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티 실패하면…” '정사신 너무 야해'?
훌륭한 '한글' 가지고 외국어를 틀리게 쓰도록 강요하는 '외국어 표기법'은 없애야.

조화유(在美 언론인)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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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신 너무 야해”?
  “펜티 실패하면 물러나겠다.”
  
  미국 동포사회에서 발행되는 어느 한국어 신문이 얼마 전 내보낸 기사의 제목이다.
  얼른 보면 “미인계를 쓰다 실패하면 포기하겠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워싱턴 DC의 교육감 미셸 리(한국계 여성)의 말, 즉 워싱턴 시장 Fenty가 민주당 시장후보 경선에서 실패하여 재선되지 못하면 자신도 교육감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말을 번역한 것이었다.
  
  그런데 한국어 신문들은 한국의 불합리한 ‘외국어 표기법’에 따라 Fenty를 '펜티'라고 쓰기 때문에 “펜티 실패하면…” 같은 우스꽝스런 기사 제목이 나온 것이다. Fenty를 '휀티'라고 쓰면 훨씬 더 원음에 가까운데, 한국의 외국어 표기법은 F나 P나 똑같이 'ㅍ'으로 표기하도록 강요하고 있고, 미국에서 발행되는 한국어 신문들조차도 열심히 그 규칙을 따르고 있다. 그래서 wife(와입흐/부인)와 wipe(와이프/깨끗이 닦다)를 똑같이 '와이프'라고 쓰고 있는 것이다. 그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벌금을 물거나 처벌을 당하는 것도 아닌데도 엉터리 외국어 표기법을 따르는 이유를 모르겠다.
  
  웃기는 예를 몇 개 더 들어보자. 미국 부통령 성명은 Joseph Biden이다. 이것을 한국 신문들은 '조지프 바이든'이라 쓴다. Joseph은 '조오셉'이라고 표기하면 원음에 아주 가까운데 '조지프'라니, 정말 웃긴다. George Bush도 '조오지 붓쉬'라 쓰면 될걸 '조지 부시'라고 욕같이 쓴다. 한국서는 s와 sh를 구별하지 않고 다 'ㅅ'으로 표기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시프트'가 인기라고 하는데, 시프트가 뭔가 했더니 SHift라고 한다. shift가 영어로 변화, 전환을 뚯하기 때문에 발상의 전환이란 의미로 한국에서 장기임대주택을 SHift라고 이름 지었다 한다. SH만 대문자로 표시한것은 이 사업 건설주관사가 ‘SH건설’이기 때문이란다. 그것까지는 좋은데, SHift의 발음을 '시프트'라고 한 게 문제다. 한글로 '쉽흐트'라고 쓰면 SHift의 정확한 발음이 되지만, '시프트'라 쓰면 sift(십흐트) 즉 무엇을 '채로 걸러낸다' 또는 '가려낸다'는 뜻이 되어버린다. 이런 뜻이 장기임대주택과 아무 관련도 없음은 물론이다.
  
  한국 스포츠신문에 난 영화 관련 기사 제목에 '정사신 너무 야해'란 제목이 있었다. 처음에 나는 정사신이 어느 배우 이름인 줄 알았다. 그러나 기사를 읽어 보니 정사신은 '情事 장면' 즉 erotic scene(이라딕 씨인/에로틱한 장면)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정사 씬'이라고만 썼어도 내가 알아들었을 텐데 '정사신'이라고 했으니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씨인'을 '신'으로 쓴 것은 한국의 외국어표기법이 쌍시옷과 장모음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양순대라고 할 수 있는 식품 sausage(쏘오씨지)도 한국서는 '소시지'라고 표기한다. 실제로 발음은 '쏘쌔지'라고 하면서도 글로 쓸 때는 '소시지'라 쓴다. service(써비스)도 말할 때는 정확히 발음하면서도 글로 쓸 때는 '서비스'라 쓴다. sexy도 말로는 정확히 '쎅씨'라고 하면서 글로는 '섹시'라 쓴다.
  
  dash(댓쉬)도 '대시'라고 써서 무슨 뜻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엄연히 한글 자음의 하나인 쌍시옷을 왜 못쓰게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세종대왕께서 만들어주신 한글로는 어떤 외국어 발음도 거의 그대로 표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외국어 표기를 이렇게 틀리게 그리고 웃기게 하고 있으니, 지하에 계신 세종대왕께서 화가 나서 돌아누우시겠다. “무덤 속에 묻힌 시신이 화가 나서 돌아눕는다“는 말은 영어로 turn over in one's grave라 한다. turn over 대신 간단히 turn 또는 roll을 써도 된다. 예문을 하나 만들어 본다.
  
  A: Look at this Korean transliteration of "Joseph." Isn't it ridiculous?
  
  B: It sure is. King Sejong will turn over in his grave! The great king gave Koreans a great writing system, but his posterity doesn't seem to use it properly. What a shame!
  
  
  A: Joseph를 한글로 음역해 놓은 것 좀 봐. 웃기지 않니?
  
  B: 응, 웃기네. 세종대왕께서 지하에서 돌아누우시겠다! 세종대왕은 한국민에게 아주 좋은 문자를 주셨는데 그의 후손들은 그것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현지 원어민 발음을 정확히 몰라서 잘못 표기하는 것으로는 '미주리'(Missouri/미조오리), 록펠러(Rockefeller/라컵휄러), 루스벨트(Roosevelt/로오즈벨트) 등이 있는데, 이것들도 원음 그대로 적는 게 좋을 것이다. 미국 가서 '미주리'나 '록펠러 쎈터'가 어디 있느냐고 영어로 물으면 원어민들은 얼른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미조오리', '라컵휄러'라고 정확히 적고 정확히 발음하면 좀 좋겠는가?
  
  <조 화 유 /재미 언론인, 작가>
  http://blog.daum.net/drwyj/15620127
  
  
[ 2010-10-13, 08:4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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