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天動說을 파는 국책연구소 學者
학자가 자신이 믿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진실의 전파를 기피해야 한다고 공언(公言)한다면?

류근일(언론인)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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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국책(國策) 케이블 TV 채널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한 국책연구소 학자라는 사람과 탈북동포 한 사람이 패널로 나와 있었다. 대북 전단지 살포가 옳으냐 그르냐가 쟁점이었다. 토론의 공정성을 위해 탈북동포와 정반대의 의견을 가진 사람을 불러낸 것까지는 시비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그 학자라는 사람이 한 말의 내용은 들으면 들을수록 화가 치밀었다. 김대중 노무현 시대 이명박 시대에까지 길게 드리워 왔던 이른바 ‘햇볕’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않은 그 따분한 ‘단순재생산’이었기 때문이다.
  
  설령 ‘햇볕’의 뼈대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그 문제점과 결손부분을 시정, 보완하자는 것이었다면 그렇게까지는 화가 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말은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지금까지의 이명박 시대’에 늘어놓던 이야기의 완전한 재탕 삼탕이었을 뿐이다. 아직도 저런 소리를 하다니…어떻게 저렇게 단 한 마디, 단 한 글자도 고치지 않겠다는 조선시대 ‘주자학(朱子學)적 편집증’ 같은 것이 오늘의 실증과학 시대에 있을 수 있을까. 더군다나 적중(的中)하지 않은 가설(假說)을 기꺼이 수정 또는 폐기할 용의를 가져야 할 학자라는 사람이…
  
  대북 전단지를 자꾸 날려 보내서 북한 주민에게 진실을 알리면 김정일이 위기를 느끼는 나머지 전쟁을 일으킬 것이다, 그래서 ‘진실’은 항상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말까지 했다. 학자가 자신이 믿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진실의 전파를 기피해야 한다고 공언(公言)한다? 이건 정말 충격적인 이야기다. 정당의 정객 나부랑이들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면 “저 자들 으레 저러려니”했겠지만, 명색이 학자라는 사람이 그러는 데는 정말 화를 참기가 힘들었다.
  
  사실과 진실은 학자나 언론인 등 지식인의 입장에서는 그 어느 경우에도 덮어 둘 수 없다. 그것을 덮어둘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인해 그 발설자는 온갖 박해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의 대명천지에서 사실과 진실은 중세기 암흑시대도 아닌 마당에 억지로 덮어두려야 덮어둘 수도 없다. 특정한 나라의 국가이익에 대한 훼손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위키리크스 사건만 보아도 사실과 진실은 어떤 경위로든, 설령 썩 바람직하지 않은 과정을 통해서라도, 새어 나가게 되어 있는 게 오늘의 세상이다.
  
  이런 마당에 김정일의 죄악과 대한민국의 발전상(相)과 바깥세상의 사실-진실을 북한주민들로 하여금 알게 해 주는 것은, “무엇이 두려워서 해선 안 되는 것”이라고 아무리 떠벌려도 막을 수 없는 자연과학적인 필연 같은 것이다. 도대체 사실과 진실을 감추는 정책이라는 것이 우선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에 합치되는가?
  
  정부 당국도 아닌 시민사회 지식인계로서는 김정일의 죄악이라는 사실과 진실의 전파를 그 어떤 이유로도 유보해선 안 된다. 북한 주민에게 더 많은 전단지와 라디오와 CD와 인맥(人脈)을 동원해 그들이 사는 세상과 우리가 사는 세상에 관한, 더도 덜도 아닌 객관적 사실을 최대한 알려줘야 한다. ‘무엇인가를 위해’ 북한 주민들에게 언제까지 지동설(地動說)을 감추고 천동설(天動說)을 말해주자는 것인가?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 2010-12-11, 14:3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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