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明博이 이념을 무시하고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나라의 양대 國本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고 한다면, 전자는 불필요한 이념논쟁과 정치적 공방이라는 회색지대에 방기된 채 오직 ‘시장경제’만 두드러지게 국정지표가 된 셈이라 하면, 그야말로 볼 짱 다 본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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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大選에서 530여만 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한나라당 이 명박 당선인의 제 17대 대통령 정식취임을 축하한다. 앞으로 국정5년이 어떻게 펼칠지에 대해서는 대통령 자신과 한나라 당의 몫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당자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향후 5년간 MB의 국정지표는 ‘시장경제’ ‘글로발 코리아’ ‘능동적 복지’ ‘섬기는 정부’등 다섯 가지로 표현되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국가 비전으로 ‘시장경제’에 기초한 ‘선진 국가화’를 내세우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실천전략이 상기 5대 국정지표가 되는 셈이다..
  
  
  
  
   한 마디로 ‘소모적 이념논쟁’과 ‘정치공방’을 지양(止揚)하는 가운데 창조적 ‘실용주의’를 힘써 발휘해서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구상이라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이러한 국정 구도는 ‘시장경제’를 제외하고 어느 분야이고 어디까지나 어떤 일정한 노선에도 깊이 말려들지 않겠다는 現實力學에 입각한 현실상황을 그대로 고려한, 그야말로 잡동사니를 그대로 인정하는 ‘모자이크 국정구도’가 아닌가 여겨진다.
  
  
  
  
   달리 얘기한다면, ‘시장경제’에 대해서는 확고하지만 그밖의 국정분야, 이를테면, 외교와 對北關係에 있어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사안별)로 실용주의적 입장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인데, 전체적으로 일정하고 중요한 원칙이 없음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대북 분야에 있어서는 ‘국가안보’와 ‘평화통일’과 관련해서 분명한 목소리 없이도 ‘시장경제’란 황금 송아지만 가지고 있으면,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본인의 소견에 대해서 혹자는 이의를 달지 모르겠으나,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낙점된 유 우익이란 내정자는 얼마 전에 공무원 연수원 워크숍에서 “남북 간과 남남 간의 이데올로기 시비와 공방은 불필요하다”라고 떠벌린 일과, 어제인지 그저께인지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결코 보지 않는다”라고 한 발언은 어떤 면에서 모두 일관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상기 두 발언은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 헌법상의 正統性과 正體性이 어떻게 위협받아 온 것인지를 전혀 무시한 무두뇌성(無頭腦性)의 평가로서 지난 두 정권에 대한 MB와 한나라당의 '자리매김'(orientation) 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데올로기 시비 이전에, 좋든 싫든 한 나라의 국가건설과 국가발전의 커다란 방향이 담긴 ‘큰 그릇‘이 바로 헌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 정권은 헌법이념 내지 헌법정신은 과거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알 배가 없다는 얘기와 다름 아닌지 모르겠다.
  
  
  
  
   어제인가, 총리인준 청문회 자리였다고 기억된다. 한나라당 공 성진 의원이 총리 내정자에게 “햇볕정책이란 지난 두 정권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 두환, 노 태우, 김 영삼 때도 있어 온 것이죠?”라고 유도발언을 한 것도 유 우익 내정자와 같은 맥락의 한 가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국방장관 내정자인 이 상희 씨는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는 등 ‘한미 미래동맹’의 틀을 있는 대로 흔들고, ‘작전통제권을 미국 쪽에 있는 반쪽까지 2012년까지 회수하는 일들을 두고 ’인민민주주의 주권론과 인민행복론‘으로 화답한 노 무현의 忠犬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장 자크 룻소의 ’민약론‘에 의하면, 국가라는 공동체의 출발은 국민의 ’생명‘과 관련되는 안위와 ’재산‘의 보호가 첫째 조건이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신정권이 실용주의 운운하면서 국가안보 등을 次順位로 도외시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면서 오직 ’경제 제일주의‘(“취업이 된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라는 실업자의 하소연과 일맥상통)를 오직 내세운다고 하면, 이 나라 중도와 보수 세력이 ’잃어버린 지난 10년‘의 대안으로서 MB를 선택한 충정을 배신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 나라의 양대 國本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고 한다면, 전자는 불필요한 이념논쟁과 정치적 공방이라는 회색지대에 방기된 채 오직 ‘시장경제’만 두드러지게 국정지표가 된 셈이라 하면, 그야말로 볼 짱 다 본 격이다.
  
  
  
  
   국정의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CEO 경력이 대한민국의 CEO로서의 자질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고, 그런 방향에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하지만, 경제적 국정분야에, 그러한 과거 민간 경제의 경력만으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첫째로 지난날 개발연대처럼 대운하를 제외한다면, 개발의 여지가 별로 없을 만큼 이 나라도 꽤 발전해 온 것이 현실이다. 그 대운하 사업도 ‘사업 타당성’과 경제적 전후방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일에 에너지를 쏟다보면, 진작 우리들이 10여년 내에 찾아야 할 ‘성장동력’ 찾기에 아까운 시간과 정력을 오히려 허비할 수도 없지 않아 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좋든 싫든 두뇌산업(로보트 산업), 생명공학, IT산업, 신소재 산업, 나노 산업, 신연료 개발, 약재 개발과 의료기 산업, 첨단무기의 개발(전투기) 등등 비교적 눈에 띄지 않으면서 별로 효과도 미미한 ‘기초과학’ 등의 분야에 역점을 두는 일을 포기하거나 눈길을 주지 않는다면, 차세대의 ‘성장동력’을 찾는 것은 참으로 요원한 일이 될지 모른다. 이번 ‘행정조직 개편안’을 보면, 일일이 지적하고 싶지 않지만 ‘신자유주의’에 영합하려 함인지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상당히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되는 점도 있음을 아울러 밝혀둔다.
  
