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北급변사태 논할 때 아니다
낙관하는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지고 있는 것은 생뚱맞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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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北급변사태.흡수통일 논할 때 아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 및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 가능성에 대한 낙관적인 목소리들이 갑자기 높아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북한의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일 가족 독재에 대한 비판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정보나, 북한의 엘리뜨층에 속하는 주민들의 북한탈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나라 정치권이나 언론매체들이 말하는 ‘북한 급변사태’란 김정일 가족 독재정권의 갑작스런 붕괴를 말하고, 흡수통일이란 자유민주주의체제로 남북통일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흡수통일의 실현이란 김정일 가족 독재정권의 붕괴에 뒤이어 북한의 사회주의체제까지 와해될 때 가능한 이야기다. 그러한 일이 발생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현재의 국제정세나 북한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그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각국에 있어서의 정권의 붕괴나 체제의 변혁은 그 나라가 처한 지정학적 위치와 국력의 차이에 따라 다르게 이루어진다. 중심부에 위치한 강대국에서의 정권붕괴와 체제변혁은 그 나라의 내부 사정에 따라 좌우된다. 그에 반해 주변부에 위치하면서 중심부 강대국의 후견을 받고 있는 국가에서의 정권 붕괴나 체제의 변혁은 그 나라의 내부 사정 보다는 후견국의 그 나라에 대한 정책에 따라 좌우된다.
  
  북한은 주변부에 위치하면서 중국의 후견을 받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김정일 가족 독재정권의 붕괴나 북한 사회주의체제의 와해는 북한의 내부 사정 여하에 따라 좌우되기 보다는 북한의 후견국인 중국의 북한에 대한 정책 여하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설사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일 가족독재 정권에 대한 비판의식이 의미 있는 규모로 확산되고 북한 엘리뜨층의 이반현상이 의미 있는 규모에 달했다 할지라도, 중국이 김정일 가족독재 정권의 존속을 확고하게 지원하는 한 김정일 가족 독재정권의 붕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또 김정일 가족 정권이 붕괴된다 하드라도 중국이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 유지를 확고하게 지원하는 한 북한에서 사회주의체제가 와해되는 사태는 일어날 수 없다.
  
  중국의 행태에 비추어볼 때, 중국은 적어도 현 단계에서는 북한에서 김정일 가족 독재정권이 유지되는 것이 중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은 설사 김정일 가족 독재정권이 붕괴되더라도 북한의 체제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변혁되는 것은 중국의 존망을 걸고 저지하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이러한 입장이 변하지 않는 한, 그리고 중국의 국력이 극적으로 약화되지 않는 한 김정일 가족독재 정권이 가까운 장래에 붕괴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물론 김정일이 사망하고 김정은 집단이 북한의 상황을 통제하기 어렵게 된다면 중국의 입장이 달라져서 북한의 정권 변화를 방관·유도할 수 있다. 그럴 경우라도 중국의 기존 입장이 변하지 않고 중국의 국력이 극적으로 약화되지 않는 한 북한의 사회주의체제가 와해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까운 장래에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머지않은 장래에 흡수통일이 이루어질 것처럼 낙관하는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지고 있는 것은 생뚱맞은 일이다. 이런 비현실적 낙관론은 단지 생뚱맞은 것에 그치지 않고 자칫 잘못하면 우리 정부의 대북한 정책과 우리 국민의 대북한 대응자세를 부적절한 방향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북한의 급변사태와 흡수통일에 대해 준비하는 엉뚱한 노력을 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가까운 장래에 북한이 또다시 군사적 도발을 자행할 경우 그에 대해 즉각적이고도 강력하게 응징할 수 있도록 준비를 단단히 하는 노력에 집중할 때이며, 그와 병행하여 북한을 진정한 남북평화의 실현에 동조하도록 유도하는 노력을 전개할 때이다.(konas)
  
  양동안(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http://blog.daum.net/pre-agora)
  
  
[ 2010-12-31, 22:4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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