歌王, 아버지 등을 함부로 쓰면 무례

당사자가 은퇴했거나 혹은 死後에나 할 말이다.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가왕' 조용필의 귀환에…"가수들의 가수" 후배들 나섰다》

이전엔 걸핏하면 ‘국민 가수’ ‘국민 배우’ 했다. 그래서 그때 “국민 배우라고 언제 국민이 정해주기라도 했나?” 하며 이런 절차도 없이 아무나 제 맘에 드는 배우에게 ‘국민’이란 호칭을 달아주면 나머지 배우는 뭐가 되나? 라고도 했으며 “북한처럼 ‘공훈 배우’도 만들지 않고.”란 말도 했다. 그리고 '귀환'이라니? 조용필이 외국에 붙잡혀 있다가 왔나? 어쨌거나 이젠 '국민 가수'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가왕’이라 하여 ‘국민 가수’라 말하는 것보다 더 야만적으로 표현한다. 조용필이 가왕인가? 누가 왕관을 씌어 주었나? 조용필의 노래나 음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특정인을 지나치게 높여주거나, 정중하게 대접하는 것은 무례로서 은근무례(慇懃無禮)라 한다.

특정인을 ‘가왕’이라 하여 그 분야의 왕 대접을 하는 것은 이재명을 ‘민주당의 아버지’라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야만적 언어 사용이다. 특정인물을 가왕이라 하면 나머지 가수들은 가왕의 신하라는 계산이 성립된다. 다른 사람을 높여주려다가 또다른 사람을 천시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가왕’ ‘아버지’란 말은 당사자가 은퇴했거나 임기를 마쳤을 때에 해야 어울리며 혹은 사후에나 할 말이기도 하다.

에디슨을 ‘발명의 아버지’라 한다. 그러나 살아 생전에는 "멘로파크의 마법사"로 불리는 것에 그쳤고, 후대에 그의 업적을 평가하며 '발명의 아버지'라 하였다. 김유신 장군도 죽고 나서야 비로소 왕(王) 칭호를 받았다. 과도한 칭송은 일본식으로 말하면 "고맙지만 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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