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때문에 높아지는 反美감정에 정권은 곤혹?
국영 미디어도 미국 비난 자제…'對美 관계를 대결노선으로 되돌리는 듯한 강경한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

강지원(아시아프레스)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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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타협하지 말라'는 곤란한 여론일까
  지난 2월 말 하노이에서 열린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나자 제재 해제를 기대했던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실망의 분위기가 확산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거짓말쟁이', '사기꾼'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많이 들리는 한편으로, 협상을 이루어내지 못한 정권에 대한 불만과 실망도 적지 않았다.
  
  김정은이 하노이에서 돌아온 후 북한 당국은 사회단체나 기업, 주민을 대상으로 정치집회를 열어 미국에 대한 비난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4월 들어 고급 간부들이 대미 비난을 잠재우려고 하고 있다고, 북한 국내 복수의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그 일례를 소개한다.
  
  북한 제3의 도시인 함경북도 청진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취재를 위해 시의 인민위원회(지방정부)의 공무원과 간부를 식사로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협력자가 전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리에 참석한 하급 간부들은 미국이 핵 포기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핵포기는 미국에 투항하는 것과 같다" "핵포기를 한다면 미국도 동시병행적으로 포기해야 한다" "미국 놈들은 믿을 수 없다" 등, 미국에 타협하면 안 된다는 강경발언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미 일반주민들의 미국 비난은 사그라져 들리지 않는데, 간부들의 입에서 강한 반미발언이 이어졌다"라고 협력자는 말한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가장 고위인 책임간부는 이외의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미국과 협의를 계속해도, 전쟁이 일어나도, 우리 김정은 장군님이 반드시 이길 것이다" 책임간부는 이 발언에 이어, "오히려 하급간부들이 미국을 욕하는 것을 억제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고.
  
  ◆국영 미디어도 미국 비난 자제
  김정은이 주도한 하노이 회담이 결렬로 끝난 것을 북한 당국은 결코 '실패'라고 말하지 않는다. 국영 미디어는 '강경파인 폼페이오, 볼턴 때문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라며 트럼프를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다.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자력갱생'으로 극복한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대미 관계를 대결노선으로 되돌리는 듯한 강경한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 국내 여론이 과도하게 반미로 기울어지면 향후 회담에서 어떤 양보안을 제시하는 것이 '저자세', '트럼프에 굴복했다'라고 국내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김정은 정권은 권위에 흠집이 생기는 것을 경계한다고 생각된다.
  
  4월 11일 북한에서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가 열린다. 같은 날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임한다. 미국과 협의를 처음부터 다시 하기 위해, 조만간 김정은은 비핵화 협상을 위한 어떤 태도 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강지원)
  
  추기) 북한 당국은 국내주민에 대한 교양사업에서, '김정은 원수는 탁월한 외교술로 하노이 회담을 성공시켰다'라고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의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 2019-04-11, 08:0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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