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하는 것 같다
미국의 탄핵 제도에 비춰본 박근혜 대통령 탄핵(2)"국회의원들의 머리엔 헌법이 없다."

金平祐(전 대한변협 회장)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연속변침 -거꾸로 쓴 세월호 전복·침몰·구조 보고서 名言 속 名言

미국의 앤드루 존슨 대통령의 경우, 議會(의회)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제압하고 3분의 2의 특별결의로 입법한 ‘장관 임기법’(장관의 해임에 국회의 승인을 요한다는 내용)을 존슨이 위반하여 전쟁 장관(남북전쟁 중 전쟁비용의 조달이 主임무였던 장관으로, 전쟁 후에는 전쟁복구 플랜을 시행하는 게 主임무였다)을 해임한 것이 표면적인 탄핵사유이다. 실제 사유는 남북전쟁 후 폐허가 되다시피한 남부의 복구와 해방노예의 대우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대통령과 議會 다수파가 대결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책대결이었다.

클린턴 대통령의 경우는 다르다. 표면적으로는 僞證(위증)과 사법방해의 혐의로 소추되었지만 실질적으로 클린턴 대통령이 49세(당시)의 결혼한 남자로서 부인 힐러리 몰래  20대 초반의 백악관 인턴 여직원 르윈스키와 婚外(혼외)정사를 벌인 것이 문제였다. 미국은 기독교 국가로서 기혼남자의 婚外정사는 심각한 부도덕이다. 특히 직장에서 비서 등 자기 아래에 있는 여자를 건드리는 것은 사회적으로 절대 금기이다. 법적으로 성희롱이다. 형사범죄는 아니라도  미국의 建國정신인 기독교의 핵심 도덕률을 위반하여 미국 국민을 크게 실망시킨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개인의  도덕성이 문제된 것이다.

한국을 보면 노무현 前 대통령 탄핵소추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공무원 중립의무 위반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高卒(고졸) 출신, 그것도 商高(상고) 출신이 대법관 출신의 엘리트(이회창) 후보를 선거에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부터가 보수적인 우파 국회의원들의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냈다. 거기다가, 盧 전 대통령은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법과 맞지 않는 (보수 성향 의원들이 듣기에 거북한) 발언을 마구 쏟아내는 것도 탄핵 요인 중 하나였다고 본다. 툭하면 反美적인 발언을 하고 장인도 공산주의자라 하니 사상도 의심스럽다고 보았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盧 대통령을 갈아치우고 새로 선거를 하자는 게 탄핵의 동기였다. 대통령의 학벌, 말버릇 등이 다수의 보수파 국회의원들과 안 맞으니까 쫓아내자는 다분히 신분·지역 차별의 감정적인 탄핵소추였다. 조선시대 老論(노론)·少論(소론)·北人(북인)·南人(남인)이 서로 學統(학통), 緣故(연고) 출신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갈라져 상대방을 탄핵하며, 당파싸움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를 보자. 표면적으로는 朴 대통령이 기업들로부터 약 700억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게 핵심이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탄핵이 아니라 당장 교도소로 가야 할 파렴치범이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한 허구이자 거짓말이다. 돈이 공익재단으로 갔고 지금도 공익재단에 있다. 몇몇 전직 대통령도 공익재단을 만들어 기업의 出捐(출연)을 받았다. 違法(위법)은커녕 도덕적으로도 하등 잘못이 없다.

필자가 보기에 朴 대통령에 대한 실질적인 탄핵사유는, 朴 대통령이 임기 말인데다가 평소 가족도, 친구도, 동료도 없는 외톨이 여성이라고 얕본 것이 주된 요인인 것 같다. 그로부터 정권을 빼앗자는 (야당 등의) 계산이 작동한 것으로 추측된다. 朴 대통령 탄핵소추는 정책대결도 아니고, 도덕성 싸움도 아니고, 문화 차이도 아니었다. 약자인 독신 여성을 얕보고 터무니없는 죄를 뒤집어 씌워 쫓아내 정권을 빼앗으려는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정권강탈인 셈이다. 

