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가 黑死病이라도 된다는 것인가?
이 같은 상황들은 한국인들의 균형감각에 중대한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동복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글자 작게 하기
  • 글자 크게 하기
미국산 쇠고기는 3억명의 미국인이 먹고 있는 주식이다. 더구나 미국에는 지금 200만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살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한국인들의 유명한 교육열 때문에 지금 미국에는 10만명 이상의 한국 청소년들이 유학생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로 만드는 햄버거는 이들 한국인 학생들의 주식이기도 하다. 만약 미국산 쇠고기가 국민건강에 그렇게 위협이 된다면 이들이 미국에서 문제의 미국산 쇠고기를 주식으로 상식(常食)하고 있는 것은 어찌 할 것인가? 이들이 먹는 미국산 쇠고기를 우리는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
  미국산 쇠고기가 黑死病이라도 된다는 것인가?
  
  25일 오후3시경 차중에서 청취하는 KBS 방송에서는 한 남성 진행자가 보건복지부의 어느 과장을 상대로 듣기에 따라서는 경찰서에서의 피의자 신문을 연상케 하는 강도 높은 추궁조의 인터뷰(?)를 진행시키고 있었다. 화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허가 문제였다. 진행자는 이번에 수입이 재개되는 미국산 쇠고기가 마치 흑사병(黑死病)이나 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보건복지부 과장을 몰아붙이고 욱박지르고 있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됨으로써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했는데 정부는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전수 검역이라도 할 정도로 완벽하게 감시할 수 있는 체제와 태세를 갖추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진행자의 추궁의 요지였다.
  
  방송을 청취하는 과정에 필자의 마음속에서는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뭉게구름처럼 일어났다. 과연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지금 미국의 인구는 3억명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3억명의 미국인이 먹고 있는 주식이다. 더구나 미국에는 지금 200만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살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한국인들의 유명한 교육열 때문에 지금 미국에는 10만명 이상의 한국 청소년들이 유학생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로 만드는 햄버거는 이들 한국인 학생들의 주식이기도 하다. 만약 미국산 쇠고기가 국민건강에 그렇게 위협이 된다면 이들이 미국에서 문제의 미국산 쇠고기를 주식으로 상식(常食)하고 있는 것은 어찌 할 것인가? 이들이 먹는 미국산 쇠고기를 우리는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
  
  겹쳐지는 이미지가 또 있다. 지난 번 버지니아 공대의 참극 이후 미국에서 전개된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32명의 귀중한 인명, 그것도 전도가 양양한 청년 대학생들의 목숨을 일시에 앗아간 참담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들은 이 사건이 조승희라고 하는 불행한 사람의 정신적 질환 때문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식하고 행여 이 사건이 빌미가 되어 미국인들의 집단적 증오의 불똥이 재미 한국인들 쪽으로 튀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진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버지니아 공대 사건 이후 미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상황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계기로 한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상황 사이의 차이를 우리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런가 하면, 지금 타일랜드에서는 어떻게든지 대한민국으로 오기 위하여 가진 역경을 무릅쓰고 중국을 탈출하여 태국(泰國)에 도착했다가 태국 경찰에 체포되어 수용소에 억류되어 있는 400여명의 탈북동포들이 태국에서의 그들의 억류가 장기화될 뿐 아니라 태국 당국이 북한으로 송환할 기미를 보이자 이에 항의하고 그들이 원하는 대한민국행을 관철하기 위하여 단식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중에 있다. 지금 소위 ‘국민 건강’을 구실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마치 흑사병이나 되는 것처럼 반대하고 있는 사람들이 태국에 있는 400여 동포들의 운명에 대해서는 추호의 관심도 기우리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들은 한국인들의 균형감각에 중대한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중의 잣대가 문제인 것이다. 사리판단의 이 같은 이중 잣대가 과연 그대로 방치되어도 되는 것인가? 이러다가, 결코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의 힘으로 막아지는 것이 아닐진대, 만약 문제의 광우병이 한국에서 발생하기라도 한다면 어찌 할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그들의 입장이 되었을 때 그들이 지금 우리가 하는 것처럼 한다면 그때 우리의 처지는 어찌 될 것인가를 자성(自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아무래도 우리 모두의 심각한 자성이 필요한 것 같다. 25일 오후 3시경 보건복지부의 한 과장을 주리 틀던 KBS의 진행자의 반성이 필요한 것도 물론이다. [끝]
[ 2007-04-26, 07:5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천영우TV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자유민주연구원  |  이승만TV  |  이기자통신  |  최보식의 언론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