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사실을 지켜야 나라를 지킨다"
한 언론사가 역사와 국가와 민족의 이런 무거운 짐을 대신 지게 된 것은 고통이기도 하지만 무한한 영광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짐은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실력과 기백이 있는 집단에 주어지는 것이지 아무나 원한다고 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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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2월15일 저녁 6시 조선일보 대강당에서 있었던, 조선일보 퇴직 사원들 모임인 朝友會 송년모임에서 趙甲濟 월간조선 편집위원이 한 강연의 全文이다.
  
  
   2005년을 보내면서 조선일보의 前現職 사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서로 德談을 하고 새해의 행운을 빌면서 헤어지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조선일보를 둘러싼 사회 환경이나 나라가 되어 가는 모습이 朝友會로 하여금 여러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몇 마디를 기록으로 남기도록 하였습니다.
    前現職 사우들이 지난 1년간 외부 사람들과 만날 때마다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넘어가는 나라를 버티고 있다”
    “조선일보 읽는 기분으로 살아간다”
    “조선일보가 요즈음 왜 그래?”
    -등등의 충고와 격려와 비판을 듣고 산 일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조선일보를 언론기관만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은 조선일보를 하나의 애국단체, 하나의 정당, 또는 상해임시정부와 같은 하나의 국가적 지도기구로 생각하고 있고 그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그런 충고와 격려를 하는 것입니다.
    다수 국민들이 언론사에 대해 국가나 정당, 또는 국군이 해야 할 일을 기대하고 있는 이런 나라가 지구상에 또 어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역사에서는 개화기 때와 日帝강점기 때가 그러하였습니다. 日帝시대 조선, 동아일보는 민족혼을 지켜가는 등불이었을 뿐 아니라 인재들을 모아서 독립과 건국을 준비하던 하나의 정부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의 상황이 조선일보에 부과한 책무는 日帝 시대 때처럼 “나라를 구하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한 언론사가 역사와 국가와 민족의 이런 무거운 짐을 대신 지게 된 것은 고통이기도 하지만 무한한 영광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짐은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실력과 기백이 있는 집단에 주어지는 것이지 아무나 원한다고 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두 가지의 숙명을 안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태어났음으로 경쟁해야 하고 남북이념대결 상황에서 태어났음으로 투쟁해야 합니다. 경쟁과 투쟁은 피할 수 없는, 한국인의 생존조건이자 필수적인 공민도덕이라고 할 것입니다. 먹고살기 위하여 경쟁하고 자유와 체제를 지키기 위하여 투쟁하기 싫은 사람은 한국인 클럽에서 탈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과 투쟁은 오늘을 사는 한국인의 가장 고귀한 모랄입니다. 한국에서 책임 있는 자리를 지키면서 사는 사람들이 경쟁과 투쟁을 회피하는 것은 가장 큰 부패이고 가장 큰 非도덕일 것입니다.
    오늘을 사는 한국인들은 훗날 얼마나 치열하게 일하고 싸웠느냐로 평가받을 것입니다.
    나의 자유, 나의 가정, 나의 직장, 나의 재산, 나의 미래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북한의 민족반역집단과 남한의 사이비 좌익들과 맞서 싸워야 하며 이 싸움은 민족사의 정통성과 삶의 양식을 놓고 다투는 것이므로 타협이 불가능한 총체적 권력투쟁입니다. 그런 싸움이 지금 서울을 주전장으로 하여 벌어지고 있고, 주로 심리전과 언론전의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조선일보가 체제공방전의 승패를 가르는 키 플레이어, 즉 主戰선수로 등장한 것입니다.
    이 한해를 보내면서 朝友會가 조선일보의 현직 사우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여러분들이 경쟁과 투쟁이란 한국인으로서의 이 숙명을 회피하지 않고 언론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함으로써 우리의 공동체를 꿋꿋하게 지켜내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일개 언론사에 체제와 자유와 진실을 지키라는 역사적 임무가 부여된 이유가 있습니다. 남북한의 사이비 좌익연합세력은 과학과 이성과 자유와 진보를 거부하는 守舊반동 세력입니다. 한국에서 이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어용언론을 이용한 거짓선동입니다. 민족사의 이단세력과 정통세력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총체적 권력투쟁과 이념투쟁의 본질은 거짓과 진실의 대결로 압축됩니다. 국민들이 저들의 거짓선동에 넘어가면 우리는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잃을 것이고 국민들이 이성과 상식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는 민주주의를 방어하고 자유통일이란 관문을 넘어서 일류국가, 일류시민의 길을 달리게 될 것입니다.
