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수 없는 싸움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장벽 예산과 ‘드리머’ 합법화 맞교환 성사되나…잃을 게 더 많은 트럼프의 선택은?

金永男(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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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의 윌리엄 맥건 논설위원은 7일 ‘질 수 없는 트럼프(Trump can’t afford to lose)’라는 제하의 칼럼을 게재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스피치라이터로 활동했던 맥건 위원은 이번 주 다가올 트럼프 대통령의 셧다운 관련 對국민담화와 국경 방문 등 일정을 소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싸움이라고 설명했다. 이 칼럼을 전문 번역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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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 프라임타임(오후 9시)에 ‘남부 국경지대의 인도주의 및 국경 보안 논란’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중대한 사안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한 이 사안에서만큼은 자신의 지지층뿐만이 아닌 전체 미국인들에 호소를 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에는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남부 국경지역을 찾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담화 발표와 국경 방문은 연방정부 셧다운이 셋째 주 동안 이어진 상황에 따른 대가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셧다운이 발생 시 워싱턴 조야(朝野)에서 자주 사용되는 속임수는 책임을 상대 측에 떠넘기는 것이다. 1995년 빌 클린턴 대통령 때문에 발생한 셧다운에 대한 비난은 당시 하원의장이었던 뉴트 깅그리치가 받았다. 지난해 초 짧게 발생했던 연방정부 셧다운에 대한 비난은 척 슈머 상원 원대내표가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셧다운이 시작되기 전부터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었고 이에 따라 사람들은 그가 결국에는 패배하게 될 운명이라고 내다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대국민담화에서 새로운 내용을 발표하지 않는 이상 그의 입장은 매우 명확할 것이다. 장벽 건설을 위한 50억 달러가 포함되지 않은 합의안에는 서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셧다운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이어져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새롭게 선출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역시 입장은 분명하다. 그는 “우리는 장벽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입장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했다. 

이로 인해 워싱턴은 현재 ‘치킨 게임’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이 질주에서 벗어나게 될 수도 있다. 특히 하원 공화당이 그를 버리는 결정을 내린다면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게임의 판을 바꾸는 양보성 담화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제공하더라도 민주당의 입장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강경론을 밀어붙이도록 할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첫 번째는 그의 맷집이다. 사람들의 우려가 커지자 완화된 강경 정책이 많다. 하지만 무역의 경우 관세가 일부 기업과 업계에 고통을 준다는 것이 증명됐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대가를 참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두 번째는 국경 관련 정치 인식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몇 달 전만 해도 대다수의 뉴스와 이미지는 아이들이 가족들과 이별을 하게 되고 아이들이 철창 속에서 자는 등의 모습이 차지했다. 하지만 캐러밴으로 알려진 조직적이고 무법적으로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로 인해 판도가 완전히 뒤집혔다.

지난해의 마지막 날 미국 국경순찰대는 멕시코 티후아나 지역에서 불법으로 국경을 넘고 요원들에게 돌을 던진 사람들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했다. 며칠 전에는 캘리포니아의 한 경찰관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다 갱단과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멕시코 출신 불법 이민자의 손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경찰관은 피지 출신의 합법 이민자였으며 그에게는 어린 자식도 있었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국경 보안을 위해 장벽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에는 타당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경 보안 강화에 대한 주장을 하고 있지 않다. 민주당은 ‘서류미비자 보호지역(생츄어리 시티, sanctuary city)’을 만들고 이민세관국(ICE)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만 내놓고 있다. 민주당의 이런 과한 주장은, 미국인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옵션은 ‘장벽이거나 국경 보안의 부재(不在)’라는 논리를 트럼프 대통령이 만들어내는 것을 도와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론을 이어가야 하는 세 번째이자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싸움에서 지면 그가 민주당보다 잃을 게 더 많다는 점이다. 이번 연방정부 셧다운은 필요하지도 불가피하지도 않았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슈머 원내대표와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나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는 ‘장벽 예산을 지원하라, 그렇지 않다면 자랑스럽게 국경 보안을 위한 정부 셧다운을 할 것’이라고 했다.

‘장미의 전쟁’이라는 마이클 더글라스와 캐슬린 터너 주연의 블랙 코미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남녀 주인공이 이혼하면서 발생하는 일을 보여주고 있다. 이혼법 전문인 대니 드비토 변호사는 영화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잃는 게 얼마나 되느냐만 있을 뿐’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셧다운의 경우도 양측 다 이에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워싱턴은 정치에 있어 잃는 게 ‘얼마’인가가 핵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만약 펠로시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분한 예산을 내어주고 승리를 선언하도록 한다면 그는 민주당으로부터 지독한 공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집안의 어른 같이 행동했다고 주장할 수 있고 언론 역시 그를 지지할 것이다. 또한 펠로시 하원의장이 거래의 대가로 ‘드리머’에게 합법적 신분을 마련해주는 방안을 받아낸다면 그 역시 성공했다고 선언할 수 있다. (注: Dreamer, 어린 나이에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불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한 사람들에게 임시 체류를 허가하는 제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승(大勝)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는 물론 장벽 예산을 받지 못하면 민주당을 비롯해 자신을 배신한 공화당원들을 비난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는 자신이 시작한 싸움에서 패배하는 게 된다. 그는 셧다운을 시작했을 때보다 훨씬 약해진 상황에서 셧다운을 종료하게 될 것이다. 또한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 역시 그가 핵심 공약을 지키지 않고 배신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2020년 재선에도 영향이 끼치게 될 것이다.

앞서 설명된 그 어떤 것도 트럼프가 승리할 것이라는 점을 장담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해서는 안 되는 싸움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만은 보여준다.

[ 2019-01-08, 19:5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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