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와 정권은 반비례?
북한인권과 북핵에 대해서 선문답이나 하는 것이, 김정일에 대해 할 말을 절대 안 하는 자주와 평화가 시대정신이 되었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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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와 정권은 반비례?
 
   김대업의 병풍은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어떤 바람보다 셌다. 오차 범위인 5% 이내서 대통령의 당선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김대업의 병풍은 5% 이상의 표를 우파에서 좌파로 날렸던 것 같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김대업의 의혹 제기는) 근거 없음’이었다. 김대업 유죄와는 관계없이 선거는 두 번 다 유효했다. 선거는 헌법을 초월하니까! 아무리 거짓에 바탕 하더라도 바람을 일으키는 데 성공하면, 5년의 정권이 보장된다는 불문율이 만들어진 셈이다.
  
   병풍이 10년간 국민정서법의 구미에 딱 맞았던 것은 얼핏 보면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라고 보이지만, 그와는 전혀 관계없는 시기심 또는 정반대로 안보의 둑을 허무는 안보 불감증이다. ‘빽’을 써서 군에 가지 않았다는 것은 지도층의 안보 불감증을 공격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집권 후에 안보에 대해, 북핵에 대해 ‘반공’ 정권보다 더 단호해야 한다. 실은 정반대다. 북핵에 대해 침묵과 변호로 일관한다. 인도적 식량 지원이 대부분 북한군의 군량미로 전용된다는 99% 확실한 사실에 대해 먼 산만 쳐다본다. 면제 사유가 없어 강제로 징집되어 복무하는 대한민국의 사병 50만 명보다 수십 배 강력한 주한 미군을 평화 방해 세력으로 반통일 집단으로 몰아붙여 NATO에 버금가던 한미동맹은 사실상 와해시켜 버렸다.
  
   병풍은 일종의 최면제였다. 가진 자에 대한 증오심을 불러일으켜 노동자와 농민 편인 척하는 정치집단에게 국가의 운명을 맡기게 한 효과를 발휘했다. 중산층이 아직도 60%나 차지하는 선진형 국가에서 의도적으로 말도 안 되게 상위 20%와 하위 80%로 갈라 중산층을 0%로 만드는 최면 효과를 발휘했다. 너도 나도 하위 80%에 줄을 대게 만들었다.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나와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헌법에 따른 것에 지나지 않는다. 헌법보다 상위법인 국민정서법은 이직도 김대업이 큰소리 뻥뻥 치며 돌아다니는 걸 기꺼이 용납한다.
  ‘군대 안 간 건 사실 아니냐!’---국민정서법 제1조 1항
   언제든지 제2의 병풍이 터질 수 있는 기름진 표밭이 있다는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시정잡배도 술김에나 할 수 있는 막말도 지엄하신 대통령이니까 지지세력들에겐 속이 후련한 직설로 통하는 나라답게 대통령이 대선을 1년 앞두고 제2의 병풍이 절로 떠오르게 하는 말을 장장 110분에 걸친 장광설에 당당히 끼워 넣었다. 군대서 썩는 세월을 더 당겨 2년인 군복무 기간을 또 단축하겠다는 공약 아닌 공약이 바로 그것이다. 휴가 한 번도 없이 10년씩 군 복무하게 함으로써 한국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땅에서 한국군의 2배의 군대를 유지하는 북한에 대해서는 반 마디도 없다. 군 예산이 북한보다 훨씬 많다는 말로써 도리어 미군 없이도 국군이 인민군에 대해 위협적이고 그래서 통일을 못한다는 뜻을 시사하고 있다. 그 많은 예산으로 예비역 장성들은 현역 시절에 엿이나 사먹었느냐고, 예산을 횡령해서 사리사욕이나 채운 게 아니냐고 강하게 질책한다. 그 말끝에 저리 못 사는 북한도 핵을 개발했는데, 왜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했느냐고 한 마디 했으면, 막말이 준엄한 꾸짖음으로 들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병풍만이 아니라 북풍도 있다. 그것은 좌파정부에게 봄바람이다. 이전과는 달리 북풍은 반공사상 고취용이 아니라 친북반미 코드 확산용이다. 남북 합작의 북풍이 지난 10여년간 줄기차게 불어댄 결과 이제 6․15 공동선언과 한반도기는 신성불가침이 되었다. 북한이 선전선동하는 것과 너무도 흡사한 자주와 평화가 시대정신이 되었다. 세계가 경악하는 북한인권과 북한의 종주국 중국마저 미국과 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 선문답이나 하는 것이, 김정일에 대해 할 말을 절대 안 하는 자주와 평화가 시대정신이 되었다. 그렇게 안보의 둑은 여기저기서 구멍이 났다. 미군만 나가면 그 날로 끝이다. 100배의 인구와 1,000배의 경제력을 가졌던 송이나 명이 원과 청에 모래성처럼 무너졌듯이 2배의 인구와 100배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한국이 그 날로 끝이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군 의문사와 군 비리도, 데모대에 두들겨 맞는 군인들을 보여 주는 화면도, 반공을 부끄럽게 만드는 ‘군사’영화도 국군과 대한민국의 역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확산시켜 안보의 둑을 허물기에는 제격이다.
  
   히틀러에게 10여년간 달라는 대로 돈과 식량과 비료를 대어 준 나라가 있었다면, 2차대전 후 어떤 취급을 받았을까. ‘나는 몰랐었다’고 변명하는 것이 통했을까. 김정일이 군 복무 기간을 국군의 5배인 10년에서 국군의 2배 반인 5년으로 줄여 그 인력과 그렇게 절약된 돈으로 경제개발하면, 핵 사찰 받고 대문을 활짝 열어 외국인 투자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면, 누가 북한의 공산독재정권에 퍼 준다고 욕을 할까. 김일성 사후 12년이 지나도 반반한 중소기업 한 개 만들지 않고 군비증강에만 혈안이 된 ‘국방위원장’에는 어찌 그 잘하는 막말을 감히 생각도 못할까. 안보의 둑을 허물고 안보의 성문을 열어 주면, 그것이 곧 정권재창출이요 평화요 통일인가.
  
   (2006. 12. 27.)
  
  
[ 2006-12-27, 14:1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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