    오늘날 조선일보가 하고 있는 일은 바로 거짓선동으로부터 진실과 사실을 지켜냄으로써 우리의 체제와 자유와 재산과 미래를 수호하는 거룩한 싸움입니다. 조선일보의 무기는 총도 아니고 돈도 아닙니다. 조선일보의 무기는 사실과 진실이고 이를 추구하는 자세와 신념으로서의 정통저널리즘입니다. 명백한 거짓과 진실을 앞에 두고도 많은 기회주의적 언론이 객관성으로 위장한 兩非論과 兩是論을 폄으로써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개를 놓고도 “A는 개라고 주장하지만 B는 고양이라고 주장한다”면서 판단을 회피하지만, 우리 조선일보는 “개는 개다”라고 당당하게 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조선일보를 표적으로 삼아 남북한의 사이비 좌익연합세력이 총공세를 취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조선일보가 그들의 거짓선동에 협조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가 사실과 진실을 부여잡고서 타협하지 않고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가 있어 대한민국이 넘어가지 않고 있다는 것을 그들이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 조선일보가 남북한 권력으로부터 당하고 있는 이 고통은 조국이 미리 주는 영광된 훈장일 것입니다. 1940년 독일공군의 대공습에 맞서 영국을 지켜낸 RAF, ROYAL AIR FORCE, 즉 영국공군 조종사들에 대해서 원스턴 처칠이 말했던 한 대목을 한국식으로 변형하여 인용한다면 이렇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적은 숫자의 사람들에게 이렇게 많은 신세를 진 적은 일찍이 없었다”
    오늘날 조선일보가 받는 고통은 반드시 대한민국으로부터 보상받을 것입니다.
    스페인 내전 때 좌파 편에 서서 참전했던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은 좌파 내부에서 벌어진 암살과 숙청의 피비린내를 경험하고는 공산주의도 파시즘과 똑 같은 전체주의라는 점을 간파하고 ‘동물농장’과 ‘1984년’이란 소설을 써서 스탈린주의의 위선과 거짓과 폭력을 고발했습니다. 특히 ‘1984년’은 오늘날 한반도 정세를 예언한 듯합니다. 빅 브라더, 즉 大兄이 지배하는 ‘1984년’의 나라에서 거짓선전을 하는 부서는 진실성, 전쟁을 좋아하는 국방부는 평화성, 고문을 일삼는 법무부는 애정성이라고 불립니다. 오웰은 이 소설에서 말하기를, “2 더하기 2가 4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는 자유를 빼앗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오늘날 한반도는 “2 더하기 2는 6이다”는 허위고백을 강요하는 大兄 金正日세력과 “2 더하기 2는 4다”고 맞서는 조선일보의 결전장입니다. 이 대결은, 진실과 허위, 정통과 이단, 탄압과 자유, 죽음과 생명을 나누는 결전이기 때문에 기회주의자들이 설 중립지대가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체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남북한 분단은 민족이 달라서가 아니고 이념이 달라서 된 것이고, 좌파세력이 오늘처럼 한국사회의 주도권을 장악한 것은 이념공세로써 일어난 일인데도 불구하고, 이념대결은 이제 끝났다, 이념시비를 하는 것은 낡은 숫법이라면서 이전투구의 이념대결을 회피해온 현실도피적 태도가 틀려먹었다는 것은 한국의 현 상황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이념은 여전히 가장 큰 삶의 조건이자 전략이고 가치관입니다. 조선일보의 이념은 물론 저들의 광신과는 다른, 과학과 사실과 이성에 입각한 자유와 민주의 신념일 것입니다. 저들은 사실보다 신념이 더 중요하다고 우기지만 조선일보는 어떤 신념도 사실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외대 김우룡 교수는 노무현 정권의 언론정책을 ‘콩쥐팥쥐 전술’이라고 비유했습니다.