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회광반조(回光返照)
김정일도 호금도도 푸틴도 부시도 막을 수 없는 분노의 폭풍이 휘몰아칠 것이다. 때가 차고 또 찼기 때문이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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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피라미드 하나 만든다고 300만을 굶겨 죽인 김정일, 2000만 동족을 오래 전 아프리카 흑인 노예보다 비참하게 다룬 김정일, 100만 호위병과 100만 가신만 챙긴 김정일, 이런 김정일을 평화와 자주와 민족과 정통성과 평등의 오색 구름으로 감싸는 자들!
 

 촛불은 사위기 직전에 환하게 불타고 태양은 지기 직전에 화려하게 빛난다. 사람도 죽기 직전에 낙엽처럼 바스러지던 얼굴에 화색이 돌고 가물거리던 정신이 되돌아오는 수가 있다. 김정일이 바로 그러하다. 한국의 친북좌파도 그러하다. 죽어서 지푸라기 하나 들지 못하는 이승만.박정희와, 전세계를 상대로도 능히 맞짱 뜰 수 있지만 기분 좀 나쁘다고 절대 총을 뽑아들지 않는 부시에겐 말짱한 정신으로 1년 365일 막말을 하되, 죽어서도 권력을 놓지 않는 김일성과 소련군 대위 덕분에 2천만 노예의 주인이 된 김정일에겐 취중에도 고운 말만 골라 쓰는 친북좌파는 평화와 번영의 새 세상이 코앞에 다가온 듯 아연 활기를 띤다.

 김정일은 세기말에 사망의 골짜기에서 어렵사리 기어 나와 기사회생한 적이 있다. 중국의 패권 야심에 빌붙고 한국의 명분문화 환생에 천라지망(天羅之網)을 펼친 덕분이다. 검은 장막 안에서의 인권탄압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안개 속에서의 핵무기 개발로 세계 1등 빈곤국의 살아 있는 유일신 김정일은 세계 11대 경제강국을 두 패로 짝 갈라놓았다. 그 두 패 중 김정일의 아사(餓死)대첩과 인권유린 전략에는 청맹과니 눈을 뜨고, 김정일의 비대칭 무기 개발에는 '겉 부정 속 감탄'의 사팔뜨기 눈을 뜬 대한민국의 실세는 제멋대로 평화를 독점하고 기고만장 민주를 과점(寡占)하여 수구보수의 풍차로 돌진하고 사대매국의 양떼에 뛰어들어 냅다 창을 휘둘렀다.

 김정일은 주지육림의 아방궁 생활을 아슬아슬 즐겼다. 그러길 무려 10년 하고도 5년, 소련군 대위를 뒷방 늙은이로 몰아낸 후 15년 동안, 훈련병 시절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장군의 큰 칼을 찬 김정일은 중국의 동북공정을 적극 받들고 한국의 햇볕정책을 마지못한 듯 윤허하여 세 장군의 초상화를 제 목숨보다 중히 여기는 2천만 노예 중 겨우 2천분의 1만 아랫동네로 놓쳤을 뿐, 중국의 상징적 하사품을 내려 받고 한미일 3국의 넉넉한 조공을 올려 받아 천국과 지옥의 담 위에서 스릴 만점의 행복을 만끽했다. 100만 호위병과 100만 가신에 둘러싸여 호사의 극치를 누렸다.

 소련의 붕괴 후 원근의 강대국들이 말 풍선 원조만 부풀릴 따름인 중동과는 달리, 동북아에는 북한의 든든한 종주국 중국이 있다. 사실상 자국에 물방울 하나 퉁길 수 없는 한 망나니 국가 때문에 미국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한국을 위해, 2천만 동족의 붉은 피눈물을 2천만 노예 주인의 맑은 콧물보다 우습게 여기는 한국을 위해, 인해전술을 쓸 때에 비해 경제와 국방이 하늘과 땅만큼 튼실해진 중국의 비위를 괜히 거스를 필요가 없다. 이를 잘 아는 중국은 미국의 소비를 풍요롭게 해 준 덕에 세계 제일의 외환보유고를 꿰차고 멀리 아프리카를 보듬고 가까이 아시아 여러 나라를 모조리 천자(天子)의 섬돌 아래 머리를 조아리게 하려는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앞마당의 이익도 놓치지 않는다. 기특한 김정일 정권을 위해 말보다 행동을 앞세워 누계 100만 여권 미(未)소지자를 보는 족족 잡아 채어 주인에게 돌려 보내거나 일 기계 또는 성노예로 부려먹으며 시치미를 뚝 떼고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정보 카메라 인공위성을 꿰차고 6자 회담장에서 백마 탄 왕자 행세를 한다.

