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질지도
1년이나 2년 안에 중국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김정일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글자 작게 하기
  • 글자 크게 하기
 

   

 이명박 정부는 꾸준히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했다. 김정일은 이에 대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응답했다. 금강산 관광객 살해(2008/07), 임진강 피서객 살해(2009/09), 개성공단 인질(2009/03) 또는 통행제한(2008/12), 제2차 핵실험(2009/05), 대청도 해전(2009/11), 천안함 폭침(2010/03), 연평도 포격(2010/11) 등으로 김정일은 이명박 정부의 야심찬 <비핵개방3000>을 구멍 숭숭 벌집으로 만들었다. 딱 한 번을 제외하고 그때마다 이명박 정부는 말을 아꼈고 미적거렸고 여론을 살폈고 등이 떠밀렸다.

 

 딱 한 번의 예외는 대청도 해전이다. 대한민국 해군은 제2차 연평해전의 ‘져주기’ 패전 이래 절치부심하다가 개정된 교전수칙에 따라 침략자를 시원하게 격퇴했다. 김정일은 발끈했고 앙심을 품었다. 악마는 쥐도 새도 모르는 작전을 준비했다. 한국의 박정희파는 따돌리고 한국의 김대중파와 중국의 모택동파는 각각 대변인부대와 박수부대로 끌어들이는 작전은 쥐도 새도 살지 못하는 바다의 물밑에서 감행되었다. 그 당시에 이명박 정부는 물밑 남북접촉의 소문을 솔솔 퍼뜨리던 중이었다. 남북정상회담이 2차 핵실험에 의해 물밑으로 가라앉았다가 대청도 해전 승리 덕분에 자연스럽게 물위로 떠올랐다고 보았을 것이다. 청와대 안보수석은 2010년 3월 ‘리명박 역도’에 대한 아가페적 응답으로 ‘김정일 위원장께서, 후계자로 내정되신 분’이라고 극존칭을 쓰면서 남북정상회담에 깔 붉은 양탄자를 슬쩍 내비쳤다. 웬걸, 며칠 후 천안함이 쥐도 새도 모르게 격침되었다. VIP 메모와 ‘특이동향 없다’는 독점적 예단으로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이 물 건너가는 것에 대해 진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2010년 두 번의 도발로 대한민국을 사분오열시켜 순치(馴致)시키는 한편, 김정일은 뒤뚱뒤뚱 아픈 몸으로 천 리 만 리 먼 길을 개의치 않고 중원의 천자를 두 번이나 알현하고, 청와대에 미리 알려 준 대로 내정된 후계자를 제3대 악마로 공식석상에 내세웠다. 조선성장(省長)은 천자를 대신하여 중화주의의 최대 걸림돌인 미국을 은근히 협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 미국인은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보고 입이 딱 벌어졌다. 2011년에 접어들자마자, 김정일은 대화의 손을 내밀며 평화의 하얀 깃발을 내걸었다. 형식적 승강이에 이어 바로 2011년 2월 남북군사회담이 합의되었다. 참고로, 남북정권의 가교가 될 극존칭 인물은 야당의 은근한 지지에 힘입어 외교부장관으로 승진했다.

 

 2011년 1월 18일부터 21일 사이에 중국의 호금도가 미국의 오바마를 찾아갔다. 41개항의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그 중 제18항이 한반도 문제다. 아래에 영문과 중문 모두 실었다. 한역(韓譯)은 중문을 토대로 삼았다.

 

 

18. 중국과 미국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한다. 이는 2005년 9월 6자회담에 합의한 9.19공동성명과 그와 관련된 UN안보리 결의에서 강조한 바 있다. 양국은 최근의 사태발전이 한반도 정세에 긴장을 몰고 왔다는 것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계속 긴밀하게 협조하겠다고 다짐했다. 중미는 조선반도의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한(朝韓)의 진정성 있고 건설적인 대화가 중차대한 진전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동북아지구의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비핵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서 중미 양국은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유효한 조치가 필요하며 6자회담의 9.19공동성명에 담긴 기타 내용을 전면적으로 실현해야 할 것이다. 이런 배경 아래 중미는 조선이 주장한 우라늄농축계획에 대해 우려한다. 양국은 6자회담의 9.19공동성명과 그에 관련된 국제의무와 합당한 행위에 어긋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양국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과 최대한 빨리 6자회담을 재개하여 이런 저런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18.中美一致认为,正如六方会谈“九·一九”共同声明和联合国安理会相关决议所强调,保持朝鲜半岛和平稳定至关重要。双方对近期事态发展导致半岛局势紧张表示关切。双方注意到两国在半岛问'064;上保持了密切合作。中美强调改善半岛南北关系的重要性,都认为朝韩开展真诚和建设性对话是非常重要的一步。鉴于半岛无核化对维护东北亚地区和平与稳定至关重要,中美双方重申,有必要采取切实有效步'588;实现无核化目标,并全面落实六方会谈“九·一九”共同声明中的其他承诺。在此背景下,中美对朝鲜宣称的铀浓缩计划表示关切。双方反对所有违反六方会谈“九·一九”共同声明和相关国际义务和承诺的活动。双方呼吁采取必要步'588;,以尽早重启六方会谈进程,解决这一问'064;及其他相关问'064;。

