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거침없는 하이킥
김정일은 국제정치에서 홀로 거침없는 하이킥(high kick)을 구사한다. 공격일변도이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글자 작게 하기
  • 글자 크게 하기
 
   올림픽 정식종목인 태권도는 관중의 호응도가 낮다. 점수 따기 위주의 안전한 경기 운영 탓에 호쾌한 공격이 드물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얼굴 가격에 가산점을 주었지만 시범경기에서 보이는 것처럼 학처럼 공중을 날아올라 사자처럼 얼굴을 차는 경우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얼굴을 공격하려면 도약을 해야 하는데, 그 순간 수비에 치명적인 결함이 드러나서 여차하면 상대방에게 카운터 킥을 허용하여 한 방에 KO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국제정치에서 홀로 거침없는 하이킥(high kick)을 구사한다. 공격일변도이다. 그의 첫 솜씨는 미얀마 공중까지 뛰어올라 KAL기를 걷어차 폭파시킨 것이었다. 그 때로부터 20년간 그는 팬들을 열광시키고 적을 공포와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어벙한 김영삼 정권이 들어서면서 김정일이 발끝에 핵무기를 달고 수시로 서울과 동해와 태평양의 허공에 하이킥을 구사하기 시작하자, 한국의 친북좌파가 일제히 하나로 뭉쳤고 자나깨나 재미있는 것을 찾던 세계의 관중이 목젖을 오르내리며 구경했다. 미국이 이상했다. 수비라곤 전혀 없는 김정일의 하이킥은 카운터 킥은커녕 콧김만 한 번 쏘여도 제 풀에 나가떨어질 것인데, 그나마 매양 헛발질할 따름인데, 전전긍긍 달래고 또 달래고 퍼주고 또 퍼준다.
  
   인권과 위폐와 마약의 뒤통수치기에 짜증이 나고 미사일 무더기 발사의 하이킥과 핵실험의 로킥(low kick)에 노발대발한 미국이 당장이라도 1994년 제네바합의를 깨뜨릴 듯하더니, 엉뚱하게도 2007년 북경합의로 중단된 중유 50만 톤을 100만 톤으로 올려주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김정일의 2.16 생일을 사흘 앞두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러시아와 일본을 들러리 세워 2.13 북경 축포를 쏘아 올린 것이다. 김정일이 너무도 흐뭇하여 통쾌하게 웃다가 배가 터졌을지 모르겠다. 지금쯤 러시아의 외과의를 불러 급히 꿰매었으려나.
  
   100년 간다던 당이 5년도 못 가고 산산조각이 나는 등 싸늘한 민심에 70년대 초 일본 적군파가 지르던 단말마를 혀끝까지 끌어올렸던 '햇볕'파는 갑자기 기사회생하여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장군님의 하이킥에 내일이라도 당장 쌀 50만 톤과 비료 30만 톤을 일차 올려 보내겠다고 온통 나라가 결혼식을 앞둔 신랑신부 친인척처럼 들떠 있다.
  
   과연 세상일이 그렇게 만만할까. 김정일의 하이킥과 노무현의 역주행이 해피 엔딩으로 한반도의 무대에서 막을 내릴까.
  
   제네바합의에서는 국제봉 김영삼과 낙관파 클린턴과 이판사판 '못 먹어도 고!'를 외치는 김정일이 있었다. 미북의 양자회담에 한국이 뒷돈을 대어 주었다. 북경합의에는 북한의 노다지 노무현과, 석유와 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선별적으로 쫓는 부시와, 아시아는 중원의 별장이요 한반도는 중원의 뒤뜰이라는 중화패권주의자 호금도가 있다. 하이킥 일변도의 김정일은 미중 양자 회담에서 최대의 어부지리를 취했지만, 따꺼(큰 형님)를 믿고 설치는 바람잡이 역할에 그쳤다. 일본은 미국 뒤에 바짝 붙어서 1엔도 손해 안 보고 인권과 아시아 평화라는 명분을 선점하는 실속을 챙겼다. 덤으로 홀로 수호이 100대를 파리처럼 격추시킬 수 있는 F-22를 배치 받았다. 체력을 회복한 러시아는 눈을 형형히 빛내면서 지켜본다. 북경합의에 입이 함박만해진 노무현은 100% 퍼 줄 용의가 있다며 거침없이 속내를 드러낸다.
  
