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뇌물 상납과 브란트의 성금 전달
DJ는 공산 독재자에게 뇌물을 화끈하게 상납했고, 브란트는 공산독재에 신음하는 동족에게 성금을 꼭 쥐어 주었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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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을 통한 5억 달러 대북 송금을 두고 지금까지 극구 부인하다가, 그것이 사실로 판명되자, 머리 좋고 말 잘하는 김대중 대통령은 되레 그것이 남북평화를 위한 통치자금이라고 큰소리친다. 즉시 나라는 둘로 쫙 갈라졌다, 발을 구르는 쪽과 손뼉을 치는 쪽으로.


김대중 정부 5년 동안 북한으로 건너간 돈은 이번에 밝혀진 5억 달러 포함, 정부와 민간 합해서 16억 달러(약 1조9천2백억 원, 시중 환율로 북한의 약 10년간 예산)이다. 그 동안 경수로 건설에 약 5억 달러 들어갔기 때문에 이것까지 합하면 21억 달러(약 2조5천2백억 원,시중 환율로 북한의 약 14년간 예산)인 셈이다.


서독은 통일 전까지 동독에 얼마나 주었을까? 1972년 동서독기본조약이 체결된 후 1990년까지 18년간 서독의 동독지원 총액은 정부와 민간부문을 합쳐 약 1044억 마르크(약 61조원, 연평균 3조4천억 원)에 달한다. 1964년부터 매년 동독의 연금수령자 100만 명이 서독을 방문했는데, 이들에게 100마르크씩 주었다. 연 1억 마르크. 이것까지 합하면 1052억 마르크.


경제 규모를 따지더라도 돈의 액수는 북한에 준 돈이 서독이 동독에 준 돈에 비해 얼마 안 된다. 문제는 방법과 절차 및 쓰임새이다. 서독이 동독에 준 돈은 여야 합의한 바에 따라 투명하게 건너갔다. 공개적이었다. 또한 그 돈은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 향상, 경제 자립과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우편요금, 전화통화료, 고속도로 통행료, 동서독 교역지원비, 정치범과 이산가족 석방 및 이주비, 동독주민의 서독방문 환영금 등이 정부 차원에서 지급한 돈이었다. 제일 많은 것은 민간인끼리 준 것으로 현금과 선물이 37조 원을 차지했다.


(서독이 돈을 잘못 준 게 하나 있긴 하다. 그것은 산업쓰레기를 동독에 버리는 대신 돈을 두둑하게 쳐준 것이다. 통일 후에는 그것을 치우느라 돈이 몇 배 더 든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몇 년 전에 북한이 대만으로부터 산업쓰레기를 받는 대신 달러를 받으려고 하다가 들통난 것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동서독은 1972년 동서독기본조약이 체결되기 전에도 1964년부터 연간 300만 명씩 오갔다. 1988년에는 무려 1300만 명이 오갔다. 그런 과정에서 서독에 오면 무조건 정부가 100마르크의 환영금을 주었고, 가족과 친지들은 또 그들대로 돈과 선물을 아낌없이 주었다.


만약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이 마음대로 오가게만 허용하면, 유난히 핏줄과 인연을 중시하는 한국인은 1년에 천만 명은 오갈 것이고 독일인보다 훨씬 후하게 친지에게 막 퍼다 줄 것이다. 기둥뿌리를 뽑아서도 줄 것이다. 모교와 고향에도 기부금을 아낌없이 갖다 줄 것이다.


문제는 그 돈의 투명성과 사용처이다. 사정이야 어쨌건 일제시대보다 못 사는 북한 주민에게 주는 것이야 얼마나 주든 그게 왜 아까울까. 왜 배가 아플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가족이요, 내 친구요, 내 고향 사람에게 주는 것이 확실하다면 누가 반대할까. 정부가 오히려 못 주게 할까 봐 노심초사할 것이다.


