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에서 이명박, 박근혜에게 대승
박근혜는 자신도 살고 대한민국도 살고 북한주민도 살고 친박도 살고 한나라당도 살고 이명박도 사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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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도나도 18대 총선의 최대 승리자는 박근혜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모진 바람이 불어도 박근혜 장군의 뒤에 턱 버티고 설 호위무사는 안팎 다 합해야 60여 명밖에 안 된다. 반면에 멀리 한 점 구름이 살랑 바람에 일렁거려도 쪼르륵, 성큼성큼 또는 슬금슬금 몰려가 이명박 황제의 앞뒤를 에워쌀 근위대는 120여 명이다. 60의 두 배다. 17대 총선에서는 121명의 호위무사가 일벌들이 여왕벌을 에워싸듯이 박 다르크를 에워쌌다. 환호작약하던 153명의 탄돌이들도 감히 박 다르크 근처에는 얼씬도 못했다. 당시 이명박 한성판윤의 심복도 기꺼이 박 장군의 말석 호위무사를 자처했었다. 17대 총선의 최대승리자는 단연 박근혜였던 것이다.

 

 한 줌밖에 안 되던 열우당이 헌법을 유린, 무단으로 국회를 농성 점거하여 국민을 선동하고 헌법재판소를 협박한 덕분에 152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두었지만, 그들 중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입 방정 때문에 푸른 집에서 쉬고 있던 빛 잃은 태양을 중심으로 돌던 위성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자유민주를 탄핵하며 가당찮게도 피를 토하듯 신성한 애국가를 부르던 정동영과 김근태와 이해찬이 그들의 또 다른 태양이었다. 노무현과 이들 셋이 그 후로 권력을 나눠가졌던 것이다. 노 상병 구출 작전에 성공한 세 훈구 대신은 일찌감치 차기 대권에 대한 야심을 드러내고 정부와 당에서 각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처녀 장군과 차례로 일합을 겨루었지만, '40 대 0'이라는 대한민국 헌정사상 유례없는 참담한 패배를 거듭했다. 총리의 각진 턱도, 당대표의 포커 페이스도, 통일장관의 화려한 세 치 혀도 가녀린 붕대손이 한 번 번쩍 하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왜? 상승장군의 깃발 아래 엄정한 열과 오를 갖추고 있던 소총수 121명이 명문귀족의 화려한 깃발 아래 초현대식 무기로 무장한 황제군의 오합지졸을 단숨에 여럿으로 갈라 친 다음 하나하나 찍어서 집중사격을 가하여 초토화시켰기 때문이다. 

 

 상승장군 박근혜가 천만 뜻밖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졌다. 내부의 적에게 무너진 것이다. 그것도 수학에서는 이겼지만, 마술에서 졌기 때문이었다. 전자공학에는 등가(等價)의 수치에 곱하기 6이란 게 있을 수 없었지만, 경영학에서는 그런 게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진작 그녀는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판을 깨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 121 호위무사에게 각자의 길을 열어 주고 더 이상 그들을 보듬고 챙기지 않는 사이에 그들과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엉거주춤 나중에는 슬금슬금 조직의 귀재에게 우르르 자신들의 미래를 맡겼던 것이다. 설마 했지만, 현실은 냉엄한 것, 늘 설마가 머리 한 올 차이로 개인도 잡고 회사도 잡고 국가도 잡는다.   

 

 이명박은 일대 일로 맞서면 깊이를 알 수 없는 박근혜의 내공 때문에 숫제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그는 가공할 외공과 화려한 초식과 그물 조직으로 맞섰다. 대통령 당선자가 부상당한 호랑이 박근혜를 그물 속에 가두기 위해 슬슬 총리직을 흘리다가 나중에는 슬쩍 정식으로 제안했지만, 상대방은 단호히 거부했다. 문제는 18대 총선. 만약 붕대손이 마음껏 전국을 누비게 내버려두면, 개헌선도 능히 확보할 수 있음을 알았으되, 권력의 속성상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되면, 당과 국회는 그녀의 치마폭에 들어가기 십상이다. 그건 요 임금이나 순 임금도 용납할 수 없다. 황제가 굳이 리모컨을 누르지 않더라도 황제보다 붕대손을 더 두려워하는 야심가들이 당에는 즐비했다. 공정(公正)의 연막을 피우는 것으로 이심(李心)은 충분히 전달되었다.   