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정통언론은 콩쥐이고, 앵무새 노릇하는 어용언론은 팥쥐인데, 악질 계모는 정부, 일부 관변학자, 노조, 그리고 자칭 시민단체들입니다. 이 계모는 팥쥐와 합세하여 콩쥐를 괴롭히지만, 결국은 선녀의 도움으로 콩쥐가 환생하여 최후의 승자가 된다는 비유였습니다. 김 교수는 이 선녀가 바로 자유민주주의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날 조선일보가 상처투성이가 되어가면서도 끝까지 정통저널리즘과 사실이란 운전대를 놓지 않고 버티고 있으면 대한민국도 반드시 자유민주주의를 소매치기당하지 않고 그 자유의 힘으로써 정상궤도에 복귀할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사실을 수호함으로써 민주주의와 체제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난 60년간 한국의 위대한 개발세대가 건국-호국-산업화-민주화를 거치면서 키워온 자유민주주의라는 거목이 조선일보를 배신하지 않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김우룡 교수는 사이비 좌파 세력들이 조선일보 등 비판언론에 대해서 가하고 있는 일종의 정신적, 정책적 테러를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첫째, 뉴스 소스 원천봉쇄작전! 정보를 먹고사는 언론사에 대해서 정부가 정보제공을 거부한다는 것은 자금줄을 끊는 것보다 더한 탄압입니다.
    둘째, 나치선전술의 차용! 낙인찍기, 화려한 말장난, 뒤집어씌우기, 서민선동, 바람잡고 부화뇌동하기 등등 괴벨스가 대한민국에 환생한 꼴입니다.
    셋째, 속죄양 전법! 표적을 조선일보로 좁혀서 속죄양을 만듦으로써 다른 비판언론을 주눅 들게 만든다.
    넷째, 以夷制夷! 신문과 방송, 메이저 신문과 마이너 신문, 전국지와 지방지를 이간질시킨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이비 좌파들의 이런 잔재주가 일제시대 때부터 山戰水戰을 다 겪으면서 난세를 헤쳐온 조선일보의 노하우를 당할 수 있을지, 무서운 속도로 각성하고 있는 국민들의 건전한 판단력을 영구히 망가뜨릴 수 있을지 저는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저들이 진정한 좌익이라면 몰라도 몸은 자본주의의 풍요로움에 담그고 머리는 좌익독재가 만든 지옥을 동경하고 있는, 정신과의 진단이 필요한 그런 자기기만으로써는 조선일보가 들고 있는 진실의 방패를 결코 뚫을 수 없을 것입니다. 3국통일의 원훈 金庾信이 말했던 대로 “우리의 정직으로써 적의 굽은 곳을 치면 반드시 이기게” 되어 있습니다.
   
    야당은 반대하고 언론은 비판함으로써 존재가치를 발휘한다고 합니다. 한국의 巨大 야당이 오포지션 파티로서의 의무인 반대를 포기하고 相生으로 위장한 웰빙족의 무사안일의 길을 걷는 바람에 조선 동아일보 등 정통언론이 야당의 반대 임무까지 代行하느라고 이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전두환 시대 때는 야당이 선명하게 투쟁하면 언론은 한 발 뒤에서 그 투쟁의 전과를 확대시켜나갔으나 요사이는 조선 동아일보가 자유와 진실을 지키는 투쟁전선에서 야당의 몫까지 떠안고 가장 앞줄에 서는 바람에 집중공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가을 인천 맥아더 동상 파괴 시도의 현장에서는 세계에서 일찍이 본 적이 없는 눈물겨운 장면이 벌어졌습니다. 잘 먹고 잘 입은 한총련의 살찐 젊은이들이 쇠몽둥이와 죽창을 들고 맥아더 동상과 전경들을 향해서 돌격하는데, 굶주려가면서도 피와 땀과 눈물을 쏟아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지키고 만들어낸 비쩍 마른 70대 노인들이 손자뻘 되는 그 무장폭도들을 향해서 계란을 던졌습니다. 그날 한국의 언론은 어떻게 보도했습니까. 진보와 보수가 대결했다고 했습니다. 죽창과 계란의 대결이 진보와 보수의 대결로 둔갑했습니다.