북한에 들어가는 것은 심지어 식량도 관광비도 누가 먹는지 어떻게 쓰이는지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 하물며 이번처럼 은밀하게 북한의 1년 수출액의 40%(한국의 경제규모로 따지면 650억 달러 상당)나 되는, 북한으로서는 천문학적인 돈을 대선 기간 중에는 죽어도 아니라고 발뺌을 하더니, 이제 와서 위에서는 통치자금이라고 하고 아래에서는 통일자금으로 그게 뭐 얼마나 되느냐고, 평화비용으로 얼마나 되느냐고 두둔을 하니,

과연 그게 평화비용인지 전쟁비용인지도 모르겠고,

그게 과연 개성공단 조성에 들어갔는지,

독일에서 벤츠 사고, 일본에서 생일 선물 사고,

우리 공군이 2005년에 구입하려는 F-15와 동급인 MIG-31을 2001년부터 러시아에서 조립품 형태로 무려 20대나 사는 데(국방부 정보팀) 썼는지,

스위스의 비밀계좌로 들어갔는지,

핵무기 개발하는 데 썼는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가장 시급한 농업 발전에만 썼으면, 올해도 413만 톤 생산에 632만 톤 수요로 220만 톤이나 식량이 부족한 일이 없을 것이다. 옥수수가 국제 시세로 1톤에 70달러 정도니까, 2억 달러면 무려 300만 톤이나 살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이 배불리 먹고 소와 돼지도 기를 수도 있는 돈이다. 금강산 관광비조로 현금으로 주는 돈만도 1년에 1억4천4백만 달러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한국, 미국, 일본 이 세 나라를 중심으로 세계식량기구를 통해 무상지원하거나 민간인들이 눈물겹게 모아서 식량을 보낸다는 말만 들었지, 북한이 외상이 아닌 현금으로 단돈 1천만 달러어치의 식량도 외국으로부터 수입한다는 소식을 못 들었다. 물론 달러 벌어들일 공장 세웠다는 말도 못 들었다.


한국은 해마다 1200만 톤이나 외국에서 피 같은 달러(이승만 정부 시절엔 달러가 얼마나 귀했던지 100달러 이상은 대통령이 직접 결재를 해야 해외로 가져갈 수 있었음)를 주고 식량을 산다. 한국의 식량자급도는 북한보다 훨씬 낮은 31%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1톤도 얻어먹지는 않는다.

자주독립국가로 그것보다 창피한 일은 없기 때문이다.

우린 경제개발 이전에 미국이 창고에 썩히거나 소와 돼지에게나 줄 잉여농산물로 보릿고개를 넘긴 것을 한편으로는 고마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얼마나 창피하게 생각했는지 모른다.


'인간극장'에서 부모 없이 사는 서산의 네 자매 중 둘째 다호라에게 행복이 뭐냐고 하자,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거'라고 했다. 얼마나 장래가 촉망되는 소녀인가?


하물며 유일 초강대국 미국과도 맞장뜨겠다고 큰소리 뻥뻥치는 강성대국이 주는 돈은 다 어디에 쓰고 제일 중요한 식량('쌀은 공산주의이다')을 10년이 다 지나도록 '썩어 빠진' 자본주의 국가한테 구걸해서 먹는가 말이다.


자식을 쫄쫄 굶기면서 시도 때도 없이 알통 키우라고 다그치고 큰 도회지에 또는 태평양 너머에 있는 깡패에게 맞붙어 이기는 기술만 가르치는 아비가 있다면,

자주·자립·자위·주체·힘·정신·사상을 입이 부르트도록 강조하며 오전에는 체력단련하고 오후에는 술을 마시고 노름만 일삼는 아비가 있다면,

그러면서 자식을 수시로 손찌검하는 아비가 있다면,

'세금'을 거둔 돈으로 몽둥이와 사시미 칼과 자전거 체인이나 사고 자식은 깡통 채워 밖에 내보내는 아비가 있다면,

그런 자를 보고 한 식견 있다며 알게 모르게 돈을 갖다 바치는 분이 있다면,

그것이 동네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는 분이 있다면,

그 가정의 화목을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는 분이 있다면,

이 말씀에 '옳소! 옳소!' 손뼉 치며 두 손을 흔들며 환호하는 분들이 있다면,

할 말이 없다. 입이 열 개라도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2003. 1. 30.)


[ 2007-04-27, 21:4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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