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검증, 국무장관 訪北 성과론 미흡”
마키노 요시히로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 "진지한 토의, 건설적인 의견 교환, 그런 표현은 아직까지 의견 접근도 못했다는 의미…2차 美北정상회담 前 김정은 방러 이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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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돌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미∙북, 여전히 핵심쟁점 합의엔 어려움>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일치기’ 평양 방문 직후 서울을 찾아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고 북한도 노동신문을 통해 김 위원장이 상당히 만족스러워했다고 전했습니다. 마키노 지국장님,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일단 성공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성공적이라고 선전하고 싶은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 매체의 보도 내용을 보면 ‘진지하게 토의했다’거나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다’거나 하는 그런 표현이 나옵니다. 북한 입장으로서는 2차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싶기 때문에 만약 비핵화나 정상회담에 대한 합의가 도출됐다고 하면 합의했다고 밝혔을 겁니다. 진지한 토의, 건설적인 의견 교환, 그런 표현은 아직까지 의견 접근도 못했다는 의미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네, 합의했다는 표현이 없었다는 지적이신데요, 하지만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에 외국 사찰단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핵과 미사일에 대한 국제 사찰과 검증을 받아들이는 선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듯합니다.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의미가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을 검증하면 과거 6차례 핵실험에서 사용된 핵탄두가 플루토늄형인지 우라늄형인지 확인할 수도 있고 해서 의미는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풍계리 검증은 원래 지난 봄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한다고 발표했을 때 이미 성사돼야 했던 겁니다. 지금 6개월이 지나 검증받기로 했다고 환영한다거나 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라면 제가 보기로는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간다거나 해서 합의할 만한 수준이구요. 미국 국무장관이 방문해서 그 정도 합의를 이뤄냈다면 성과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영변 핵시설 폐기∙종전선언 싸고 이견 여전>
  
  <기자> 네, 미국 국무장관이 방북해 받아낸 성과로는 초라한 수준이라는 말씀이신데요, 그렇다면 미국과 북한이 아직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와 사찰 허용을 미국에 제시했고 미국은 이에 대응해서 종전선언과 일부 제재완화를 거론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아직 자세하게 얘기드리진 못하지만 이번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점심시간을 포함해 5시간 정도 계속해서 얘기하다가 전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방금 말씀하신 정도의 합의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일단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때 영변 핵시설도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가 있다면 폐기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그 정도는 합의하기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종전선언까지는 아니더라도 핵사찰단이 장기적으로 머물러야 하니까 숙소가 필요하고 따라서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대표사무소로 삼아서 합의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왔는데 그 정도까지도 논의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말씀하신, 물 밑에서 합의가 이뤄졌다는 건 절대 아니라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2차 정상회담 조기 개최에 이해관계 같아>
  
  <기자> 네, 논의했지만 아직 합의 단계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뭐 이런 말씀이시군요.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2차 미북정상회담 준비가 본격화하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은 회담의 장소와 날짜를 위한 선택지를 구체화했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때 2차 정상회담의 시기와 날짜는 아직 구체적으로 합의하지 못했다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그건 당연한데 미국 입장으로선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하면 가장 좋고 북한 입장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쪽에서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면 좋겠다고 하는 의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종전선언과 관련해 판문점에서 미국과 북한이 만나면 거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서 3자회담도 성사시키고 종전선언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그렇게 하려고 하는 정치적인 욕심도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 미국, 한국의 이런 여러가지 생각은 있겠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고 제가 보기로는 일단 싱가포르나 빈이나 제네바 같은 장소까지 거론되고 있고 앞으로 이런 후보지 안에서 선택할 것 같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북한 수뇌부도 미국 정부도 합의 내용과 상관없이 정상회담을 정치적인 목적에서라도 빨리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아마 알맹이가 없더라도 정상회담은 할 것 같습니다.
  
  <김영철 대신 김여정 투입은 정상회담 성사 노림수>
  
  <기자> 네 2차 미북정상회담은 빨리 이뤄질 것 같다는 말씀이시군요. 이번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접견에서 또 눈에 띄는 점은 그 동안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 상대였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대신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나선 건데요, 그 동안 미국은 김영철에 대해 대화가 안 통한다며 불만이었다고 들었습니다. 김영철이 빠지고 김여정이 새로 투입된 북미협상,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지금 말씀하신 대로 김영철 부위원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는 건 저도 뉴욕에서 만난 미국 친구에게서 들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김영철 부위원장의 별명이 독사입니다. 매우 노련하게 협상 상대방의 아픈 부분을 공격하는 사람이고 쉽게 양보하지도 않고 협상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평가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김영철을 빼고 김여정을 배석시켰다는 건 역시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미국을 상대로 좋은 분위기를 마련하고 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하나의 전술 아닐까 생각합니다. 북한이 늘 해왔던 협상 전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2차 미북정상회담 전 김정은 방러 이뤄질 듯>
  
  <기자> 김여정의 협상장 배석이 일종의 협상 전술이라는 평가이신데요, 마지막으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8일 국무회의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과 별도로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한 북한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는 듯한데요, 아시히 신문 현지 특파원들이 전하는 모스크바와 베이징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우리 특파원 얘기로는 블라디보스토크나 모스크바 시내에서 교통통제 등 김정은 위원장의 방문이 임박했다는 징후나 외교가의 분위기는 아직 없다고 합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연내에 반드시 이뤄질 거라고 저는 듣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알맹이가 없어도 북미정상회담을 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가 중국이나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얻어 내려는 욕심이 있다고 봅니다. 제 생각으론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김정은 위원장은 러시아에 갈 겁니다. 지난 7일 북한 화물기 3대가 블라디보스토크에 갔습니다. 8일에도 김 위원장의 전용기와 같은 기종인 일류신기가 블라디보스토크에 갔다는 정보도 있었습니다. 아마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첩보가 머리 속에 있으니까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을까 저는 추측하고 있습니다.
  
  <기자> 2차 미북정상회담 이전에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2018-10-09, 06:1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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