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빠진 保守·右派에게
'애국적 가치'는 여전히 절실하다.

金成昱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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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교체 이후 保守·右派는 힘이 빠진 것 같다. 左派정권을 끝장냈으니, 이제 「북한해방」과 「자유통일」의 비전을 향해 나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몇 안 되는 愛國매체, 愛國단체들도 후원이 끊기자 활동을 접고 있다. 정권교체 이후 새로운 아젠다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保守·右派 지식인들도 싸움을 정리하고 있다. 전쟁은 끝이 났고, 승리는 쟁취했다는 식이다. 「極右」로까지 불리던 한 신문사는 기자에게 『더 이상 좌파를 비판하지 말라』며 충고했다. 다들 李明博 대통령의 입각 제의를 기다리는 조선조 선비의 모습으로 돌아가 버렸다.
  
  『애국적 가치(愛國的 價値)』를 지향하기란 애당초 쉽지 않은 일이다. 「성공(成功)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게 옳은 것」이란 자본주의 페러다임 아래서 『愛國』 이란 사교(邪敎)의 폐쇄적 교리(敎理)처럼 치부되기도 한다. 기자는 여럿 되던 동창회·동문회 모임을 폐(閉)한 지 오래다. 딱히 좌파랄 것도 없는 평범한 30~40대 선후배들에게 기자의 직업과 활동을 소개하면, 나오는 반응은 『극우』『수구』『꼴통』『기득권』 등등이다.
  
  기자는 7년 여 保守·右派 기자생활을 하면서 똘똘한 후배 여럿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남은 사람은 한 사람 정도다. 다들 생계도 보장이 안 되고, 주변의 조롱까지 받아야 하는 현실에 짓눌려 이곳을 떠났다. 『애국(愛國)』을 『출세(出世)』의 수단으로 삼는 자칭 保守·右派에 환멸을 느끼며 떠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당신들은 희망 없는 일을 하고 있다』, 『좌파건 우파건 기득권 싸움』이라는 허무적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애국적 가치(愛國的 價値)』는 여전히 절실한 과제다. 더욱 절박한 순간은 체제가 변태(變態)되는 순간이다. 나라를 만들어야 할 때, 후진국(後進國)이 중진국(中進國)으로 도약할 때, 중진국(中進國)이 선진국(先進國)으로 비약할 때이다.
  
  건국 당시 이승만을 비롯한 독립지사들이라는 애국세력이 있었고, 근대화 당시 애국심에 불타는 박정희와 군부 엘리트가 존재했다. 그러나 이후 이 땅엔 애국적 가치를 지향하는 국가주도세력이 사라졌다. 대한민국이 여전히 선진국에 들어서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대한민국이 선진국(先進國)이 되려면 애국자들이 나와야 한다. 『누워서도 나라 생각, 앉아서도 나라 생각, 노래할 때도 나라, 읊조릴 때도 나라이며, 웃을 때도 나라이고, 통곡할 때도 나라』인 사람들이 나와야 한다. 그런 애국자들이 나와야 북한동포를 해방하고, 자유통일을 이루며,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도약시킨다. 고아와 과부와 가난한 이웃을 돕고, 죽어가는 자들을 살릴 수 있다.
  
  지난 5년 혹독한 훈련 속에 풀뿌리 같은 애국자들이 나타났다. 이대로 사라져 버리면 10년의 수행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소수(少數)지만 이들이 주동이 돼 봄마다 씨앗을 틔워야 한다.
  
  10명의 애국자가 50명이 되고, 다시 100명, 1000명이 돼야 한다. 「나 하나의 출세(出世), 나 하나의 권세(權勢), 나 하나의 안일(安逸), 나 하나의 쾌락(快樂)」이 아니라 이 나라를 위해 죽겠다는 애국자들이 이제는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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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 「이태리 건국 삼걸전(양계초 著, 신채호 譯)」에 나오는 신채호의 序文]
  
  : 이태리 건국 삼걸전은 1907년 신채호가 번역한 이태리를 통일시킨 카부르 마치니 가리발디 영웅전이다. 신채호의 역사관이나 후기 정치적 스탠스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망해가던 조선조를 바라보며 국민국가를 열망하던 그의 애국적 파토스는 한번쯤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 소개한다.
  