 

18. The United States and China agreed on the critical importance of maintaining peace and stability on the Korean Peninsula as underscored by the Joint Statement of September 19, 2005 and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Both sides expressed concern over heightened tensions on the Peninsula triggered by recent developments. The two sides noted their continuing efforts to cooperate closely on matters concerning the Peninsula. The United States and China emphasized the importance of an improvement in North-South relations and agreed that sincere and constructive inter-Korean dialogue is an essential step. Agreeing on the crucial importance of denuclearization of the Peninsula in order to preserve peace and stability in Northeast Asia, the United States and China reiterated the need for concrete and effective steps to achieve the goal of denuclearization and for full implementation of the other commitments made in the September 19, 2005 Joint Statement of the Six-Party Talks. In this context, the United States and China expressed concern regarding the DPRK’s claimed uranium enrichment program. Both sides oppose all activities inconsistent with the 2005 Joint Statement and relevant international obligations and commitments. The two sides called for the necessary steps that would allow for early resumption of the Six-Party Talks process to address this and other relevant issues.

 

 

 

 전체적으로 미국보다 중국의 입장이 반영되었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영어로는 recent developments(최근의 사건), 중어로는 近期事态发展(최근의 사태발전)으로 중립적으로 곧 중국식으로 표현되었다. '남북'을 미국은 North-South(북남)으로 표현했는데 이것은 영어의 일반적인 표현이니까 별 뜻이 없지만, 중국이 조한(朝韓)이라고 명시한 것은 한반도를 조선반도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관행을 넘어선 친북의 속내가 드러난 말이다. 9.19공동선언은 2005년의 일이고 이를 보란 듯이 위반한 북핵 1차실험은 2006년 10월이다. 공동선언을 어기고 6자회담을 파탄 낸 당사자인 북한에 대한 책임추궁이 전혀 없다. 그냥 6자회담을 새로 열어야 하니까, 남북이 빨리 대화하라고 촉구한다. 우라늄농축은 두 차례의 핵실험에 이은 제3차 핵위기의 발단이 되는데, 이것도 북한이 ‘주장한(宣称的 claimed)' 것이라고 하여 북한이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했다.

 

 김대중에 의해 두 손 두 발이 다 묶인 참수리호가 2002년 6월 29일 월드컵 3.4위 결정전이 벌어지던 날 격침됨으로써,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6.15공동선언은 자동적으로 폐기되었다. 그럼에도 애오라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6.15공동선언을 대한민국의 헌법 위에 두었다. 김정일은 스스로 깬 6.15공동선언을 북한노동당 당규보다 아래에 두고서 지금도 한국의 무수한 자발적 대변인을 부추겨 실행을 강요한다. 무조건 굽신굽신 돈과 식량과 물자를 바치라는 압박이요 협박이다. 평화와 자주의 이름으로!

 

 김정일과 김대중과 노무현이 그렇게 부정하던 북핵은 2006년 10월 9일 핵실험으로 유아독존적 정체가 드러났다. UN결의가 뒤따랐지만, 이때도 중국이 만리장성처럼 버티고 서서 방패막이를 자임했다. 1년 후 노무현은 기어코 평양으로 찾아가 김정일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1999년 6월 15일 제1차 연평해전의 패전(북한편에서) 정확히 1주년에 즈음하여, 모든 걸 무조건 용서하고 또는 망각하고 김대중이 평양 나들이로 김정일에게 화끈하게 보상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김정일은 그럼에도 패배의 치욕을 잊지 않았다. <조선>과 <동아>도 머리를 조아린 6.15공동선언으로 5천만을 안심시켜 놓고 2년 후 월드컵 4강 진출로 5천만이 하나되었을 때, 김정일은 전격적으로 북한군을 서해로 내려 보냈다. 제1차 연평해전의 패전을 기어코 승전(북한편에서)으로 뒤집었다. 동시에 하나된 5천만을 단칼에 두 동강내어 친북반미의 황무지와 반북친미의 들판으로 갈라놓았다. 참수리호의 6용사는 개죽음했다. 길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두 여중생의 무덤은 천만 송이의 빛나는 생화로 뒤덮였지만, 평양에서도 그들의 가묘에 추모의 꽃 행렬이 끊이지 않았지만, 바다에서 김정일의 침략을 맨몸으로 막던 국군의 무덤은 빛바랜 두어 송이의 조화(造花)로 휑뎅그렁했다.