탄핵소추의 과정을 미국과 비교하여 본다. 미국은 대통령의 임기가 4년이고, 하원의원은 2년, 상원의원은 6년이다. 하원의원들은 2년마다 선거를 하므로 교체가 잦다. 미국의 하원은 정원이 총 435명인데, 각 주에서 인구비례로 할당된 숫자의 대표자를 뽑아 연방정부의 議會(의회)에 보내는 형식이다. 그래서 下院의 영문명은 ‘The House of Representatives’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주기적으로 엇갈리면서 다수를 차지한다. 하원의 탄핵소추는 發議(발의)부터 議決(의결)까지 6개월 이상 걸린다. 탄핵을 발의(initiation)하는 의원이 동료들에게 제안서를 보내 贊同(찬동) 의견을 받는다. 그 숫자가 상당해지면 특별위원회가 열려 심의(deliberation)를 한다. 그 다음 법사위원회에 제안서를 보낸다. 법사위원회는 법적으로 탄핵사유가 되는지 법률 전문가의 의견을 받는다. 먼저 先例(선례)부터 검토한다. 先例가 있어야 탄핵사유의 정당성이 뒷받침(support)된다. 선례가 없으면 뒷받침할 근거(authority)가 없는 것이 되어 先例를 法으로 생각하는 미국 문화에서 상원을 통과하기 어렵게 된다.

그 다음이 증거이다. 미국은 헌법상 적법증거가 아니면 법정에 제출할 수 없다. 법사위원회가 전문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적법증거라고 인정해야 탄핵안에 증거로 인용, 첨부된다. 법사위원회에서 표결하여 탄핵안이 成案(성안)되면 本회의에 넘어가 항목별로 贊反(찬반) 투표를 한다. 물론 공개투표이고 방청석에 국민들과 기자들이 참여하여 방청한다. 의원들은 자기 선거구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贊反의사를 공개한다. 한국처럼 당 간부들이 의원들의 사퇴서를 일괄하여 받아놓고 표결에 들어가는 야만적인 의사 강요는 없다. 만일 그렇게 하면 여론에서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非민주적인 정치행위로 간주되어 의회윤리위에서 제명될 것이다.

하원에서 과반수(218표)의 찬성을 얻으면, 탄핵안이 최종 확정되어 상원에 넘어간다. 미국엔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어 下院의 탄핵소추(Accusation)가 있다하여 被탄핵자의 직무가 정지되는 일은 없다. 上院의 결정이 있기까지는 아무런 불이익이 없고, 누구도 被탄핵자를 죄인 취급할 수 없다. 언론이나, 국민들도 하원의 탄핵소추 그 자체에 중대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관심은 오로지 上院의 결정이다. 그때까지 묵묵히 기다리며 지켜보는 것이 미국 언론과 국민들의 법치의식이다. 한국처럼 ‘민주혁명이다’, ‘시민혁명이다’ 하는 식의 호들갑이나 선동이 없다.

한국의 탄핵소추 과정을 본다. 그간 한국의 탄핵논의는 與小野大(여소야대) 국회에서만 있었다. 대통령의 과오나 실수가 생겨 여론이 나빠지고 인기가 떨어지면 국회를 장악한 야당은 한 달도 안 되어 탄핵안을 작성한다. 탄핵안 成案(성안) 前에 발의하는 의원이 제안서를 작성하여 동료 의원과 국민에게 회람시켜 의견을 수렴, 찬성의원을 모집하는 절차가 거의 없다. 대개 당 간부회의에서 탄핵지시가 나오면 그날로 탄핵안이 작성된다. 그리고 약 일주일이면 표결에 들어가 단 몇 시간 만에 끝난다. 全과정이 길어야 한 달이다. 탄핵사유를 항목별로 투표하는 게 아니라 일괄하여 贊反(찬반) 표결이다. 투표에 앞서 토론하는 절차도 없다. 탄핵안을 작성하면서 법률 전문가의 법률의견을 듣는 절차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先例를 조사하는 절차도 없는 것 같다. 증거를 조사하거나 증거의 적법성을 검토하는 절차도 없는 것 같다. 선거구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없다. 탄핵안을 국민들에게 상세히 설명해주는 절차도 없는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장을 읽어본 국민이 몇 명이나 될까? 국회의원조차도 몇 명이나 읽었을지 의문이다.