 반면에 만장일치로 북한인권법을 제정하기만 했을 뿐, 폭풍 같은 행동을 뒤따르게 하는 예산은 병아리 눈물만큼 배정하는 미국은 한국의 실세들에게도 허풍선이로 보인다. 의회에서 소곤거린다고 야당 의원을 현장에서 직접 사살해 버린 아비와 A 매치 경기에서 졌다고 국가대표 축구선수를 몽둥이 찜질하는 아들이 다스린 나라, 다름 아닌 이슬람 두 형제국을 대포와 탱크로 밀어 붙인 나라, 그런 나라를 응징한 미국은 독일의 제3제국인 양 욕하고 제발 영변의 약산을 잿더미로 만들 생각을 하지 말고 한국에서 훌훌 떠나가라고, 한국의 실세들은 줄기차게 외친다. 동해안에 미사일이 터지든 말든 중국과 일본과 한국 사이 어느 지하에서 핵실험을 하든 말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병권을 100% 넘겨 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하여 마침내 깽판 놓는 데 성공한다.

 드디어 2007년 2월 13일,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정일의 생일을 사흘 앞두고 30여 성상(星霜) 전 키신저의 파리평화회담을 연상시키는 평화어음에 6국이 지급을 보증하는 서명을 했다. 김정일은 너무도 좋아 친히 중국 대사관을 찾아갔다. 죽더라도 천자의 나라에서 죽겠노라고 부모의 나라에서 죽겠노라고, 멀리 왜구가 어른거리면 혼비백산 버선발로 달아나던 선조가 생각난다. 정보 까막눈에 군사 청맹과니인 자신의 추상같은 엄명으로 하루아침에 세계제일의 수군을 잃어 버림으로써 정처 없이 다시 압록강을 향하여 떠나가야 할 즈음에, 군사도 다 달아난 빈 전선 12척을 뜨거운 눈물과 차가운 눈빛으로 가까스로 수습하여 도합 1천 척의 왜선 중 선발대 2백 척에 맞서서 133척을 깨뜨려 백척간두의 나라를 다시금 구한 충무공의 명량대첩에는 표창장 한 장 안 내리고, 안부차 들린 중국의 일개 장군에게 넙죽 큰절을 올리려고 하던 선조가 생각난다.

 현대판 피라미드 하나 만든다고 300만을 굶겨 죽인 김정일, 2000만 동족을 오래 전 아프리카 흑인 노예보다 비참하게 다룬 김정일, 100만 호위병과 100만 가신만 챙긴 김정일, 이런 김정일을 평화와 자주와 민족과 정통성과 평등의 오색 구름으로 감싸는 자들!

 너희들에게 주어진 삶은 회광반조의 짧디 짧은 그것일 따름이다. 지푸라기 하나 더 얹으면 허리가 부러질 찰나에 스스로 공산독재의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짐으로써 소련과 동구는 피 한 방울 흘림 없이 약간의 혼란 후에 인간을 되찾았지만, 북한은 한 술 더 뜨는 바람에 300만의 허리를 부러뜨리고 2000만의 가슴 가슴에 비수를 안겨 주었다. 어느 순간 한 줄기 미풍이 검은 장막 안으로 불어 들어가는 순간, 김정일도 호금도도 푸틴도 부시도 막을 수 없는 분노의 폭풍이 휘몰아칠 것이다. 때가 차고 또 찼기 때문이다. 부시가 국내 좌파의 공세와 이라크의 수렁과 한국의 배은망덕과 중국의 패권주의 때문에 한 걸음 물러서지만, 그것은 한 걸음 성큼 내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때가 차고 또 찼기 때문이다. 중국이 모택동의 광기에서 벗어나던 때나 소련이 마르크스와 레닌과 스탈린의 족쇄를 스스로 벗어 던지던 때에 북한이 그 뒤를 따라갔다면, 피 흘림의 미래를 피할 수 있었겠지만, 그 뒤로도 한국의 위선적 명분문화 환생과 중국의 뿌리깊은 동북공정에 기대어 악업을 쌓고 또 쌓았기 때문에 300만의 원혼과 2000만의 속다짐은 어느 순간 폭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날에 김정일과 그 운명공동체가 과연 어떻게 될지, 그것은 하나님만이 아신다.

 마지막 순간의 회광반조를 병의 완쾌로 확신하는 김정일과 그 운명공동체, 맛있는 것 많이 잡수시고 마음껏 웃고 신나게 즐기시라!   (2007. 3. 27.)            

 

 

[ 2007-03-28, 09:5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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