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역동성. 대통령 아들 길거리 패싸움 가담

만용(蠻勇)이 없는 용기보다는 낫다. 어제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었다.《커피 끼얹고 항의하자 망치로 '쾅'… 진상 손님 응징한 美카페 주인》기사와 함께 관련 동영상도 있었다. 내용인즉 드라이브 스루에서 커피를 산 남자가 커피값이 비싸다며 컵에 든 커피를 가게 안에 뿌리고 컵까지 던져 넣었다. 그러자 가게 주인 여자가 즉각 대응. 망치로 남자의 자동차 앞 유리를 때려 구멍을 퍽 내버렸다.
  
  오늘 조선일보에는 이런 기사 제목도 있다.《대통령 아들 가담하고 화염병 등장…독일서 난투극 벌어진 이유 》기사의 허두는 이렇다.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가 독일에서 열린 가운데, 곳곳에서 축구 팬들의 난투극이 잇따르고 있다. 곡괭이와 화염병이 등장하는가 하면 대통령의 아들까지 폭력 사태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아들이 길거리 패싸움에 가담했다니 국가의 역동성이 느껴지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자기 이익을 위해 폭력 사태를 벌인 것이 아니라 축구팀에 대한 애정 어린 난투극이었다. 어쩌면 축구 경기의 연장이라 하겠다. 저런 국가가 세계를 지배했고 지금도 일등국가다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에 포클랜드 전쟁이 터지자 영국 왕세자부터 전투기를 몰고 참전했다. 평소 역동성 넘치게 살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어느 대통령 아들은 자칭 예술가라면서 가난한 예술가에게 주는 지원금 수천만 원(?)을 꿀꺽하고도 “나는 정당하게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속담에 “할아버지가 손자의 거름이 된다”고 했다. 저런 짓을 한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젊은이들의 역동성을 좋게 보지 않았다. 그것을 만용(蠻勇)이라 하며 비천하게 취급했고 추하게 여겼다. 조선조 때부터 방구석에 들앉아 책이나 읽는 것을 가장 이상적 몸가짐으로 쳤으니 몸으로 움직이는 '용기'는 자연히 만용이 되고 말았다. 누구나 점잖게만 살려 했고, 그 유습이 민족성에 끼친 영향이 아직도 남아 있어 나설 줄을 모르고, 앞장설 줄을 모르고, 분노하지도 않는다.
  
  조갑제닷컴이 일전에 이런 기사를 실었다.《"이준석이 또 쇼했다" "쇼라도 해라"》그렇다. 쇼라도 해야 승자가 되지 공자왈맹자왈로는 백년하청이다. 만용이라도 없는 용기보다는 나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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