 

 예상대로 크게 '속은' 붕대손은 전투복장을 갖춰 입고 법률의 전당 앞에서 진군 명령을 내렸다. 이 때부터 18대 총선에서는 오로지 친박(親朴)이냐, 반박(反朴)이냐! 이 소프라노 선율만이 뭇 소리를 압도하여 하늘 높이 날았다. 그러나 이미 예전의 121명 호위무사는 뿔뿔이 흩어져서 주위에는 불과 몇 명밖에 없었고, 멀리 외곽에서 필기단마로 짓쳐 들어오는 무리는 형세가 너무 외로웠다. 그나마 원칙의 그물에 스스로 갇혀서 막강 내공을 실어보낼 붕대손을 치켜들 수도 없었다. 충직한 일벌들의 벌떼 공격으로 친위 쿠데타 주동자들을 하나하나 낙마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태양이 건재하는 한 위성은 언제든지 만들 수 있는 것, 황제는 내심 기대했을 압승은 아니지만 120 대 60 더블 스코어의 대승을 거두었다. 최대의 승리자는 이렇게 담담히 말했다.
--국민이 정치인을 앞서갑니다.
--친박(親朴)은 몰라도 친이(親李)는 없습니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타협과 통합의 정치를 펴면서 경제 살리기와 민생 챙기기에 매진하라는 준엄한 (국민의) 명령입니다. 감사합니다. (미국에 잘 다녀오겠습니다.)

 

 쫓겨난 외부세력과 합쳐 세력을 키우려는 30여 명 백의장군의 무리(親朴=반역)도 황제의 우산(愛國) 아래 들어오든지, 감히 반역을 꿈꾸려거든 보따리 싸도 좋다는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더 이상 중원의 사슴을 쫓던 일개 장군의 깃발(親李)이 아니라, 잡은 사슴을 골고루 나눠 주는 황제의 우산(愛國) 아래 제 발로 들어오면 '타협과 통합'이요, 그렇지 않으면 '역모와 반역'이라는 무서운 뜻이 담겨 있었다. 외부세력도 들어오려면 반드시 개인의 자격으로 황제의 우산 아래로 들어와야지 백의 장군의 깃발 아래로 들어가면 절대 안 된다는 뜻도 담겨 있었다. 이제 다수당도 확보했으니까 오로지 경제, 경제를 외치며,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 없는' 자들이 지리멸렬하길 느긋이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차하면 여야를 아울러 정계개편하겠다는 심모원려도 보일 듯 말 듯 내비쳤다.

 

 붕대손은 다시 침묵 모드에 들어갔다. 과연 그녀는 살아날까? 전투가 아닌 전쟁에서 승리할까?    

 

 방법은 있다. 장군 자신과 호위무사의 신뢰와 원칙을 국민과 국가의 신뢰와 원칙으로 바꾸면 된다. 그러면 자신도 살고 국가도 살고 한나라당도 살고 이명박도 산다. 

 

 한나라당의 당헌과 당규가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의 자유민주와 시장경제, 이것이 신뢰요 원칙이다. 자유민주는 남북 양쪽에서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비핵개방3000으로 이름만 살짝 바꾼 햇볕정책으로 2000만 북한 주민의 신뢰를 여전히 얻지 못하고 있고, 아직도 박물관 입구에서 서성거리는 유명무실 국가보안법으로 4800만 대한민국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통민당과 민노당만이 아니라 한나라당 안에도 햇볕정책을 유일한 대북정책으로 생각하고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의 칼집에 넣는 것이야말로 민주요 진보요 통일이라고 확신하는 무리가 수두룩하다. 남경필, 원희룡, 이재오 등 위장우파가 바로 그들이다. 북한인권이라면 먼 산 쳐다보고 미얀마 인권이라면 바싹 다가서는 자들에게 자유민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정권교체의 말만 요란했지, 시장경제의 원칙도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는다. 생필품 가격 통제라든지, 신혼부부(국민 대부분이 언젠가는 결혼하니까 전 국민이 대상)주택 선심이라든지, 작은 정부라는 명목으로 기껏 미래 성장동력이요 시장경제의 엔진인 과학기술만 질식시키는 부서 통폐합이라든지, 대선 공약이라는 면죄부를 내세워 각종 단기적 경기부양정책을 밀어붙인다든지, 등등 인기영합주의가 여전히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박근혜는 자신도 살고 대한민국도 살고 북한주민도 살고 친박도 살고 한나라당도 살고 이명박도 사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 선거도 끝났으니, 자신을 해바라기하고 있는 친박연대당의 이름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공당에 개인의 이름이나 성이 들어가는 것은 동서고금에 없는 일이다. 좋은 이름이 있지 않은가. --천막당!

 

 박근혜는 또한 자신의 곁에도 자유민주의 신뢰와 시장경제의 원칙에 어긋나는 자들이 있는가 면밀히 살펴보고 그들을 멀리 하거나 올바르게 돌려세워야 한다. 어차피 숫자로는 안 된다. 일당백으로 정예화해야 한다. 남북의 7천만뿐만이 아니라 인류 65억이 자유민주와 시장경제의 깃발이 선명하면 마음을 열고 기회만 되면 일시에 모여든다. 오늘의 고단한 소수가 내일의 압도적 다수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자유민주와 시장경제가 화려하게 꽃핀 서울올림픽 후 불과 2,3년 사이 그 무시무시하던 공산권이 일제히 무너진 것이 좋은 예이다.                  (2008. 4. 16.)

 

 

 

 


 

[ 2008-04-16, 16:2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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