 

 나쁜 행동에 대한 푸짐한 보상과, 적반하장적 질타와, 굴종적 대화 애걸과,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의도적 건망증은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촉발된 북핵 위기 이래 벌써 약 20년간 계속된 망국적 관행이다.

 

 중국은 언제나 든든한 북한 편이었지만, 미국은 갈팡질팡했고 한국은 둘로 짝 갈라졌다. 친북반미파는 평양의 선전선동을 서울의 표준말로 살짝 바꾸어 확성기로 증폭시키고, 방송과 인터넷과 학계와 문화계와, 정부와 국회와 법원을 대부분 장악하여 민족과 민주와 진보를 울부짖으며 반북친미파를 사대와 독재와 수구로 몰아 세웠다.

 

 중국은 공산당과 시장경제의 불협화음에, 빈부격차와 지역격차의 갈등에, 필연적으로 불어 닥칠 저성장에 대한 공포에, 인권과 법치에 대한 갈망으로 동북아의 안정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대외비로 철저히 감춰야 할 군사위성과 스텔스기와 항공모함을 미리미리 자랑하는 것은 황소개구리가 황소 앞에서 몸을 부풀리는 것처럼 극도의 불안심리를 반증한다.

 

 미국도 제조업 쇠퇴로, 백인의 과학기술 기피로, 재정적자로, 무역적자로, 전 세계적 반미(反美) 확산으로, 중동의 안정만이 아니라 동북아의 안정(status quo)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2011년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에게 내수를 확대하라고 요구하면서 중국으로부터 재정적자를 줄이라는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민주와 인권이 미국의 전통적 외교문제라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중국은 스스로의 길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여야를 막론한 의회의 기세등등함과는 달리 보편적 인권을 주장하지 못하고 인권에 대해 두 나라가 이견(異見)이 있다며 특수한 인권의 가능성에 대해서 문을 열어 두고 나중에 이에 대해 토론의 장을 마련하자고 한 걸음 물러서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북한의 도발과 발악이 달가울 리 없다. 그러나 전면전이 벌어지지 않는 한, 아무리 나쁜 행동을 저질러도 한쪽은 무조건 두둔하고 한쪽은 말로만 발끈하고 결국 흐지부지하는 조건반사를 되풀이할 것이다. 두 나라 다 제2의 6.25는 바라지 않는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중국은 미치광이에 의해 일어날 일이 일어나야만 한다면 그 날이 최소한 20년 뒤에 오길 바라고, 미국은 10년 안에 오길 바란다. 20년 후에는 중국은 미국과 한 판 붙을 만하다고 생각하고 미국은 10년 안이면 사춘기 소년을 흥분시켜 간단히 그 팔을 여반장으로 비틀 듯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중화주의의 싹을 얼씨구나 자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중도실용정부는 남북정상회담으로 뒤뚱오리 신세를 면하려고 할 것이다. 민주당이나 민노당에 있어야 할 권력 해바라기들이 요소요소에서 중도와 실용을 내세워 실권을 장악하고 있다. 두 야당이 적극 도와 줄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김정일은 젊을 때 몸을 함부로 굴린 업보로 건강연령 80세가 되어 권력에 대한 장악력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작은 악마를 내세워 별의별 수단을 다 동원하지만, 면종복배에 대한 의심은 나날이 커진다. 해외비밀금고는 절대 풀 생각이 없는데, 한국이나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뇌물 또는 하사금은 나날이 줄어든다. 이제 두들길 만큼 두들겼으니, 못 이기는 척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만 맹동주의자의 짓이라고 약간의 유감을 표시하고 <비핵개방3000>의 손을 들어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면 월맹이 펜 한 자루를 들고 얻은 평화협정으로 수백만 총포를 들고 20년 열전에서 흘린 피의 강으로 얻은 것보다 큰 걸 얻어, 어느 날 갑자기 적화통일했듯이 한반도 적화통일의 붉은 양탄자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할지 모른다. 이런저런 상황을 감안하면 중도실용정부답게 평양이나 서울이 아닌 중국(북경보다는 연길)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김정일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일이 이것저것 도발할 때는 절대 전면전이 일어나지 않는다. 개과천선한 것처럼 보일 때, 개혁개방할 듯이 보일 때, 평화를 소리 높이 외칠 때, 그 때가 가장 위험하다. 6.25 때처럼 전면전은 쥐도 새도 모르게 일어난다. 아마 그때는 한국의 배부른 친북좌파가 60년 전과는 달리 적화통일에 적극 협조할지도 모른다.

    (2011. 1. 24.)

[ 2011-01-24, 21:5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천영우TV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자유민주연구원  |  이승만TV  |  이기자통신  |  최보식의 언론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