  無涯生(신채호의 호)은 말한다. 위대하구나 애국자여! 장하구나 애국자여! 애국자가 없는 나라는 지금은 비록 强(강)하다고 해도 분명 弱(약)해질 것이며, 아무리 繁盛(번성)하고 있다 해도 반드시 衰弱(쇠약)해질 것이며, 興(흥)하고 있다 해도 마침내 亡(망)할 것이고, 살아 있다 해도 필시 죽게 될 터이니.
  
  애국자가 있는 나라는 지금은 비록 弱(약)하다 해도 필시 强(강)해질 것이며, 衰弱(쇠약)하다 해도 繁盛(번성)할 것이며, 亡(망)했다 해도 반드시 興(흥)할 것이며, 죽었더라도 마침내 살아날 것이니,
  
  지극하구나 애국자여! 성스럽구나 애국자여! 그 나라 한 치의 땅도 애국자의 팔다리와 손발로 開拓(개척)되지 않은 바 없으며, 그 나라 한 사람의 백성도 애국자의 마음과 피눈물로 기르지 않은 이 없구나. 산하의 풀 한 포기 바다 밑의 물고기 한 마리도 애국자의 精神(정신)과 氣魄(기백)으로 기르지 않은 것이 없고, 지상의 먼지 한 톨 강변의 모래 한 알도 애국자의 자애로운 마음이 가여이 여기는 마음으로 莊嚴(장엄)하게 되지 않은 것이 없으니, 그 외 조그마한 微物(미물)에서 거대한 萬物(만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것들이 오직 이 애국자의 애국심으로 북돋우고 빚어낸 것이었구나.
  
  아아, 애국자여. 그는 하늘이 내린 천사이며, 이 세상의 살아 있는 부처이며, 북녘 땅의 봄소식이며, 가뭄 속의 천둥이며, 피안의 세계에 이를 수 있는 나룻배임, 깊은 밤 깨달음의 목탁 소리인져! 그렇지 않다면 그 염원이 어지 이처럼 끝이 없고, 그 공덕이 어찌 이처럼 크겠는가.
  
  무애생은 말한다. 애국자는 어더해야 하는가. 그 입으로만 애국, 애국하면 애국자인가 그 붓으로만 애국, 애국하면 애국자인가. 무릇 애국자는 그의 뼈, 피, 피부, 얼굴, 머리카락까지 모든 것이 오로지 애국심으로 이루어졌을 따름이니 그런 까닭에 누워서도 나라 생각, 앉아서도 나라 생각이며, 노래할 때도 나라 읊조릴 때도 나라이며, 웃을 때도 나라이며 통곡할 때도 나라이다.
  
  잠들어 있거나 깨어 있거나 간에 모든 행동에 나라가 따르고 기쁨, 슬픔, 즐거움, 근심도 나라에서 비롯되니 그 한 몸 희생하여 백골이 塵土(진토)되더라도 한 조각 나라를 위하는 정신은 우주에 가득 차매 위로는 해와 달을 꿰뚫는 도다. 그 마음 희디 희고 그 피 붉디 붉고 그 믿음 언제나 변치 않으며 그 열정 태양이 내려와 터지는 듯하구나.
  
  그러므로 발분하여 붓을 휘둘러 크게 외치면 하찮은 돌멩이라도 일어나게 되고, 칼을 뽑아 들고 크게 외치면 썩은 뼈라 할지라도 살아 꿈틀댈지니. 비록 마귀의 자손, 마귀의 무리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해도 반드시 애국자의 눈앞에서 한낱 백기를 흔들 뿐이로다.
  
  위대하구나 애국자여, 성스럽구나 애국자여, 대개 애국자는 이와 같거늘 혹 한가한 기분에 소일거리로 붓을 놀리고, 명예를 얻으려는 교묘한 계책으로 세 치 혀를 놀려 나불 나불대면서 스스로를 애국자라 말하니. 僞善者(위선자)여! 나는 아무 말하지 않으련다.
  
  무애생은 말한다. 우리나라 이천만이 번성하여 이천억 이천조에 이른다 해도 내가 축하할 바가 아니다. 내가 축하할 바는 오로지 우리나라에 애국자가 있는 것일 뿐. 우리나라 삼천리가 삼만 리 삼 억 리로 넓어지는 것도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단지 우리나라에 애국자가 있는 것일 뿐,...애국자가 없다면 열강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통에 皮肉(피육)이 녹아 없어지고 도륙의 칼날에 베어져 고통이 심할지니 그 누가 보호하고 그 누가 구제하리오.

  
  
출처 : 프리존
[ 2008-04-06, 21:4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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