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 합의'·전작권 전환·한반도 평화선언
"현 시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국내 친북 좌파세력의 준동-그 자체가 아니라, 보수세력의 '안보 불감증·무대책·무능·무소신'이다"

코나스(정준)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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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6자회담 합의를 쌍수를 들어 반긴 인물이 있다. 다름 아닌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은 이달 중순(2월16일) 로마 방문중에 '(북한이 달라는 대로) 우리가 다 주더라도 북핵 문제는 해결해야 된다. 결국은 남는 장사'라고 반색했다. '말은 못했지만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고도 했다.
  
   북한당국의 실체(實體)를 모를 리 없는 노 대통령이 서둘러 이처럼 발언한 것은 좀처럼 납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북한이 실제로 핵을 폐기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이유로 대다수의 국민은 2·13 합의를 미더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항상 줄 것 다 주면서 북한에게 번번이 뒤통수를 맞아왔다. 고작 첫 단추를 끼운 이번 합의에 국가원수가 반색을 하고 나선 것은 그래서 문제가 된다.
  
   지난해 7월 중단됐던 연간 쌀 50만톤(1,800억)과 비료 30만톤(1,200억) 지원을 재개하면 그 비용은 연간 3000억 원에 이른다. 이에 더해 매년 중유를 제공할 경우 그 부담 역시 한해 650억 원 상당이다. 여기에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선심 쓰듯 제안했던 '전력 200만 kW와 경수로 제공'까지 감안하면 향후 10년간 10조원 상당을 북한에 퍼줘야 한다. 이것만도 매년 1조3000억 원이 넘는 돈이다. '민족공조'라는 구호를 표방하고서 저지르는 위정자의 '북한정권 먹여 살리기' 폭거(暴擧)로 기록될 일이다.
  
   국회 국방위원회가 2월21일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다. '찬성'이 '반대'에 비해 한 표가 더 많았다. 조성태 의원(열우당)이 찬성그룹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으로 어이없는 해프닝이 그 뒤에 일어났다.
  
   당일 외국에 나가 있어 표결에 불참했던 김성곤 국회 국방위원장(열우당)이 전시작전권 환수 시기 협의차 워싱턴에 가 있는 김장수(金章洙)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국방위 결의를 무시하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뒤이어 '한반도 비핵화가 완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김정일 국방위원장께 협조를 호소드린다'고 읊조리듯 한 성명을 냈다. 국가안보에 조그마한 허점이라도 없는지 노심초사해야 할 국회 국방위원장의 사고와 처신이 이 지경이다.
  
   열우당 장영달 원내대표의 언행도 이에 못지 않다. 그는 2.13 합의를 두고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의 쾌거'라면서 '한반도가 세계평화를 주도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문희상 의원(열우당 북핵평화정착특위 위원장) 역시 이를 '민족적 쾌거'라고 했다. 친북 좌파 의원들의 언행이 이렇다.
  
   통일부 이재정 장관이 '선(先)비핵화, 후(後)평화협정’원칙을 무시하고 금년도 전략 목표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설정하고 2·13합의 하루 전(前)부터 서둘러 남북장관급회담을 제의한 것도 꼴도 웃기기는 마찬가지다. 이제 '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으니 평화협정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뒤이어 나온 행동이다. 친북 좌파세력의 움직임은 이처럼 표리(表裏)가 다르다.
  
   이번 2·13 합의의 허점은 무엇인가. 북한이 핵무기 7∼13개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 40-50kg 보유(이미 핵무기를 제조했을 것임)와 고농축 우라늄 시설은 합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영변 이외에 태천 신포 길주 박천 평산 순천 등에 널려있는 핵 시설도 논외(論外)로 하고 있다.
  
   '폐쇄'(shut down)라는 것도 그렇다. 1994년 제네바 협정에서 사용된 '동결'(freeze)이나 다를 바 없는 '눈가림 용어'이다. 스위치만 올리면 다시 가동되는 상태가 '동결'이고, 수리를 하지 못하도록 기술자의 접근을 금하는 것이 '폐쇄'이다. '폐기(廢棄)'와는 전혀 다르다. 그런데도 두 달(60일)후가 되는 4월13일까지 미국은 북한에 BDA 금융제재를 해제해야하고, 한국은 북한에 중유 5만톤(160억원)을 제공해야한다.
  
   '폐쇄' 윗 단계인 '불능화'(disablement)에 대해서도 합의 이튿날 '가동 일시중단'과 동의어로 정의를 내려 보도했던 북한이다. 모양새만 그럴 듯하게 갖춘 '핵폐쇄→핵불능→핵폐기의 3단계 해법'이 미국 내에서도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이다.
  
   이런 어설픈 상황에서 김장수(金章洙) 신임 국방부장관은 워싱턴에서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과 만나 한미간에 이견을 보여왔던 전작권 이양 날짜를 '2012년 4월 17일'로 합의했다. 그것은 한미연합사가 창설 34년이 되는 2012년 4월17일 해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5년 후인 2012년이면 전작권 환수로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대북 억지력'과 '유사시 즉각적인 대응태세 유지'는 극도의 취약성을 드러낼 것이고, 북한당국은 2·13 합의에서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선군정치의 여세를 몰아 대남전략을 강화하여 '반미(反美)'와 '자주화' 투쟁에 전력투구할 것이 자명하다.
  
   미국의 정책적 배려와 보상이 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고 판단되면 북한은 언제라도 남북 정상회담에 전격적으로 응해 남북한간 '평화선언'에 나설 것이다. 그럴 경우 좌파세력의 '안보구도 흔들기'는 더욱 기승을 부려 '한미관계'는 또 한차례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11월 하노이 APEC 정상회담에서 부시 미 대통령의 발언 이후 '휴전협정의 종전(終戰)협정 대체'와 '남북 정상의 회동' 및 '평화선언'으로 이어지는 수순의 시나리오가 대선(大選)덩국의 주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더해 전작권 이양→한미연합사 해체→주한미군 위상 약화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안보위기'는 우리에게 급속하게 찾아들 수도 있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북핵 폐기' 검증이 완료된 시점 이후에 거론되어도 늦지 않으련만, 상황은 그렇게 돌아갈 것 같지 않다. 현시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국내 친북 좌파(左派)세력의 준동- 그 자체가 아니라, 보수세력의 '안보 불감증·무대책·무능·무소신'이다. 우리 모두가 위기의식을 갖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시점을 맞고 있다. (konas)
  
   정 준 (코나스 객원논설위원)
  
[ 2007-02-26, 15:0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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