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기행, 변산반도에서 들은 호남인의 목소리
"예년 같으면 이맘 때엔 관광버스 50여 대 정도가 찾아오는데 요즘은 5대도 오지 않아요"

문무대왕(회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남도(南道)의 봄이 오는 풍경을 보고자 국립공원 변산반도(邊山半道)를 찾아 나섰다. 문학인 130여 명이 관광버스 석 대에 나누어 타고 나선 문학기행이었다. 전라북도 부안읍 선은리의 '신석정 문학관'과 '채석강' '새만금 방조제' '능가산 내소사(楞伽山 來蘇寺)'를 찾아가는 길이다.
  
  '신석정 문학관'은 신석정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기념관이다. 신석정은 1924년 조선일보에 '기우는 해'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이후 '촟불' '슬픈 목가' '빙하' '신의 서곡' '대바람 소리' 등의 시집을 발간하며 일제와 해방공간을 거치면서 시인으로서 왕성하게 창작활동에 매진했다.
  
  석정이 사귄 문우(文友) 가운데는 한용운, 이광수, 김기림, 서정주, 정지용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신석정은 고향인 부안과 전주에서 시작(詩作) 활동을 하면서 전주상고에서 국어와 전북대학에서 시론(詩論)을 강의한 것으로 소개했다. 그래서 그의 문학적 특성은 목가적(牧歌的)이라 평하기도 하고 저항시인이란 평을 듣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신석정은 정작 '뜻은 높은 산과 흐르는 물에 있음(지재고산류수:志在高山流水)'을 좌우명으로 삼고 전원과 자연을 노래하며 시작 활동에 정진한 시인이었다고 했다. 그가 부안에서 전주로 가기 전에 살았던 고택인 '청구원(靑丘苑)'도 문학관 옆에 있었다. 초가삼간이다. 문학관 벽면에는 첫시집 '촟불'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듯한 '촟불 문학제'를 알리는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
  
  문학을 정치에 접목시킨 것으로 오해받을 만도 한 가리개 현수막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요즘 시류(時流)처럼 읊어대는 '촟불혁명'의 영향을 받은 것은 것은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미당 서정주는 일제 말년에 잘못 생각하여 친일시를 썼지만 석정(夕汀)은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친일시를 쓰라는 일제의 강요에 저항했다는 문화해설사의 설명 또한 조금 이상하게 스쳐갔다. 과연 신석정이 '미당'을 깔아뭉개고 자신을 치켜세우는 것을 진정 바라고 있었을까를 생각하게 했다. '후학들이 부질없는 대비적 비유로 올곧고 지조를 지킨 선비 시인 신석정을 욕되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점심은 새만금 방조제 부근에서 바지락 비빔밥과 바지락죽으로 해결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새만금 간석지는 완공은 됐으나 아직 허허벌판이라 기념관만 둘러보고 나왔다. 내소사(來蘇寺)의 봄은 봄기운이 완연했다. 입구의 전나무숲이 장관이었다. 700년 된 느티나무가 천년고찰(古刹)의 자태를 말해주고 있었다. 꽃피고 새 우는 남도 문학기행은 내소사주차장에서 호남인이 들려주는 하소연을 듣는 것으로 석양의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관광객 여러분! 사주지 않아도 좋으니 우리 가게에 오셔서 맛있는 막걸리 한 잔 공짜로 마시고 가면 안될까요? 돈 받지 않을게요. 예년 같으면 이맘 때엔 관광버스 50여 대 정도가 찾아오는데 요즘은 5대도 오지 않아요" 하며 장사가 어렵다고 하소연 했다. 그때 버스 뒷좌석에서 뼈있는 한 마디가 들려왔다. "표를 제대로 찍어야지"…모두들 한바탕 웃으며 떠나왔다. 호남인의 하소연이 돌아오는 귓전에 계속 맴돌았다.
  
  
  
  
  
[ 2019-04-21, 16:1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白丁     2019-04-21 오후 10:18
호남지역 투표용지 기표란은 한 칸으로 족합니다. 제대로 찍고 말고 말 할 여지가 없지요. 호남지역은 하나 마나한 요식행위인 투표 절차 생략하고 더불당 후보 무투표 당선지역으로 하는게 선거 비용을 절약해서 국익에 기여하는 길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해도 반대 안합니다.
   naidn     2019-04-21 오후 10:09
이 녀석들아, 사람구실 하면 오라 안케도 이뻐서 자꾸 가지러.
   정답과오답     2019-04-21 오후 9:51
표를 재대로 찍어야지 명답입니다
순간의 선택이 조선도 작살나고
그것을 넘어 현제의 한국을 작살 냅니다

맨위로월간조선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코나스넷  |  리버티헤럴드  |  뉴데일리  |  뉴스파인더  |  뉴포커스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