   
    반역과 애국, 불법과 준법이 대결했는데, 진보와 보수가 대결했다니요? 한반도의 가장 지독한 수구세력인 김정일을 흠모하고 죽창 쇠창으로 무장한 불법시위대에게 진보라는 월계관을 씌워주고 있는 우리 언론은 지금 백주의 암흑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정통저널리즘의 출발점은 명사를 정확하게 쓰는 正名사상일진대 사이비들이 불러달라는대로 불러주다가는 독자를 속이게 되고 사이비들을 고무하게 될 것입니다. 守舊를 진보라고 부르는 언론은 필연적으로 민족반역자를 민족주의자, 전범을 평화주의자, 사대주의자를 자주, 반역자를 애국자로, 애국자를 반역자로 부르게 될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위기는 저질화와 좌경화의 동시진행이라고 진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질화가 좌경화의 토양이고 좌경화가 저질화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저질화와 좌경화의 온상은 386 세대 이하의 젊은층입니다. 저질화와 좌경화의 연결고리는 漢字추방-한글전용에서 기인한 바가 큰, 인문적 교양의 붕괴와 황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韓國語는 70%의 漢字語와 30%의 한글어로 되어 있는데, 漢字추방이 바로 민족주의라는 위선적인 명분론에 투항한 언론과 교육계가 우리 언어생활에서 漢字를 말살해감으로써 70%의 한자어는 한글로 발음만 표기된 암호가 되어버렸습니다. 사람의 생각을 이끌어주는 漢字가 사라지니 많은 젊은이들은 생각할 줄 모르고 느낄 줄만 아는, 그래서 좌파선동의 밥이 되는 철부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젊은 세력의 머리수가 많다고 정치인들이 이들을 추어주고 언론도 이들에게 영합하니 일부 젊은이들은 생각 없이 날뛰는 홍위병으로 변해버렸습니. 오늘날 젊은 세대는 영합의 대상이 아니라 지도와 교육의 대상입니다. 조선일보가 조국의 미래를 열어갈 젊은이들에 대한 지도력을 확립해주실 것을 朝友會는 간절히 희망합니다.
  
    
   오늘날 한국의 젊은이들은 제3세계 사람들의 눈에는, 1950-60년를 살았던 한국인의 눈에도 그렇게 비쳤겠지만, 모두가 재벌 2세로 보일 것입니다. 어른이 자녀들에게 주는 결혼선물이 아파트이고 승용차라면 이게 재벌 2세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났고, 조국을 잘 골라 태어났기 때문에 젊은 세대가 누리는 이 공짜의 풍요로움과 그들에 대한 어른들의 지도력 포기가 그들뿐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공짜가 없다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윤리인데, 한국의 언론과 어른이 문제투성이 젊은이들에게도 무비판적으로 다가가고, 공짜심리를 가르쳤기 때문에 그들은 대한민국도 공짜로 생긴 것이고, 민주주의도 공짜로 된 것이며, 어려운 한자를 몰라도 우리 말을 쉽게 배울 수 있고, 안보도 공짜라고 생각합니다. 그 철부지들이 부모가 준 돈으로 계란을 사서 조선일보 담벼락에 던져도, 그 계란물이 줄줄 흘러내려 시멘트 바닥이 노랗게 뒤덮여도, 그 정도 양의 계란이면 북한동포들 수백명이 행복한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는데도, 그들은 나라는 망하지 않고 그 누군가는 자신들을 대신해서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 민족사 2000년의 공용어였던 漢字를 지켜내고 보급하는 데 앞장섰던 조선일보가 한국인의 교양을 재건하는 일에도 배전의 노력을 지속해주실 것을 희망합니다. 한국의 위기는 국민교양의 위기이며 국민들이 분별력을 갖춘 교양인으로 성숙할 때 위기의 시대는 끝날 것입니다.
  
   내년 2006년에도 조선일보와 사우들에겐 영일이 없는 경쟁과 투쟁의 나날들이 계속될 것입니다. 한반도 분단과 이념대결이 계속되는 한 대한민국은 조용한 날이 결코 없을 것입니다. 우리 세대는 평화와 안식이 아닌 경쟁과 투쟁 속에서 언론인으로서, 그리고 생활인으로서의 보람과 의미를 찾아야 할 운명인 것입니다.
