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죄 법정의 재판장과 대통령

“알면 안다 모르면 모른다고만 대답하세요" “답변은 제 소신대로 하는 거 아닙니까?”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재판이 열릴 것이다. 비상계엄의 전국확대 등을 포함한 전두환 노태우의 내란죄를 심판한 삼십년 전의 재판 광경을 돌이켜 보면 참고가 되지 않을까. 나는 그 법정을 끈질기게 직접 지켜 본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때의 재판광경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재판장의 앞 법대 위에 13만 7천 쪽의 수사 기록이 쌓여 있었다. 1600명의 진술이 그 안에 담겨 있었다. 김영일 재판장은 6개월 이내에 선고하기 위해 심리를 강행했다. 제일 먼저 발생한 것은 변호인들과의 갈등이었다. 석진강 변호사가 이런 이의를 제기했다.

“검사는 내란죄와 상관없는 항간의 소문까지 묻고 있습니다. 또 일반인들의 추측이나 모욕적인 사항도 그대로 묻습니다. 그것은 합법을 가장해 대통령이었던 피고인들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검찰은 의도적으로 일부 사실을 언론에 흘려 보도되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시정되지 않는 한 이 재판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옆에 앉아 있던 전상석 변호사가 일어나 말했다.

“검사는 공판 전에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모욕적인 사실을 언론에 흘려 재판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변호인들의 변호권마저 유형무형으로 압력을 받는 실정입니다. 본 변호인으로서는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재판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퇴정하겠습니다.”

검찰의 언론 플레이는 사실인 것 같았다. 기록을 읽고 전체적인 사건의 윤곽을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변호사들의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변호인들은 집단적으로 공판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재판장은 그대로 밀어붙였다. 법정에서 재판장과 피고인이 된 전직대통령들 그리고 신군부가 돌과 돌이 부딪치듯 마주쳐 파란 불이 일어났다. 김영일 재판장이 어느 순간 짜증 섞인 소리로 노태우 피고인에게 소리쳤다.

“알면 안다 모르면 모른다고만 대답하세요.”

노태우 전 대통령이 불쾌한 표정으로 재판장을 바라보면서 되물었다.

“내가 그렇게 대답하라는 규정이라도 있습니까?”

순간 재판장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재판의 권위가 도전받았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노태우 피고인이 한 발 더 나갔다.

“답변은 제 소신대로 하는 거 아닙니까?”

“법정에서는 사실만 말하지 판단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게 법정 규칙입니다.”
재판장이 화를 억누르면서 설명했다. 내면이 흔들리는지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검사가 시중의 소문을 막 들이대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내 판단 사항을 묻는데 피고인인 내가 판단해야지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그리고 내 대답을 왜 재판장이 이래라 저래라 합니까?”

“제가 지금 노태우 피고인을 보고 뭐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갑자기 재판장의 기가 꺾이면서 풀죽은 모습이었다.

“그러시다면 하신 말씀을 제가 답변하는 데 참고로 하겠습니다.”
대통령을 지냈던 강한 포스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 같았다.

“재판장님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피고인들의 뒤쪽에 서 있던 이학봉이 번쩍 손을 들었다.

“뭡니까?”
재판장이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 저희들은 말하자면 무장이 해제된 채 적군이 쏘는 총을 맞고 있는 상태입니다. 변호인이 없잖습니까?”

그는 양손을 허리에 얹은 반항적인 자세였다. 그걸 본 재판장의 얼굴이 다시 하얗게 질렸다.

“이학봉 피고인 손 내리세요.”
이학봉 피고인이 순간 자신의 자세를 알아채고 손을 내렸다. 순간 버릇같이 다시 손이 허리로 올라갔다.

“이학봉 피고인 정말 손 못 내리겠어요?”
재판장이 격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학봉이 강한 눈빛으로 재판장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 허화평 피고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재판장님 우리도 빨리 재판이 끝나기를 바랍니다. 재판을 지연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변호사가 없잖습니까? 정말 이 재판을 잘하셨으면 합니다.”

“저는 여하튼 재판을 진행시켜야 하겠습니다.”
김영일 재판장의 대답이었다.

앞으로 내란죄 특검법이 통과되고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죄 법정이 열릴 것이다. 미국 대통령 클린턴도 특별검사의 조사를 받았다. 대통령은 국민적 의혹에 대답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설치될 내란죄 심판 법정에는 공정하면서도 유연하게 재판을 이끌어갈 판사가 앉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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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든타임즈 2025-01-11 오전 9:00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동으로 휴전국 국민들이 부시시 깨어났다. 국민 교육이 전반적으로 이뤄졌다. 누가 惡이고, 누가 국정을 방해하는 검은 세력인지 알게 되었다. 성공한 홍보였다. 빛나는 결단이었다. 헌법기관과 기레기들이 떼잡이로 벌이는 난투는 주권찬탈, 헌법파괴, 국가반역의 범죄행위다.

  • opine 2025-01-09 오후 11:38

    그런데 지금의 헌법재판소 탄핵소송에서는 이런 모습 볼 수 없을 것 같다. 재판관들의 심의 자체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포고령 제1호에 대하여 헌재 사무처장 혼자서 심의 없이 위헌 결정하여 공포하고 있지 않은가.

    재판관들 8명이 할 일, 사무처장 1인이 하고 있는데 왜 굳이 8명 또는 9명의 재판관 두고 있나. 아주 비효율성의 표본 아닌가. 사무처장 1인이 하루만에 처리하는 일, 8명 재판관이 180일 씩이나 써야 한다고? 재판관을 모두 없애던지 해야지 않겠나.

    또 왜 굳이 9명 완전체 요구하나. 사무처장 1인이 다 처리하고 있는데. 8명이 놀려니 심심해서 1명 더 요구하고 있는 것인가.

    참, 나라 꼴 돌아가는 모습. 가관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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