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돈이 부족합니다" 소리에 낯붉히기도
脫北者가 바라본 남조선/교통카드‘어쩌면 저렇게 사람보다도 더 정확할까?’

김춘애(자유북한방송)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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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자가 바라본 남조선’ 시간 진행에 김춘애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도 前시간에 이어 ‘교통카드’에 대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제가 이곳 서울에 온 첫날 제일 먼저 은행에 가서 만든 것은 저축통장이 아니라 교통카드였습니다. 집을 나설 때도 항상 교통카드부터 챙깁니다. 언제인가 저는 남편과 함께 작은딸의 결혼 준비 때문에 평택으로 향했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마을버스를 타고 개봉 지하철역에 내려 다른 지하철로 갈아탔습니다. 버스에서 내릴 때와 지하철을 갈아탈 때, 차표를 내거나 교통 요금을 내는 전자기계에 교통카드를 갖다 댑니다.
  
  그러면 기계에서는 '감사합니다. 환승입니다' 라는 말이 초롱초롱하게 울려 나오는 동시에 카드의 잔금까지 찍혀 나옵니다. 오늘은 웬일인지 이 인사가 저의 귓전에 새삼스레 들려왔습니다. 사실 매일같이 버스와 전철을 타면서도 신기했었습니다.
  
  얼마만큼 가면 기본요금에 교통요금 100원이 더 첨부되고, 또 더 멀리 가면 200원이 첨부되고…우리가 평택 전철역에 내렸을 때는 1500원이 더 첨부되었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어쩌면 저렇게 사람보다도 더 정확할까?’ 참 신기하다고 했더니 남편은 이렇게 설명을 해줬습니다.
  
  교통카드 안에 반도체 칩 같은 것이 있어 검사장치를 통과하면 자동으로 신호를 보낸다는 겁니다. 그리고 검사장치는 지하철이나 버스요금을 정산하는 중앙 컴퓨터와 연결돼 있어 누가 어디서 탔고 어디서 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래서 돈이 더 첨부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같은 원리로 버스나 지하철도 교통카드를 가진 승객이 새로 타는 것인지 환승, 즉 갈아타는 것인지도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은 서울의 지하철 노선은 8개나 되고, 하루에도 570만 명의 유동인원이 움직인다는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저는 신기해서 어떻게 그렇게 당신이 잘 아는가고 물었습니다. 남편은 처음 이곳 한국에 왔을 때 지하철 공사장에서 일했는데 그때 주워들은 얘기라고 했습니다.
  
  저에게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교통카드와 얽힌 이런 기억이 있습니다. 교통카드를 찍고 버스에 올랐는데 기계가 ‘잔돈이 부족합니다’ 하는 겁니다. 조금 창피했습니다. 쫑알쫑알 저렇게 다른 사람까지 다 들리게 크게 말하는 전자기계를 속으로 한참을 욕했습니다.
  
  하여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버스나 전철을 탈 때면 잔돈이 얼마인가부터 살펴보는 것이 습관이 돼버렸습니다. 내 고향 평양에도 마분지로 된 기차 통근권이나 버스 통근권이 있었고, 지금도 저의 입에서는 통근권이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올 때도 있습니다.
  
  기차 통근권은 평양에서 승호리나 강동에 있는 사람들이 평양시내 공장, 기업소에 출퇴근 하는 통근생들이 주로 쓰고 있으며, 기차를 탈 때마다 안내원이 개찰구에 나와 지켜서서 아침 출근시간과 저녁 퇴근시간을 맞추어 까만 연필로 표시를 해주거나 기계로 찍어주고 있습니다.
  
  또 지하철은 10전짜리 동전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그 동전을 바꾸려고 줄을 서야 합니다. 지난날에는 버스 통근권을 가지고 차장들에게 보여주고 버스를 탔지만, 제가 탈북하기 전 에 버스표가 새로 나와 기업소나 공장에서 출근날짜에 따라 공급해주었고 버스를 탈 때마다 한 장씩 뜯어 통에다 넣고 버스나 지하전철을 탔습니다.
  
  그러나 이곳 남쪽에는 이제 직접 돈을 내고 타거나 지하철 표를 사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교통카드를 이용하는데, 평양의 장성택이 이곳 서울에 왔다가 교통카드를 보고 놀랐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정말 첨단과학으로 만든 신기한 장치입니다.
  
  교통카드도 여러 가지로 되어 있습니다. 수시로 충전해서 내가 넣어놓은 돈 만큼 쓰는 선불 교통카드, 또는 한 달 동안 사용하고 한 달 뒤에 쓴 만큼 돈을 내는 후불카드가 있습니다. 모양도 여러 가지입니다. 작은 원형으로 되어 있는 것도 있고 손전화기(핸드폰)에 달고 다니면서 쓰는 것도 있고 심지어는 손전화기 속에 내장된 것도 있습니다.
  
  이렇게 교통카드 하나도 국민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종다양하게 돼 있어 설명을 다 못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또 65세의 노인과 장애인은 이런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이곳 남한에는 발전한 컴퓨터와 반도체 기술이 이런 버스와 지하철뿐만 아니라 주민생활 전반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그 혜택으로 주민들의 생활은 점점 편리해져 갑니다. 과학으로 무기만 발전시켜봐야 우리 생활에 뭐 그리 큰 혜택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과학의 발전은 그것을 발전시킨 인간들의 생활에 도움이 돼야 진짜 잘 사용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이 시간 또 기다려 주십시오.
  
  안녕히 계십시오.
  
  
  
[ 2009-10-21, 14:0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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