  
  
  
   둘째로 ‘관치경제’(官治經濟)를 벗어나 경제 권력을 정치 손아귀에서 경제주체인 ‘기업‘과 ’소비자‘인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은 참으로 소망스러운 일이다. 그렇게 되면, ’경제적 민주주의‘ 뿐만 아니라, ’정치적 민주주의‘의 구현과 신장에도 대단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 나라는 형식적 정치 민주주의에만 묶여 이 땅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펴지 못한 것은 경제적으로 시민혁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經濟主權이 경제주체에 귀속되면, 부정부패도 그만큼 사라지리라고 본다.
  
  
  
  
   신정권은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없애고, 새로운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려는 의지는 정말 높이 산다. '金産分離'의 완화와 ‘출자총액제’ 완화는 시급한 일이다. 국가주도형’의 경제 틀이 아니라, ‘민간주도형’ ‘시장주도형’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시의적절한 일이다.
  
  
  
  
   이러한 일에는 으례 폐해가 따르기 마련이다. 대기업들이 제 세상이 온 것처럼 ‘천민자본주의’의 악폐를 노골화할지도 모른다. 자유에는 의무가 반드시 따르도록 하는 기전이 마련되어야 한다. 시장경제에서 ‘공정한 경쟁‘ 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천민(賤民)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공정거래위원회‘(Fair Trade)와 ’독과점 금지법‘의 강화와 ’反트러스트 법‘(Anti-Trust)도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
  
  
  
  
   신정권의 대통령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의 역할에 그쳐야지, 경제를 안다고 해서 경제 분야에 일일이 입질하고 관여하는 것은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경제 테크노크라트들의 사기와 창의성을 시들게 하는 첩경이 된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규모나 ’경기순환‘ 면으로 볼 때 대기업의 CEO 안목은 국가경제에 비하면, ’미시적 경제‘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대운하에 있어서도 대통령이 밀고 나가기보다 그 분야의 경제 테크노크라트 집단의 평가 결정과 집행에 맡기는 것이 앞으로 5년 동안의 다른 경제 분야의 성공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경제에 있어서 괄목할만한 성취를 보이고 싶더라도 국제경제의 환경변화와, 유가와 원자재가의 폭등과, 그밖에 국내적인 요인으로 물가폭등 등등 얘기치 않던 어두운 일들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에게 ‘겸손’을 권하고 싶다.
  
  
  
  
   끝으로 경제 분야가 아닌, ‘인재 등용’에 대해서 몇 마디 하고 싶다. 지난 노 무현 정권의 ‘코드 인사’(노 무현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한다는)는 말 뿐이고 실제로는 ‘회전문 인사’ ‘돌려 막기 인사’에 가까웠다. 그 폐해는 실로 막심했다. 이념적인 패걸이들과 백수건달들을 요직에 앉힘으로써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되기 일쑤였다.
  
  
  
  
   그런데 MB가 청와대 수석보좌진과 비서관 진용과, 15부 2처의 장관을 낙점한 내정자들을 보면, MB의 태생적(胎生的) 한계를 넘지 못한 듯한, 그런 인상을 주는 것은 모처럼 신정권의 출발을 위해서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시중에 나도는 얘기로 “고서영강”이라는 말이 있다. 고려대 출신, 서울대 출신, 영남 출신, 강남 땅부자 출신들이 “요직을 다 말아먹었다”는 빈정거림이다. 장관 내정자 가운데 병역 의무를 치르지 않은 자가 약 30%, 평균 자산이 약 40억, 이 춘호 여성부장관은 전국 각지에 부동산 소유가 40건이나 된다.
  
  
  
  
   박 은경 환경부장관 내정자는 시가 10억원이 넘는 ‘절대농지‘를 보유하고 있는가 하면, 문화공보부 유 인촌 내정자는 ’전원일기‘의 농촌 배경의 소박한 생활의 면모를 보여 왔지만, 총자산의 규모가 140억원이 넘는다는 것도 놀랍거니와 미안한 기색은커녕 “배 용준을 보라”고 오히려 큰 소리를 치고 있는 데서 우리를 놀라게 한다.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으로 내정된 박 미석은 논문 표절 시비에 휘말려 있다. 많은 내정자들이 투기를 하지 않았다고 하면, 주로 소박하게 살아가는 학자들이 땅 부자가 될 이유가 없지 않는가?
  
  
  
  
  노 무현 정권과 각을 세웠던 강남 땅 부자들을 한 곳에 일렬로 모아 둔 느낌도 없지 않다. 이 모든 것들은 MB가 ‘여의도 정치’의 벽을 넘은 바람직한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당과 협의해서 걸맞은 인물들을 모색했다면, 이렇게 비참한 상황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느낌도 없지 않다. 그리고 資産 소유실태에 있어서는 노 무현 정권에 협조를 구하였다면, 이렇게 씁쓸한 결과를 빚었겠는가?
  
  
  
  
   하지만, 인사 코드에 있어서 그러한 미숙을 그야 말로 ‘미숙’ 자체에서 탓할 수도 있겠으나, 어떤 면에 있어서는 MB의 국정철학이 원만하지 않은 데서 오는 태생적 편기성(偏奇性)에서 연유하는 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좋게 말하면, 줏대가 세다는 뜻도 되겠지만, 나쁘게 말해서 ‘고집통’으로 보이는데 박 정희, 김 영삼, 김 대중, 노 무현 등등의 인물에서 볼 수 있는, 국정에 별로 좋지 않은 결과나 효과를 불러오는 퍼스낼리티라고 볼 수도 없잖아 있겠다.
  
  
  
  
[ 2008-02-24, 20:5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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