의원들은 탄핵소추안 표결에 앞서 비장하게 일괄사표서를 작성하여 당 간부에게 제출한다. 일종의 배신을 안 한다는 誓約(서약)이다. 표결이 끝나면 승리한 측은 환호를 부르며 축배를 든다. 대통령을 잡은 것이 마냥 즐겁다. 이제 정권을 잡았다는 환호이다. 반면 패배한 측은 자기 옷을 찢고, 책상을 부수고, 엉엉 울고 그야말로 初喪(초상)집이다. 정권을 뺏겼다는 분노와 허탈감 때문이다. 어느 쪽에도 헌법상 국회의 표결은 단지 탄핵소추, 즉 고발이고 판결은 아니며, 판결은 헌법재판소의 아홉 명의 재판관이 내린다는 생각은 염두에 없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머리속에는 헌법이 없는 것 같다.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오로지 권력싸움뿐이다.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하는 것이다. 나쁘게 말하면 야쿠자들의 ‘텃밭 쟁탈 패싸움’이다. 조선시대 양반들이 하던 四色(사색)당쟁을 그대로 되풀이 하고 있다. 슬프다. 한국 경제가 세계 10~15位라 하는데. 정치는 완전히 바닥이다. 18세기에서 멈춘 듯하다. 북한을 흉 볼 것도 없다.

언론의 난
[ 2017-01-10, 22:50 ] 조회수 : 6081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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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라리스     2017-01-11 오후 9:59
정치를 하려면 전쟁을 하는 마음으로 해야한다고 본다.
전쟁은 정치의 한수단이다.
피를 흘리는 정치는 전쟁이고
피를 흘리지않고 하는 전쟁은 정치이다.
이러한 상식을 모르고 전쟁이든 정치든 하면
백이면 백 다 패할뿐이다.
   얼시구절시구     2017-01-11 오전 11:01
김 변호사님의 해박하고 정확한 논거를 즐겨 읽고 있습니다. 한 가지 청을 들이고자 합니다. 헌재의 박 대통령 변호인단에 합류하시지요. 김 변호사님의 경력과 사회적 무게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현재 헌재의 재판관들도 거의 김 변호사님의 5~10년 후배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들도 김 변호사님의 등판만으로도 심리적 압박감을 느껴 부화뇌동식 판결은 못할 것으로 믿습니다.
   이성과 감성     2017-01-11 오전 6:55
동감합니다. 대통령이 주변에 변변한 가족도 없는 독신여성이라고 얕보고 함부로 대하는게 비단 야당과 그 부류의 사람들만 그렇겠습니까? 남존여비 사상에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무지몽매한 소위 보수라고 떠드는 사람들 중에서도 그런 이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이런 미개하고 시대착오적인 인간들이 좌우 할거없이 지천으로 깔려있는게 이 나라 입니다.
그러니 보통사람들 눈에는 말도 안되는 어이없는 일과 말들을 이 나라 구석구석에서 하물며 조갑제 닷컴 게시판에서 조차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이들에겐 아랫직원이나 지나가는 여자에게 한마디쯤 성적인 말을 지껄이는건 그저 가벼운 농담일뿐이고, 대통령마저도 여자로 보여 함부로 하대를 하거나 온갖 저질 상상을 해대는 족속들이지요. 밖에선 점잖은체 가면을 쓰고 있지만 그런 인간들의 집안에서 뭔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안봐도 알 것 같습니다.
정치만 18세기에 머물고 있는게 아니라 국민들 의식수준도 18세기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갤뱅이     2017-01-10 오후 11:59
단순한 대통령탄핵이 아니라 자유민주를 탄핵한것이고 우리자유대한민국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고 이전쟁에서 지게되면 우리의 생존이 위협받을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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