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전진 위해 일보후퇴하는 이해찬

이해찬이 물러났다고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이해찬은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이보전진 위해 일보후퇴하는 이해찬
이해찬 전 총리는 이임사에서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총리공관에서 이삿짐을 싸는 이유로 다음 두 가지를 들었을 뿐이다.

“사려 깊지 못한 처신으로 인해서 여러 공직자들과 국민들에게 많은 걱정을 끼쳐 드린 점을 참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당에서 여러 가지 선거를 치르고 공직생활을 하면서 지금까지 부정한 행위를 하거나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별 것 아닌 일을 갖고 ‘보수기득권’이 찧고 까부는 바람에 난데없이 먹구름이 몰려와 한 열흘간 폭우가 쏟아져서 ‘부정한 일도 부끄러운 일도 한 적이 없는’ 몸이 흠뻑 젖어 어쩔 수 없이 비도 피하고 옷도 갈아입을 겸 태산같이 많은 할 일을 두고 떠나간다는 식이다.

이해찬표 뻔뻔 브랜드를 흔들며, 그는 대부도의 묵정밭으로 지역균형개발하러 간 모양이다.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았다고 자부하고, 기로에 서게 될 선진강국 정책을 제 자리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뜨거운 우국충정과 출중한 능력과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가 없으면 안 된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날 도깨비 같은 비바람이 그치면, 어르신 및 동지의 삼고초려와 국민의 학수고대에 부응하여 실세 총리보다 더 높은 자리에 앉으러,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해찬은 가볍게 손을 흔들며 나타날 것이다.

탄핵정국 이후 이해찬은 대통령보다 높은 신분으로 올라섰다. 그 이전에는 호남표를 몰아 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보다 높았지만, 그 이후엔 이해찬, 정연주, 정동영, 김근태 등이 대통령보다 높아졌다. 이들이 연금 상태의 대통령을 풀어 주었기 때문이다. 이들 네 사람과 원래부터 높았던 이종석 중에서 장차관을 비롯한 최고위 인사권을 틀어 쥔 이해찬이 제일 높았다. 이해찬은 북한의 명실상부한 유일 실세와 호남의 변함없는 유일무이 실세가 함께 어여뻐하고, 대선의 캐스팅 보트 충청이 마음을 굳히고, 부산과 경남이 봉황을 선물하는 인물이다. 좌충우돌 유시민도 이해찬은 깍듯이 모신다. 팬이 없다고? KBS와 MBC라는 막강한 방송이 있고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인터넷의 마왕 포털이 있는데!

2007년 상반기까지 실세 총리로서 힘을 비축하려다가 돼지황제 나폴레옹의 취미 생활 때문에 실족하게 된 이해찬은 계획을 앞당길 듯하다.

지방선거 후 대통령이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을 제2의 민주당으로 만들며, 그들은 이해찬당을 만들 것 같다. 아마 한나라당도 해체되거나 그 당 안의 민족공조파가 대거 탈당할 것이다. 그러면 노무현 대통령의 해묵은 연정이 실질적으로 성사될 것이다. 여의치 않으면 헌법을 바꾸어 이원집정제를 도입하여 이해찬이 실권을 차지할지 모른다.

궤변과 논리를 전혀 구별할 줄 모르는 이해찬은 코드가 다른 자에게는 언제 어디서든 독설을 품어대며 어금니를 꽉 물고 눈을 부라리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다.

이해찬은 단지 이보전진을 위해 일보후퇴할 뿐이다. 새로운 기회를 노릴 따름이다. 충전하러 갈 따름이다.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해찬은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이번에 함께 쫓겨난 이기우 전 교육부 차관을 보면 알겠지만, 이해찬의 은혜를 입은 사람이 무척 많다. 여러 장차관만이 아니라, 이해찬은 총리 취임과 더불어 정부의 각 부처에서 가장 유능한 사람을 두 명씩을 차출하여 ‘이(李)의 남자’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의 조직 관리 능력은 발군이다. 이건 어쨌거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이 극심한 산통 끝에 새로 태어나지 않는 한, 거짓과 궤변, 위선과 독선, 불의와 부패가 백두산 천지에서 한라산 백록담까지 횡행할 것이다. 그 때까지 이해찬도 기세등등할 것이다. 이해찬이 물러났다고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2006.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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