   김정일이 구걸과 협박으로 저 자신과 제 졸개들의 배만 채우는 사이에 강택민과 호금도는 중국을 세계 제2위의 강국으로 끌어올렸다. 세계 최부국 미국에 대해 2006년 230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미국의 할인점과 백화점을 깨끗이 평정했다. 제네바합의 때에 입을 꾹 다물고 열심히 돈만 벌던 어제의 중국이 아니다. 핵도 있고 인공위성도 있다. 중원의 사슴을 놓고 자웅을 겨룬 한족(漢族)의 원수 치우도 제 조상이라고 하고 제 조상들을 무인지경으로 짓밟은 징기스칸도 한족이라 우기고 고조선도 제 것이라고 하고 고구려도 제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북핵에 대한 중국의 선문답식 답변이다. 머잖아 북한은 중국으로 편입할 테니까, 북핵은 중국이 관리해 줄 테니까, 부시가 자신에게 절절 맨다고 선전선동하는 김정일도 은퇴시킬 테니까, 미국은 염려 붙들어 매고 중동에나 신경을 쓰라는 말이다. 싸가지없는 한국은 5개국의 공동 봉으로 삼으면 되니까 좀 고생하게 내버려두라는 말이다. 그러다가 한국이 닭 쫓던 개 신세가 되든 말든 일본과 중국 사이의 완충 역할 정도는 하도록 해 줄 테니까, 미국은 '경제'에나 매진하라는 말이다.
  
   김정일과 그 집단은 중국과 한국의 캠퍼주사로 연명한다. 한때 미국과 일본도 이에 동참했지만, 중국과 남북의 관계를 안 후에는 거의 손을 뗐다. 아직은 중국도 미국도 시간이 필요하다. 21세기의 패권을 두고 암투를 벌이는 이 양대 강국이 2천만 노예의 인권을 국익에 우선할 리 없다. 한국이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여 자유민주와 시장경제로 북한을 포위하고 중국에 한 발 앞서 달려 중원을 놀이마당으로 만들려고 한다면 모르되, 스스로의 국익과 미국의 국익을 해치는 한 김정일 집단을 제거하기 위해 피를 흘릴 이유도 없고 돈을 쓸 이유도 없다.
  
   북경합의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본 나라는 중국이다. 김정일 집단은 몇 년 어치 캠퍼주사를 확약 받자 희희낙락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의 친북좌파도 단지 약간의 시간을 번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막상 다가가면 사라질 신기루에 환호작약하고 있다. 미국은 겉보기와는 달리 손해 본 것 없다. 미국과 유럽의 좌파에게 썩은 당근을 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북핵은 중국에 맡기고 중동의 석유를 확보하고 중동발 테러를 예방하면 된다. 김정일을 호금도의 보호 하에 두는 한 김정일 집단의 테러는 걱정할 필요 없다.
  
   가장 크게 손해를 본 사람들은 북핵 문제가 불거진 이래 늘 그랬듯이 2천만 북한주민과 4700만(100만은 친북좌파) 한국인이다. 종기가 암으로 변했고 암은 초기에서 말기로 넘어갔지만, 다시 수술을 뒤로 미루고 덮어 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갈수록 고통이 커진다. 13년 전만 해도 간단한 수술로 환부를 도려낼 수 있었는데, 북경합의로 다시 최소한 10개월 이상 수술을 미루고 캠퍼주사와 진통제로 버터야 한다. 중국과 미국이 시간 벌기가 끝나고 각각 패를 꺼내고 흔드는 순간, 한민족은 흑백을 불문하고 아수라의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다. 새 하늘과 새 땅은 그 후에야 펼쳐질 것이다. 그 때는 2천만 북한 주민과 4700만 한국인 중에 살아 남은 이들이 주인이 되어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건설할 것이다.
   (2007. 2. 17.)
  
[ 2007-02-17, 17:1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천영우TV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자유민주연구원  |  이승만TV  |  이기자통신  |  최보식의 언론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