   내년엔 만약 남북정상회담이란 것이 이뤄질 경우 6.15 선언 실천이란 명분하에서 통일 제1단계의 개시를 선언한 뒤 냉전체체를 평화체제, 통일체제로 개편한다면서 국체변경을 꾀하는 일종의 ‘연방제 사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조선일보에는 더 큰 시련이 닥쳐올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대한민국이게 만드는 언론자유의 본질적인 침해에 직면하여 경영주에서 수습기자-배달사원까지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릅니다.
  
  
   저는 돌아가는 상황이 꽉 막히고 가슴이 답답해질 때마다 역사를 메아리치면서 들려오는 말 한 마디를 떠올리면서 위안과 용기로 삼습니다.
   서기 660년 羅唐 연합군이 백제를 멸망시킨 뒤 소정방이 이끄는 13만의 唐軍은 신라마저 치려고 하였습니다. 그 대책을 논의하는 어전회의에서 金庾信이 한 말은 三國史記 列傳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개는 주인을 두려워하지만 주인이 개의 다리를 밟으면 무는 법입니다. 우리가 위기에 빠졌는데 어찌 스스로를 구원하지 않겠습니까”
   작은 신라가 당시 세계최강의 대제국, 그것도 전성기의 唐을 상대로 부르짖은 이 한 마디는 對唐결전의지로 승화되어 唐을 몰아내고 한반도를 민족의 활동공간으로 확보하게 하였습니다. 개도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려드는 세력에게는 그가 주인이라도 물어뜯어야 하는데, 국가와 민족의 문제를 끌어안고 고민해왔던 조선일보가 어찌하여 민족반역세력과 사이비 연합세력에 굴복할 수 있겠습니까. 조선일보의 투쟁은 한 인간, 한 조직, 한 민족의 자유와 自我를 지키기 위한 생존투쟁입니다.
   
   미국 독립정신의 기초자인 토마스 제퍼슨이 말한대로 민주주의는 독재자와 애국자의 피를 마시면서 자라는 나무와 같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이란 몸 안으로 지금 바이러스가 들어왔고 우리는 항체를 만들기 위하여 열병을 앓고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리더십에 의하여 우리 세대에서 일단 항체를 만들어놓기만 한다면 다음 세대의 조국은 자유통일을 넘어서 선진화의 길을 달려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한반도는 기본적으로 김정일과 조선일보의 대결구도이며 그 싸움의 핵심은 누가 한국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을 잡는가 하는 것입니다. 오늘 어두운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만, 결국은 조선일보의 진실이 김정일의 거짓을 웃음꺼리로 만들 날이 오고야말 것입니다. 우리가 진실과 자유와 正義, 그리고 세계사의 대세 편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 사우 여러분 민족사의 결정적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힘은 역사의 힘이고, 사실의 힘이며, 경영진과 사원들의 단결된 힘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이 잔은 결코 쓴잔이 아니며 영광된 승리를 예약한 축배의 잔입니다.
   
  
   1등 신문 조선일보의 자리가 진정으로 고귀한 자리가 되려면 그 구성원들은 오히려 자세를 낮추고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할 것입니다. 겸손은 고귀함보다 더 고귀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꼭 그래야만 한다면 옛날에 자주 그랬듯이 바닥을 길 각오로 단단히 마음 무장을 하고 새해를 맞이합시다.
   저는 아직도 사실이 세상을 바꿀 수가 있다고 믿습니다. 사실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사실, 즉 대특종이 역사를 만들고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일보가 새해에 그러한 역사적 특종들을 많이 기록함으로써 상황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임을 믿습니다.
   1년 뒤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날 때는 지금보다 훨씬 밝아진 세상, 훨씬 좋아진 회사, 훨씬 발전한 우리가 되어 있기를 기원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인생의 한참 때를 조선일보에서 보냈다는 것을 더 없는 행운으로 여기는 우리 조우회 회원들은, 우리가 자랑하고 사랑하는 조선일보의 앞날에 영원한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빕니다. 조선일보 전현직 사우 여러분, 장시간 경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2005-12-16, 23:5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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