양국에 경제적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재를 피할 우회적인 방법을 찾게 됐고, 그것이 바로 밀수라는 겁니다.
  
  (I’m sure there is a lot of smuggling going on, and Chinese authorities are probably not strict enough in enforcing the country’s own laws. Sanctions always involve stopping transactions where both parties profit, so naturally they try to work around it.)
  
  둘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대표는 대대적인 밀수가 시작된 시점을 주목합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두 번째로 만난 지난 5월 7일 이후 본격적인 밀수가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이는 북한과 중국 정부의 합의에 따라 특정 지역에서 밀수를 진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또 밀수뿐 아니라 공식 무역 과정에서 엄격하게 진행했던 중국 측의 세관 검사가 최근 들어 서류만 보고 그냥 통과시키는 일도 잦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두 번째 정상회담 이후 확실히 북∙중 국경 밀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유지하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경제적으로 신경 써 주려는 중국의 자세가 아닌가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확실히 국경에 구멍이 커지고 있는 것 같고요. 북한 쪽은 국가 기관이 직접 나서서 대량 밀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중 국경 지역에서 이뤄지는 대대적인 밀수는 대북제재의 위반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에 따르면 석탄과 광물, 차량 등은 거래가 금지돼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의 관계자는 9일 북∙중 국경 지역에서 활발히 진행되는 밀수에 대한 견해와 대북제재의 위반 여부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의에 중국을 포함한 모든 유엔 회원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이행해야 하며 모든 국가가 제재 의무를 온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전 세계의 여러 정부와 지속해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와 협력해 대북제재를 회피하는 기관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금지 활동을 하거나 제재회피를 하는 조직에 대한 일방적인 조치를 취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국무부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We are cooperating with many countries, including China, to take decisive action against entities involved in DPRK sanctions evasion activity. We will not hesitate to take unilateral action against entities that conduct prohibited activities or facilitate sanctions evasion. )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중간에 이뤄진 석유 밀거래와 관련해 중국이 북한에 석유가 흘러 들어가도록 허용하고 있다는 데 매우 실망했다며 이러한 일이 계속 일어난다면 북한 문제에 대한 우호적인 해결책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따라 공식적인 대북제재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수출길이 막히면서 지난 6월의 대중 수출 규모는 작년과 비교해 92%나 줄었고, 수출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석탄과 철광석 등의 생산도 중단됐습니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 정권에 매우 큰 어려움이 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북∙중 국경 지역에서 일어나는 밀수를 눈감아주면서 미북 관계의 개선을 도모하는 김정은 정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고, 반면, 북한 당국은 경제적으로 숨통을 트일 수 있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오늘날 대대적인 밀수가 가능했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밀수가 이뤄지면서 무역회사들의 상황이 나아졌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비핵화에 대한 중국 입장에 큰 변화는 없어 보입니다. 공식 통계를 보면 주요 돈벌이였던 석탄이나 광물은 수입을 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조이면 북한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의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조절하는 정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반적인 북한 경제를 조사해 보면 계속 악화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에서도 전체를 보면 경제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이 상태가 계속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분석됩니다.
  
  대북제재를 완화해달라는 북한의 요구에도 비핵화가 완전히 이행될 때까지 대북제재는 계속된다는 것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변함없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미 북∙중 국경 지역에 생긴 커다란 구멍을 통해 대북제재 품목이 은밀하게 거래되고 있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주의와 함께 대북제재의 엄격한 이행을 재확인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미국 워싱턴의 분위기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 2018-08-10, 06:26 ] 조회수 : 477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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