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豫斷’과 ‘예측’은 안 된다”는 李 대통령의 말은 틀렸다!
만약 李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1950년6월25일 김일성(金日成)의 북한군이 전면 남침을 전개했을 때 미국의 해리 트루만(Harry Truman) 대통령은 결단코 미군을 그렇게 신속하게 한국으로 파병하지 말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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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단’과 ‘예측’은 안 된다”는 이 대통령의 말은 부당하다
  
  
  서해 백령도 인접 해상에서 원인불명의 ‘사고’로 두 동강이 나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사건의 처리에 관한 李明博 대통령의 최근의 언급 내용은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 보도에 의하면 李 대통령은 5일 KBS1 라디오와 동영상 共有사이트 ‘유튜브’ 등을 통해 방송된 제38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이번 ‘천안함’ 침몰 사건에 관하여 “섣부른 예단과 막연한 예측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종합적으로 엄정한 사실과 확실한 증거에 의해 원인이 밝혀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얼핏 듣기에 매우 합리적인 듯 하지만 李 대통령의 이 말에는 매우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우선 제기해야 할 의문점은, 북한의 전폭적인 협조가 없는 상황 하에서, 과연 그가 말하는 “과학적이고 종합적으로 엄정한 사실과 확실한 증거에 의해 원인을 밝히는 것”이 가능할 것이냐는 것이다.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필자는 앞으로 인양되는 ‘천안함’의 함수(艦首)와 함미(艦尾)에 대한 ‘과학적’이고 ‘엄정한’ 조사를 통하여 이번 사건이 ‘북한의 소행(所行)’임이 입증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그럴 경우 북한이 그 같은 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받아드릴 것인가의 여부다. 지금 李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보면 그는 그 같은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만약 李 대통령의 생각이 그러한 것이라면 그것은 남북관계의 역사적 현실을 완전히 도외시하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생각이다. 李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도록 제대로 원인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대로 “국제사회가 납득”하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북한이 그 내용을 수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마도 李 대통령은 이번 ‘천안함’ 사건에 관해서도 남북간의 ‘공동조사’ 같은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한 남북간의 ‘공동조사’는 처음부터 현실성이 없다. 우선 북한이 그 같은 ‘공동조사’에 응할 가능성이 전무(全無)하다. 또한, 만의 하나, 북한이 ‘공동조사’에 호응하는 비현실적인 경우가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그렇게 이루어지는 ‘공동조사’는 말이 ‘공동조사’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북한에게 일방적인 ‘선전’과 ‘선동’의 무대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여 문제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리라는 것을 지난 60년 간의 남북관계가 증언해 주고 있다.
  
  우리는, 심지어 1990년대 초 舊 소련의 와해와 중국의 개혁•개방의 여파로 당시의 공산권 비밀문서가 대부분 공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여전히 6.25 남침 사실을 부인하고 적반하장(賊反荷杖)으로 ‘6.25 북침’설을 주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터무니없게도 우리 국내의 친북•좌경 세력은 물론 이른바 중도세력 가운데서도 이에 동조하는 시대착오적 현상이 일어나 적지 않은 청소년들이 그 영향으로 ‘6.25 북침’설에 현혹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북한은 1968년의 1.21 사태와 대규모 무장공비 동해안 침투 사건, 1983년의 미얀마 아웅산 묘소 폭파와 1987년의 KAL 여객기 공중폭파를 포함하여 수없이 저지른 對南 폭력 도발의 어느 하나에 대해서도 북한의 소행임을 시인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로 미루어 본다면, 이번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도, 진상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던지, 북한이 그 결과를 수용할 가능성은 영(零)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결국, 이번 사건의 진상조사는, 북한의 참여 없이, 우리측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 같은 진상조사를 통하여 李 대통령이 말하는 것처럼 “과학적이고 종합적으로 엄정한 사실과 확실한 증거”에 의해 ‘북한의 소행’임이 입증되더라도 북한이 이를 수용하고 받아드릴 가능성은 이 역시 전무하다. 그럴 경우, 가령 그 같은 진상조사를 통해 확보한 “과학적이고 종합적으로 엄정한 사실과 확실한 증거”를 들이 댄다고 해서 착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동맹외교(同盟外交)’의 포로가 되어 있는 ‘국제사회’가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대한민국 편이 되어서 북한에게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징벌을 가하는 데 동조할 가능성은 역시 없다.
  
