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자 화상상봉의 문제점
화상 상봉은 이산자 가족 상봉이라기보다도 정략적 편의주의이고 명분놀음에 불과하다.

장진성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글자 작게 하기
  • 글자 크게 하기
 

이산자가족 상봉의 의미는 남북관계에서 중요 변수로 작용한다.
우선 남한의 입장에서 볼 때 수많은 이산자 가족들이 분단 반세기가 넘도록 이루지 못했던 한을 순간이라도 풀어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로 된다. 또한 남북관계의 발전 현황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 의미도 크기 때문에 정략적 목적도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북측 입장에서는 이산자가족 상봉만큼 미운 것이 없다.
이산자가족 상봉은 원래 북측이 1970년대 먼저 제기했었던 문제이다. 당시 북한은 체제자신감과 베트남전쟁에서 미국이 패전한 국제적 환경을 적화통일로 이어가기 위해 우리 측에 주동적으로 이산자가족 상봉을 제기했었다. 북측은 이산자 가족만이 아닌 친척, 심지어 친우까지 만나게 해야 한다고 하면서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북한이 이렇듯 이산자가족 상봉의 범위를 확대 주장한 이유는 당시 월북자들로 구성돼 있던 북한 통일전선부 재북평화통일촉진위원회가 혈육, 인맥을 통한 인물포섭 및 대남공작을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그때는 우리 정부가 오히려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역전된 상황이다. 오늘의 이산자가족 상봉은 북한이 300만 아사를 겪게 되면서 우리 정부에 쌀 지원을 요구하던 시기에 다시 이어지게 됐다. 김영삼정부는 이산자가족 상봉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쌀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의사를 북측에 분명히 전달했고 북측은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하다가 종당에는 수긍하고 말았다.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북관계는 반드시 상호주의 원칙 하에서 이루어져야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



북측은 이산자가족 상봉을 처음에는 충성 계열의 월남자 가족을 엄정 선발하여 진행했다. 그러나 월남자 가족은 철저히 적대계층으로 분리 처형했기 때문에 금강산으로 보낼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됐다.



천만 이산자가족을 가지고 있는 분단 상황에서도 북측은 인원이 부족하여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하여 숨어있는 충성파 월남자 가족들을 찾기 위해 전국적 규모에서 사람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라운 현상이 벌어졌다. 월남자 가족이란걸 숨기고 살던 사람들까지 당조직들을 찾아와 자수하면서 이산자가족 상봉을 호소했다. 말 그대로 온 나라가 남한 열풍이 되 버렸다. 북한 정권이 반세기 이상 교양해왔던 적국의 의미와 경계심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장관이기도 하였다. 이산자가족 상봉은 이렇듯 북한을 변화시키는데서 수억의 돈보다도 더 가치있는 것이다.



처음 북한이 생각했던 이산자가족 상봉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이익이나 이해관계에 맞지 않을 때 남측 정치권을 공격하는 협박성이다. 북한이 남북대화의 중단 의미로 가장 먼저 이산자 가족 상봉을 끊어버리는 것은 내보낼 사람이 부족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남측 정치권에 대한 협박성이다. 둘째로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요구하는 대가성이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이산자가족 상봉을 이어가기 위해 많은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로 이산자가족 상봉을 적화통일로 역이용하는 것이다. 북한은 이산자가족 상봉을 통해 남한 가족들에 대한 개인자료와 함께 그에 토대하여 인맥을 이용한 인물포섭 가능성을 타진한다. 넷째로 이산자가족 성원들을 내세워 우리 민족끼리전략 및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산자가족 상봉 과정에 북한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 우선 이산자가족 상봉 후 남측 가족으로부터 돈을 받은 북한 이산자들의 생활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월남자 가족은 더는 과거의 배신자가족,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라 부러운 대상으로 부각됐다. 또한 그들의 달라진 삶을 통해 남한에 대한 동경심과 한 핏줄이라는 인식이 커져 더는 적국으로 느끼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나 북측으로서는 저들이 만든 전략안대로 협박성, 대가성으로 이산자가족을 이미 남북관계의 상징으로 굳혀놓았기 때문에 결국 저들의 전략에 저들이 끌려간 신세가 돼 버리고 말았다. 더욱이 모든 남북경협이나 대화와 교류를 통전부 인력으로 여과시키고 순수 민간교류는 유일하게 이산자가족 상봉만으로 한정지었기 때문에 이산자가족 상봉이야말로 쏜 이빨인셈이다.



현재로선 북측이 이산자가족상봉에서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이 직접만남, 직접대화, 직접거래이다. 이 과정을 통해 남한을 피부로 느끼는 북한 사람들의 정신와해가 가장 무서운 것이다. 이렇게 북한이 가려운 것을 굵어준 것이 바로 화상 상봉이다. 북한이 다른 문제와 달리 의외로 우리 측이 요구한 화상 상봉을 즉각 받아들인 점은 바로 이 점 때문이다. 화상 상봉을 이산자가족상봉으로 대체할 수만 있다면 북한은 민간인들의 직적만남, 직접대화, 직접거래 부담에서 해방되게 되는 것이다.



이산자가족 상봉은 화상상봉으로 오히려 후퇴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화상 상봉은 이산자가족 상봉이라기보다도 정략적 편의주의이고 명분놀음에 불과하다. 우리는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라도 화상상봉을 반대하여야 한다.

[ 2007-04-16, 10:4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천영우TV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자유민주연구원  |  이승만TV  |  이기자통신  |  최보식의 언론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