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흑백론: 성리학+기독교+공산주의
이들에게는 20세기 후반 세계최대 기적인 대한민국이 악이고, 20세기 세계최대 악몽인 북한이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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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흑백론: 성리학+기독교+공산주의
 
   조선의 성리학은 일종의 일신교였다. 사상적 다양성을 일체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불교와 기독교는 말할 것도 없고 같은 유교의 일파인 양명학과 고증학도 바람결에 듣고는 얼른 시냇가로 달려가 귀를 씻었다. 성리학의 유일신은 공자도 아니고 맹자도 아니었다. 주희가 유일신이었다. 공자와 맹자도 주희의 안경을 끼고 봐야 했다. 북한에서는 이 유일신이 김일성으로 대체되었다.
  
   성리학에서 비롯된 한국의 흑백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파멸적인 전쟁을 겪고도 3백년간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명청(明淸) 교체를 계기로 소중화를 자처하며 더 강퍅해졌다. 마침내 닭 모가지 하나 비틀 힘도 없는 상황에서 호기롭게 위정척사(衛正斥邪)를 외치며 찻잔 속의 태풍을 일으키다가 전쟁은커녕 돌팔매질 한 번 못하고 청로일(淸露日) 삼국의 쟁패에서 최종 승리를 거둔 일본에게 찍소리 한 번 못하고 나라를 통째로 빼앗겼다. 그러나 일제 35년간과 동족상잔도 성리학의 흑백론은 없애지 못했다.
  
   성리학의 상투를 자르고 그 가죽신과 가마를 불태운 사람은 각각 이승만과 박정희였다. 먼저 이승만이 농지개혁으로 조선 5백년에 이어 일제 35년에도 온존하던 양반의 토대를 허물어 버렸다. 성리학의 상투를 잘라 버린 것이다. 이제 이름뿐인 양반들은 일제히 조선의 과거(科擧)보다 훨씬 매력적인 선거에 목을 매었다. 이 때 그들이 잘린 상투 위에 잽싸게 쓴 모자가 민주 모자였다. 민주와 독재가 새로운 흑백론으로 탄생한 것이다. 농토를 빼앗긴 어제의 양반이 치켜든 민주의 깃발 아래에만 서면 깡패와 도둑도 민주 열사가 되었다. 대신 인류 역사상 가장 빛나는 농지개혁으로 전 농민을 똑같이 잘 살게 만든, 전 국민의 80%를 차지하던 농민의 우상은 잘린 성리학의 상투에 민주의 모자를 덮어쓴 자들에 의해 독재자로 성토되었다. 이들은 되려 공산당의 농지개혁이 잘 되었다고 흰소리를 했다. 그러나 실은 공산당은 농지개혁의 미명으로 전 농토를 협동농장에 편입시켜 스스로 지주로 올라서고 농민을 중세의 농노보다 못한 가축으로 전락시켰을 따름이다.
  
   급한 불을 끄고 훌훌 떠나려는 세계 최강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져 자유와 평화의 투명 방패를 동서남북에 백두산보다 높이 쌓아 올린 구국의 영웅은 독재자로 매도되었다. 재빨리 민주의 모자를 쓴 자들이 새로운 흑백론을 만들어 스스로 순결한 비둘기가 되고 노심초사 나라를 반석 위에 세운 지도자는 사악한 뱀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했기 때문이다.
  
   박정희는 아무리 골고루 나눠도 외국의 적선 없이는 세 끼 밥도 해결할 수 없었던 국민의 야성을 일깨워 스스로 힘으로 세 끼 밥에 소고기국에 비단 옷에 자전거에 텔레비전에 냉장고에 아파트에 자동차까지 살 수 있도록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었다. 그로써 대부분의 국민이 비로소 성리학의 부정적인 흑백론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성리학은 가죽신이 벗기고 가마를 빼앗겼지만, 노비나 소작인을 시키지 않고 스스로 땀을 흘려 맞춤 구두를 사 신고 삼천리 자전거를 타고 포니 자동차를 굴렸다.
  