  결국, 李 대통령이 말하는 방식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이번 사건의 진상조사는, 우리가 아무리 과학적이고 엄정한 방법으로 진행시켜서 ‘북한의 소행’임을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다 하더라도 그 결과를 가지고 북한에게 책임을 묻는 일은 결코 생겨나지 않을 것이고 거기까지 이르는 동안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유야무야(有耶無耶)로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될 것이 틀림없다. 오히려 거기까지 이르는 과정은 “전쟁보다 평화”•“좋은 것이 좋다”•“궁구막추(窮寇莫追)” 등의 궤변(詭辯)을 앞세우는 친북•좌경 세력과 일부 중도론자들의 선전•선동 무대로 이용되어 대한민국의 國論을 교란하여 사회적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만을 초래할 공산이 없지 않다.
  
  “섣부른 예단과 막연한 예측”의 배제를 요구하는 李 대통령의 발언도 우리는 납득하기 어렵다. 만약 李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1950년6월25일 김일성(金日成)의 북한군이 전면 남침을 전개했을 때 미국의 해리 트루만(Harry Truman) 대통령은 결단코 미군을 그렇게 신속하게 한국으로 파병하지 말았어야 한다. 북한은 일요일인 이날 새벽의 미명을 이용하여 전면 남침을 전개하면서 북한의 모든 매체를 총동원하여 “남조선이 북침을 했기 때문에 인민군이 이를 맞받아치고 있다”고 강변하는 선전•선동 활동을 맹렬하게 전개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만약 李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미국은 당연히 “과학적이고 종합적으로 엄정한 사실과 확실한 증거”에 의하여 북한군의 남침 사실이 입증된 뒤 미군을 한국에 투입했어야 했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되었다면 그로 인한 결과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북한군은 미군이 참전하기 전에 남한 전역을 석권(席捲)했을 것이고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大國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은 이 땅에서 자취가 사라졌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당시 트루만 대통령은 그의 ‘豫斷’과 ‘예측’에 입각하여 미국 역대 대통령이 내렸던 결정 가운데 가장 위대했던 결정을 선택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부활했고 미국은 자유세계의 맹주(盟主)로서의 위상과 위치를 확고히 하여 오늘날까지 ‘Pax Americana'의 세계질서를 유지하는 도덕적 기반을 구축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의 경우, 만약 李明博 대통령이 ‘예단’과 ‘예측’의 배제를 고집하여 ‘천안함’ 사건에 관한 필요한 결단의 타이밍을 일실(逸失)한다면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북한의 김정일(金正日)에게 앞으로도 이 같은, 아니 이보다도 더 파괴적인, 對南 폭력 도발을 되풀이해도 응징은 없을 것이라고 믿게 만드는 사실상의 면허장(免許狀)을 주고 나아가서 대한민국의 국민들로 하여금 김정일의 북한이 자행하는 도발행위에 대해 과감하게 맞설 수 있는 용기와 의지를 상실하게 만드는 비극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임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끝으로 李明博 대통령과 그의 안보 보좌관들이 이번 ‘천안함’ 사건 처리에 관한 조치를 결정하기에 앞서서 1951년부터 1952년까지 판문점에서의 한국전쟁 휴전협상 유엔군측 수석대표였던 C 터너 조이(Turner Joy) 美 해군소장이 판문점에서의 그의 체험을 토대로 하여 저술한 명저(名著) <공산주의자들의 협상기법>(How Communists Negotiate)의 결론 부분의 한 대목을 반드시 읽어 보도록 간곡히 권유하고 싶다. 조이 제독은 이 저서의 결론에서 “미국은 미국이 수용했던 내용으로는 휴전협정을 체결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술회했다. 다음은 李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들에게 읽어보기를 권유하는 대목이다.
  
  “(북한)공산주의자들과의 협상에서는 결단코 우리가 武力사용을 포기했다고 그들이 믿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들은 우리에 의한 군사력 사용이 임박했다는 위협을 실감할 때라야 그들 세계와 우리측 사이의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에 진지하게 호응하는 행태를 보여준다. 우리가 전쟁을 피하고 싶다면 우리는 그에 앞서 전쟁의 위험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북한)공산주의자들은 서방세계와의 현안 문제 해결 노력이 실패하면 그 결과로 그들의 공산제국(共産帝國)의 안보에 심각하고 급박한 위험이 발생한다고 믿게 될 때라야 비로소 현안 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그들은 결코 우리의 으름장에 기만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측(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막강한 군사력을 실제로 사용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로 하여금 믿게 만들었을 때라야 그들과의 협상에서 성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우리의 무력 사용 위협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준비와 각오가 되어 있어야 그들과의 협상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추구하는 내용의 평화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비록 더 큰 전쟁의 위험이 수반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를 감수해야 한다. (북한)공산주의자들이 전쟁을 선택할 때는 우리가 선택할 여지없이 전쟁은 기어코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끝]
  
[ 2010-04-05, 23:3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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