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는 연방정부 셧다운, 트럼프의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은?
후임 대통령의 악용 우려하는 보수층…“법적 권한 없다” 주장하는 진보층

金永男(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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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남부 국경지역 장벽 건설 예산 문제로 연방정부 셧다운이 20일째 이어지고 있다. 역대 두 번째로 오랫동안 셧다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의회 예산 없이 비상사태를 선포, 이미 배정된 국방부 등 예산으로 장벽을 건설할지 여부에 언론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 문제는 현재 국경 안보나 인권과 같이 복잡한 상황이 아니라 트럼프와 민주당 사이의 정치적 싸움에 더 가깝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국경 장벽 건설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는 이 공약을 성공시켜 지지층을 결집, 혹은 추가 이탈을 막으려 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에 장벽 건설이라는 승리를 내어주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연방의회에 장벽 건설 예산으로 57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의 장벽 건설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돈을 낭비라고 주장하며 남부 국경을 통해 밀입국하는 사람들의 수는 과거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졌다고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마약 역시 남부 국경, 즉 육로를 통해 미국에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대다수는 항만을 통해 들어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사실 중 하나는 57억 달러라는 예산이 엄청나게 큰 돈 낭비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57억 달러는 미국 정부가 12시간마다 사용하는 수준이며 비교적 작은 금액에 불과하다. 아울러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일부 민주당 인사들은 장벽 건설이 부도덕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전임 오바마 행정부도 민주당 의원들의 지원을 받아 장벽과 펜스 등을 남부 국경에 건설했었다.

현재 미 언론들은 비상사태 선포로 가기 전 대통령과 민주당이 일종의 타협을 할 수 있을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가장 가능성 있는 타협안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은 어린 나이에 자의가 아닌 부모 등의 판단으로 미국에 불법 입국한 약 70만 명의 사람들에 체류 신분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시민권을 갖도록 하는 법안과 장벽 예산의 맞교환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모두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고 체면을 살리며 정부 셧다운을 멈출 수 있는 타협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문제는 권위를 중요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장벽 문제 등으로 셧다운을 강행했는데 당시 민주당은 이번처럼 어린 나이에 온 불법이민자들 구제 방안을 타협안으로 제시했었다. 트럼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이에 동의했다면 현재 장벽은 건설 중에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와 똑같은 타협안을 받아들일 구실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의회가 셧다운을 멈추고 정부를 제대로 다시 가동하도록 하는 예산을 통과시킬 수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의 거부권에 대한 의회의 거부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양원 의원 3분의 2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미국 정치 상황에선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비상사태 선포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건설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과 관련해 트럼프에 비판적인 진보 성향 언론뿐만 아니라 보수 성향 언론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보수 성향의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식의 대응은 삼권분립과 균형 예산을 강조해온 보수적 가치에 우선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이런 선례를 만들게 된다면 후임 민주당 정권에서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즉, 민주당 대통령이 집권하게 돼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후 변화나 총기 규제 등의 예산 마련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진보 성향 언론들은 이 문제는 법적 다툼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2019-01-11, 19:2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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