   박정희는 성리학의 망국적 흑백론을 민족중흥의 흑백론으로 바꾸었다. 그는 무엇보다 먼저 반공을 국시로 삼았다. 공산악마 스탈린과 모택동의 힘을 빌어 공산괴뢰 김일성이 일으킨 동족상잔으로 3백만의 피를 흘린 후에도 민주의 모자를 쓰고 시위와 선거를 통해 권력과 부를 독과점할 생각에만 골몰하던 한국인은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박정희가 치켜든 반공의 깃발에 비로소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공산괴뢰 김일성에게 무혈 점령될 수 있다는 현실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99.99%가 그의 반공 기치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어서 '우리도 한 번 잘 살아 보세!'라는 그의 선창에 일제히 팔을 걷어 붙였다.
  
   반공은 백이었고 용공은 흑이었다. 혼란하던 사상이 선명하게 정리되었다. 머리가 맑아졌다. 이어 조국근대화라는 실용주의로 3천만의 배가 든든해졌다. 너도나도 죽자 사자 일했다. 세계에서 제일 부지런한 일본인보다 열심히 일했다. 세계에서 제일 공부 열심히 하는 유태인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과학기술이든 시장경제든 탐욕스럽게 배웠고 정신없이 익혔다. 이로써 흑백론은 더 이상 망국적 고질병이 아니라 민족중흥의 거대한 용암이 되었다.
  
   0.01%의 용공세력은 박정희의 반공 요새와 경제 옥답을 뚫고 휘젓기 위해 지하로 들어갔다. 그들에게 최대의 무기는 귀에 솔깃한 민주와 정통성과 분배였다. 그의 사후 10여년이 지나자 마침내 그들은 새로운 흑백론을 만들어 대부분의 국민에게 각인 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중에서 성리학과 기독교와 공산주의가 결합된 것이 최악이다. 신부와 목사 중에도 이런 자들이 대거 등장하여 북한의 유일신과 손을 잡았다. 그 매개체는 민족이다. 우습게도 이들은 민족 반역자인 만경대 김씨는 민족의 이름으로 끌어안고, 민족중흥의 기수와 수천만 일꾼은 민족 반역자의 고깔모자를 씌워 매도한다. 이들에게는 20세기 후반 세계최대 기적인 대한민국이 악이고, 20세기 세계최대 악몽인 북한이 선이다. 대한민국과 미국과 일본은 하나에서 열까지 잘못했고 북한과 중공과 소련은 하나에서 열까지 잘했다.
  
   김일성은 성리학과 공산주의와 유일사상을 결합하여 조선시대보다 공고한 흑백론을 만들었다. 그에 따라 외세를 빌어 같은 민족을 3백만이나 학살한 것도 선이고, 총 한 방 안 쏘고 같은 민족을 3백만이나 굶겨 죽인 것도 선이고, 강제수용소에 20만 명이나 아무 죄 없이 가두고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노동착취하다가 해마다 2만 명을 죽여도 선이고, 오로지 배가 고파 국경을 탈출하는 같은 민족을 잡아 공개총살 시켜도 선이고, 마약밀수해도 선이고, 위폐제조해도 선이고, 매년 전세계 식량원조 8백만 톤 중에서 1백만 톤이나 받아 군인과 공산간부에게 대부분 하사해도 선이다. 같은 민족을 대량학살하는 용도 외에는 전혀 쓸데가 없는 핵무기와 미사일을 관광과 경협의 허울로 달러를 받아서 줄기차게 개발하고 양산하고 발사해도 선이다.
  
   한국은 이미 반공의 명쾌한 흑백론은 우스갯거리가 되고, 성리학의 이기이원론처럼 민주와 정통성과 개혁과 민족의 애매모호한 흑백론이, 전국민을 노예로 만든 김씨왕조가 자나깨나 떠벌리는 흑백론과 조금도 차이가 없는 괴이한 흑백론이 정통우파의 입에서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여기에 기독교와 공산주의가 결합하여 순교자의 정신으로 맥아더 동상을 끌어내리고 구국의 일념으로 미군철수를 부르짖는다. 경찰이 쫓기고 군인이 얻어터진다. 이제 그 누구도 그들의 공고한 흑백론을 부술 수 없을 듯하다. 제2의 동족상잔은 피할 수 없을 듯하다. 그 후에야 비로소 민족중흥의 흑백론을 능가하는 새 흑백론이 등장할 듯하다.
   (2006. 9. 26.)
  
  
  
[ 2006-09-26, 22:2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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