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자회견의 最惡은 jtbc 기자의 자문자답(自問自答)
화제의 인물은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 조선일보 워싱턴포스트 CBS 아시아경제 기자의 질문 돋보여

조샛별(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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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열렸다. 총 89분 동안 진행됐고, 24명의 기자가 질문을 했다. 외교안보, 경제민생, 정치사회 등 3개 분야에 대한 질의를 받았고, 기자들이 손을 들면 문 대통령이 자유롭게 선택해 질의권을 주는 방식이었다.
  
  기자의 질문을 보면 그 기자의 수준을 알 수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나라 언론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자기가 질문과 답을 다하는 질문, 대통령에게 홍보의 시간을 주겠노라 하는 질문, 엉터리 정보에 근거한 잘못된 질문,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장황하게 드러내며 동의를 유도하는 질문 등 시간낭비로 느껴지는 질문들이 많았다.
  
  필자가 생각하는 좋은 질문의 기준은 이렇다. 첫째, 간단명료하고 짧아야 한다. 한정된 시간 안에 다른 사람에게도 질문할 기회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문제의 핵심과 본질을 잘 드러내는 질문이어야 한다. 셋째, 중요한 대답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나쁜 질문이란 이렇다. 첫째, 길고 장황한 질문. 둘째, 자신의 생각과 주장만을 잔뜩 드러내며 상대방의 동의를 유도하는 질문, 셋째,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는 질문이다.
  
  어제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질문 중 현재 화제가 되고 있는 질문, 가장 돋보였던 질문, 최악의 질문을 선정해보았다.
  
  <화제의 인물,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
  
  기자회견 직후부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화제가 된 기자가 있다. 바로 경기방송의 김예령 기자다. 김 기자는 이렇게 질문했다.
  
  “대통령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정말 올해는 함께 잘사는 나라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모두 발언에서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통해서 성장을 지속시키겠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를 만들겠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여론이 굉장히 냉랭하다는 걸 대통령께서 알고 계실 겁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계속해서 “현실 경제가 굉장히 얼어붙어 있습니다.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희망을 버린 건 아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합니다”며 “대통령께서 계속해서 이와 관련해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하고 계시면서도 현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시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시려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구요,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고 물었다.
  
  인터넷에서 김 기자의 질문은 화제가 됐다.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은 “무례하다, 버릇없다”, “과거엔 입도 뻥긋 못하던 기레기들이 저런 질문을 하는 것 보니 세상 좋아졌나보다”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반대로 “국민이 느끼는 걸 제대로 잘 전달했다”, “속 시원하다, 할 말을 제대로 한 유일한 기자다”, “오랜만에 기자다운 기자를 봤다”는 긍정적 반응이 훨씬 많았다.
  
  <최악의 질문은 JTBC 안의근 기자>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질문해 질문한 JTBC 기자의 질문은 최악이었다. 안의근 기자는 이렇게 질문했다.
  
  “대통령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다시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연관된 질문 드리겠습니다. 첫술에 다 배부를 수는 없기 때문에 영변 등 일정 지역의 비핵화를 먼저 진행한다든지 일부 몇 개 만들어놓은 핵무기를 먼저 폐기를 한다든지, 그리고 미국은 그에 대한 상응 조치로써 부분적인 제재 완화 조치를 취한다든지 이같은 패키지 딜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올해 김정은 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가지 의사소통을 하고 직접 만나실 기회가 많으실 텐데 직접 이런 패키지 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중재하실 의사가 있으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안 기자는 본인이 만든 ‘패키지 딜’을 들고 나왔다. 그 내용도 엉터리다. 핵무기 일부 폐기, 특정 지역의 비핵과 부분 진행 등이 대체 무슨 내용이란 말인가. 핵 협상 전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자신이 만든 ‘패키지 딜’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이걸 가지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고 중재할 생각이 없는지를 대통령에게 묻고 있다. 기자 본인이 중재안을 만들고, 대통령의 동의를 유도하며, 중재 지시까지 내리는 질문이다.
  
  안 기자는 이 질문을 하는 데 1분이 넘게 걸렸다. 문 대통령도 질문을 들으면서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기자가) 방안을 다 말씀해 주셨다”며 “그렇게 저도 설득하고 중재하겠다”고 답했고,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답을 한 후 안 기자에게 추가 질문할 기회를 한번 더 줬다.
  
