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톨에 목숨거는 북한동포들
우리가 북한 체제안정 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펴며 머뭇거리는 동안 북한 동포들은 쌀 한 톨 구하려다 목숨까지 잃고 마는 상황이 되었다.

이춘근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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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6일은 김정일의 생일이며 북한당국은 이 날을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과 더불어 북한 최대의 명절중 하나로 간주한다. 바로 그날 굶주림에 지친 북한 주민들이 함경북도 부령군 고무산 역에 정차하고 있던 식량적재 열차를 탈취하기 위해 보안원들과 난투극을 벌였고, 결국 인근 군부대가 출동하여 총격전 까지 발생 했다는 기사가 보도 되었다.
  
  
  
  식량을 훔치려 했던 사람들은 고무산역 객차 및 화차대 소속 노동자들 이었다 하며 함경북도 양정국 소속 무장 호송대가 이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노동자 한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에 격분한 노동자들이 쟁기 등을 들고 호송대원을 공격 했으며 인근 보안서 요원들과 군부대가 출동해 이를 진압 했다는 뉴스다.
  
  
  
  세계 여러 나라들 가운데 왜 어떤 나라는 부자가 되었고 또 다른 나라들은 가난하게 되었나에 관한 유명한 책을 저술한 데이비드 랜즈(David S. Landes) 교수는 세상에는 3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말한다. 한 부류는 살이 찔까 걱정되어 자기가 먹을 음식의 칼로리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다. 다른 부류는 살기 위해서 먹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세 번째 부류는 자기가 다음 번 식사할 음식이 있을지 없을지조차 알 수 없는 사람들이다.
  
  
  
  같은 한반도에 살면서 남쪽에 사는 사람들은 살찔 것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되었고 북쪽에 살고 있는 형제들은 다음번 끼니를 때울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되었다.
  
  
  
  한국이 농사가 잘 되서 먹을 것이 풍부한 나라인줄 아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아주 잘못된 지식이다. 한국은 북한과 마찬가지로 국민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식량의 불과 1/4 정도를 생산하는 나라다. 나머지는 모두 외국에서 수입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국민을 충분히 먹일 수 있는 식량을 사오는데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북한과 다를 뿐이다. 또한 대한민국은 원래부터 북한보다 잘사는 나라도 아니었다. 지금부터 약 50년 전인 1961년 당시 대한민국 국민의 개인소득은 80달러에 불과했으며 이는 당시 북한주민 소득의 1/3 정도밖에 안되던 것이었다. 대한민국 보다 잘살았던 북한은 세계 최빈국이 되었고, 세계의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대열에 올라섰다.
  
  
  
  오늘 대한민국이 먹고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지리적으로 북위 38도 이남의 따듯한 지역에 위치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추운지역 나라들의 독무대였던 동계 올림픽에서 세계 5위를 할 수 있는 나라가 된 것은 결국은 우리가 채택한 정치 경제 체제의 장점에서 연유한 결과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와 동족인 북한 동포들도 한국국민 만큼 잘 할 수 있지만, 북한의 정치 경제 체제는 결국 2천만 북한 동포들을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비참한 처지로 떨구어 놓았다.
  
  
  
  북한의 식량사정이 나쁘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고 있었던 일이며 수백만에 이르는 북한 주민들이 굶어죽었다는 사실도 잘 알려진 일이다. 그러나 최근 북한에서 들려오는 처절한 소식들은 우리가 기왕에 채택했던 대북정책 및 관점들을 완전히 바꿔야 할 시점이 되었다는 사실을 강력히 시사한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과 정책 결정자들은 ‘북한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서서히 변화를 이끌어 낸다.’ 혹은 ‘북한의 급격한 변동은 대한민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들이 바로 이 같은 생각에 기초한 것이었다. 그리고 사실 북한 정권은 대한민국의 도움으로 말 그대로 ‘체제의 안정’을 유지해 올 수 있었다.
  
  
  
  그러나 김정일과 북한 집권 세력이 체제의 안전을 유지하고 있는 동안 북한 주민들은 쌀 한 톨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어야 할 비참한 처지로 몰리게 되었다.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외치면서 국민에게 배급조차 줄 수 없었던 북한 당국은 할 수 없이 주민들에게 스스로 먹고 사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했고 그 결과 장마당 자본주의가 생겨났다.
  
  
  
  그러나 장마당에서 돈을 벌고 스스로 먹을 능력을 갖게 된 북한의 주민들을 무서운 체제 도전 세력으로 생각했다. 북한의 위정자들은 작년 연말 자본주의의 싹을 잘라버리기 위한 화폐개혁 조치를 단행 했고 이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반발은 결국 북한 체제 종말의 여로를 시작케 하였다.
  
  
  
  이미 10여 년 전 간행 된 책에서 미국 학자 나콜라스 에버슈타트 박사가 한국국민들에게 호소했던 구절들을 다시 음미해 보자. “남한 사람들은 자유와 번영을 위해 오랫동안 엄청난 댓가를 치르면서 노력해 왔다. 그러나 끔찍한 운명의 장난으로 헤어진 형제들에게 그 축복을 나눠주기를 거부하기 위해 그렇게 해온 것은 아니지 않는가?” “언젠가 한국은 통일된다. 그날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를 찾아주면 불편해질 염려가 있다고 하고, 북한 주민들을 공산주의 체제아래 좀 더 신음하게 놔두는 쪽을 택했노라고 소리높이 외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우리가 북한 체제안정 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펴며 머뭇거리는 동안 북한 동포들은 쌀 한 톨 구하려다 목숨까지 잃고 마는 상황이 되었다. 이 처절함은 오직 북한 체제의 시급한 변화를 통해서만 해소 될 수 있는 일이며 그런 날이 빨리 오도록 노력해야 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출처] 이춘근 박사의 "전쟁과 평화"이야기
   http://blog.naver.com/choonkunlee/90080524768

  
  
  
  
  
[ 2010-03-19, 19:5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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