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은 왜 새로운 기술을 항공사들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까?
“보잉, 실속방지시스템 작동하는 일 없을 것”…“오작동 해제 방법 기존과 큰 차이 없어”

金永男(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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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9일 추락 사고로 탑승객 189명 전원이 숨진 여객기 사고의 운항사인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가 보잉사(社) 여객기의 추가 구매 계약을 취소하는 등 재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고 여객기 기종은 보잉사에서 제작한 신형 보잉 737 맥스 8 기종이다. 사고 발생 이후 보잉사는 라이온에어의 기기 관리 미숙 등이 원인이라며 책임을 라이언에어 측에 떠넘기려 했다는 게 이 항공사의 설명이다. 현재 라이언에어는 190대를 추가로 구입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계약 규모는 220억 달러, 약 24조 원에 달한다.

이번 사고 원인은 보잉사가 지난해부터 판매한 맥스 8 기종부터 새로 도입한 시스템과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쪽으로 좁혀지고 있다. 사고 당시 비행기는 이륙 약 11분 만에 인근 바다로 추락했다. 대다수의 전문가 및 항공 관계자들은 맥스 8에 새롭게 도입된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오작동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스템을 쉽게 설명하면 기수(機首)가 너무 높은 각도로 향할 경우 비행기 꼬리 부분에 있는 안전 장치(stabilizer)가 작동해 꼬리를 위로 올라가게 한다. 꼬리를 올려 기수를 낮추는 방식이다. 비행기의 고도가 너무 높게 향하면 실속(失速)하게 돼 이를 방지하는 작업을 자동으로 하도록 한 기술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 여객기는 적정 각도로 비행하고 있는데 실속 방지 시스템이 작동, 즉 기수를 밑으로 떨어지게 해 추락시켰다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보잉이 이 새로운 기술을 매뉴얼 등에 제대로 소개하지 않았다고 미국 정보 당국자들과 항공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보도했다. 아울러 보잉이 왜 이런 사실을 숨겼는지에 대한 추적 기사를 게재했다. 또한 이런 여객기 사건 조사는 대개 조용히 진행됐지만 현재는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이 보잉에 압박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안전성에 대한 보잉의 명예, 기기 자동화보다 조종사의 비행기 통제 권한을 우선시한다는 보잉의 전통이 위협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전직 보잉 관계자들과 현직 항공 및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보잉사 측은 737 맥스 8 기종 도입 당시 이에 대한 필수 훈련 프로그램을 최소화 해달라고 압박했다. 이는 모든 항공사들이 신기종을 발표할 때마다 항상 원해왔던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737 맥스 8을 구매한 항공사들은 컴퓨터를 통해 몇 시간 동안 자체적으로 학습하는 프로그램으로 훈련했다고 당국자들은 밝혔다. 또한 이는 실제 훈련에 비해 항공사가 지는 부담이 적기 때문에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는 일종의 관습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관습(?)’에는 동의하지만 일부 규제 당국자들과 조종사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왜 새로운 기술인 MCAS에 대한 설명을 따로 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실제로 맥스 8의 전 모델인 737 NG의 경우는 실속방지시스템(anti-stall system)이 혹시라도 작동하게 돼 기수를 강제로 떨어뜨린다면 조종간을 당기는 것만으로 이를 무력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맥스 8의 경우는 조종간을 당기는 것만으로는 실속방지시스템이 기수를 강제로 떨어뜨리는 힘을 이길 수 없으며 세 가지의 버튼을 조작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뒤따른다. 아울러 일부 조종사들은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맥스 8의 자동 실속방지시스템이 과거와 달리 비행기를 추락시킬 때까지 계속 기수를 내리는 것인지 몰랐다고 증언했다.

보잉은 737 NG 기종에서 맥스 8으로 바꿀 당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실속 방지 장치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는 미 연방항공국(FAA)의로부터의 운항 허가증 심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은 2011년부터 737 맥스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는 라이벌 회사인 유럽의 에어버스가 A320 neo 기종을 출시한 다음해이다. 당시 A320neo 기종은 조종사들의 훈련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 기종의 성공에 에어버스조차도 놀랐고 보잉은 시장 점유율을 잃기 시작했다.

보잉은 맥스 8의 안전성에 여전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이런 실속방지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작동될 때의 대처 방법은 前 기종들과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훈련을 조종사들은 이미 충분히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이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보잉은 조종사들이 새로운 실속 방지 시스템이 작동하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보잉이 매뉴얼에 새로운 기술을 제대로 소개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보잉 측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737 맥스 기종을 구입하는 한 항공사 임원은 매뉴얼에 새로운 기술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조종사들은 기술자가 아니며 비행기를 조종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나이티드 항공 노조 관계자 역시 실속 방지 시스템 오작동이 일어나면 이를 멈추게 하면 된다며 과거 기종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훈련 받은 대로만 했으면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KNKT)는 최근 발표한 1차 예비조사 보고서에서 해당 여객기가 비행에 적합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실속방지 시스템에 직결되는 센서에 비슷한 오류가 계속 발생했었으나 제대로 된 수리를 하지 않고 비행했다는 것이다. 자동 실속 방지 시스템이 오작동하게 이유가 사고 여객기 전방에 달려 있던 센서가 잘못된 신호를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 2018-12-06, 10:1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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