  추가 질문권을 받은 안 기자는 “역시 관건은 결국은 얼마나 북한과 미국이 서로 양보할 수 있는 타협안을 만드는 것”이라며 또 다시 스스로 답하는 질문을 했다. 그러면서 “사실 지난해에도 우리 정부가 그런 노력은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진짜 설득할 수 있는 복안 같은 것이 있는 건지, 다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일정 부분이라도 말씀해달라”며 질문을 마쳤다.
  
  <돋보였던 질문 : 조선일보, 워싱턴포스트, CBS, 아시아경제>
  
  대체로 날카로운 질문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든 질문을 한 기자가 몇 있었다.
  
  조선일보의 정우상 기자는 최근 최근 논란이 됐던 김태우 수사관과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정우상 기자는 “김태우 수사관이나 신재민 사무관의 발언 내용을 보면 물론 그 사람들이 주장하는 발언 내용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겠지만 ‘자신들이 생각했던 정부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는 어떤 그런 문제의식에서 지금 어떤 폭로나 회견들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에 대통령님이 야당 정치인이었다면 아마 가장 먼저 그 분들에게 달려가서 그 분들이 국가 권력으로부터 어떤 잘못된, 외압을 받는다거나 인권이 침해됐을 경우에 대비해서 아마 변호인을 구성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그 두 사람에 대해서 정부가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을 한다거나 의도가 불순하다거나 이런 식으로 매도하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 두 사람의 최근의 행동들에 대해서 대통령님의 평가를 듣고 싶다”고 물었다.
  
  워싱턴포스트 지국장인 사이먼 데니어 기자는 김정은이 말하는 ‘비핵화’의 개념에 대해 질문했다. 이날 외신들의 질문은 국내 기자들과 확연히 대비되었다. 1분을 넘기는 질문이 많았던 국내 기자들과 달리 워싱턴포스트, 르피가로, BBC방송, 일본 NHK 등의 외신 기자들의 질문은 30초를 넘지 않았다. 질문도 간단하면서도 핵심을 관통하는 내용이었다.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작년에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났을 때, 혹시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질의하실 기회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한반도의 비핵화가 이루어질 경우에 주한미군이라든지, 또한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략자산은 또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질의했었는지 궁금합니다”라고 질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껏 전달해온 ‘비핵화’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김정은이 주장해 온 ‘조선반도의 비핵화’인지 여부를 묻는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미국사회에서 북한과 오랜기간 동안 적대와 불신의 시기가 있었고 북한과 여러 차례 비핵화 합의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히 합의가 파탄났던 적이 많아서 의심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말하는 CVID와는 다를 것이다’고 하며 믿지 못하는 의견이 많다고 생각한다. 일단 김정은 위원장은 나에게나 또는 트럼프에게나 또는 시진핑, 푸틴, 직접 만난 각국의 정상들에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와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진행되는 미북 또는 남북 협상과정에서 이날 문 대통령이 말한 것이 사실인지 여부가 확인될 것이다.
  
  이 외에도 고용상황에 대해 질문한 아시아경제 기자, 언론인의 청와대 비서관 영입에 대해 질문한 CBS기자의 질문이 돋보였다.
  
  아시아 경제의 손선희 기자는 “일자리정부를 표방하고 출범했다. 그렇지만 역대정부에 비해 고용상황이 나쁘다. 가장 의지가 강하셨던 대통령이신데, 그 분야에서 여려움을 겪으시니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고용상황이 악화된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그 진단을 듣고 싶습니다”라고 질문했다.
  
  CBS의 박지환 기자는 “문 대통령은 지난 산행에서 ‘권력과 언론의 관계는 건강한 긴장관계여야 한다. 언론의 권력에 대한 건전한 비판기능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 기억난다. 최근에 보면 청와대 인사, 수석비서관과 비서관 인사가 있었는데, 현직 기자가 사표 수리가 된 지 일주일도 안 돼서, 심지어 이틀도 안 돼서 어떤 권력을 건전하게 비판을 해야 되는 현직 기자 입장에서 권력의 중심에 들어왔다. 그동안 나머지 현직기자들이 해왔던 권력 감사기능의 순수성과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언론의 독립성도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말해달라”는 질문을 했다.
  
[ 2019-01-11, 14:5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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