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사대표단 단장 리선권은 反김정일 인물
2002년 당시 리선권의 계급은 중좌였고 조선인민군출판사 남조선부 기자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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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북측 군사대표단 단장으로 나온 리선권 대좌를 보고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그는 내가 북한에 있을 당시 한 때 안면이 좀 있었던 사람이다. 우선 2002년 당시 그의 계급은 중좌였고 조선인민군출판사 남조선부 기자로 근무했다. 그 시기 조선인민군신문과 軍 도서들을 찾아보면 아마 리선권 이름으로 쓴 한국관련 기사들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을 것이다.

 

북한 총정치국 선전선동부 신문출판과 산하에는 조선인민군신문과 조선인민군출판사가 있다. 신문사는 신문을 담당, 출판사는 신문인쇄와 군 관련 도서들을 만드는 곳이다. 평양시 동대원구역에 위치한 조선인민군출판사 안에는 인민무역부 문화예술부 소속 조선인민군국가문예검열위원회가 있었다.

 

조선인민군국가문예검열위원회는 군 관련 문학작품들을 당 정책, 선군정책 기준에 맞게 심의하는 곳이다. 나는 평시 잘 알던 그 곳 문학 담당 심의원을 만나기 위해 자주 가곤했는데 그때 리선권을 알게 됐다. 나의 친척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간부부 양성 담당 부부장(2성스타)을 한다는 말을 듣고 사실 그가 먼저 접근했었다.

 

자기소개 중 장인이 중앙당 간부부에서 근무한다는 말을 여러 번 강조하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지만 남조선부에서 근무한다는 말에 술자리까지 함께 하게 됐다. 그는 나의 통전부 경력을 문예검열위원회 심의원으로부터 들었다며 직업 상 공통성이 있으니 친하게 지내자고 하였다.

 

남한 도서들을 볼 수 없었던 그는 이후 나에게서 통전부 도서(월간조선, 신동아, 말, 등 등)들을 여러 번 빌려보기도 했다. 그렇게 만나는 과정에 집에도 초대 받았었는데 그때 그는 나에게 한국도서들을 본 소감을 과감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가 만드는 대립의 조화가 그렇게 멋진 줄 몰랐다며, 그 속에서 이룩되고 있는 경제발전 상황이 부럽다고 연신 혀를 찼다.

 

또한 그는 자기가 쓰는 남한 관련 기사들에 대해 스스로 회의감을 느끼게 됐다며 이 체제에서 이기는 것은 통일될 때까지 목숨을 보존하는 길이라고 했다. 3자 증인이 없으면 서로 김정일 비난이 자연스럽게 오고 가는 것이 북한 엘리트 세계이다. 리선권은 김일성은 존경되지만 김정일은 원래부터 지도자감이 아니었다며 김평일이 후계자가 됐다면 나라가 이 지경까지 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조선인민군출판사 기자라는 직업상 특성으로 그는 군 관련 김정일 기밀을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리선권이 분노했던 것은 김정일이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되자마자 김일성의 연고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만경대혁명학원 출신 군 장성들을 간첩으로 몰아 숙청한 로시아 프룬제아까데미아사건이었다.

 

나는 그의 증언을 토대로 신동아 2006년 3월호에 ‘프룬제 아카데미아 사건과 6군단 사건’을 기고할 수 있었다. 리선권은 김정일에 대해 반감을 품고 있으면서도 행동은 매우 초당적이었다. 그의 말대로 통일될 때까지 목숨을 부지하려는 정도가 아니었다. 남보다 충성을 더해서라도 간부로 발전하려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처세술이 능하고 여자와 술을 좋아했던 그만이 선택할 수 있었던 생존지혜였던 것이다. 그의 이러한 모순 된 행위들을 알게 된 다음부턴 그와의 관계도 서서히 멀어졌다. 더욱이 남조선부에 함께 근무하던 동료기자의 발언 실수를 당위원회에 보고하여 출당 해임시킨 아주 고약한 사람이었다.

 

위에는 아첨을 잘하고 아래 사람들은 멸시하여 주변의 평이 좋지 않았지만 아마 중앙당 간부라는 장인 덕에 남북군사대표단 단장으로까지 출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거기에 남조선부 기자경력과 타고난 말재주도 인정받아 남북협상파트 쪽으로 발탁되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김정일에 대한 증오만큼은 진심이었던 리선권이가 남북군사대표단 북측 단장으로 나온 것을 보면 김정일 정권도 이제는 갈 때까지 간 것 같다.

[ 2011-02-09, 17:1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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