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명의 북한주민에 MB의 운명이 걸리다
MB는 서해로 남하한 31명의 북한주민에게 직접 찾아가시라. 김정일에 대해서는 북한에 남은 그들 가족에 손을 대면 김일성 동상 31개를 폭격하겠다고 경고하시라.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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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2월 8일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이었다. 2011년 2월 5일은 설 연휴 바로 다음 날이었다. 2008년 당시에 대통령은 노무현이었고 대통령 당선자는 이명박(이하 MB)이었다. 새벽 5시경에 찾아온 22명은 푸르뎅뎅한 몸을 녹이지도 못하고 바로 그 날 오후 6시 30분경에 한국에서 제공한 옷가지를 남김없이 내던지고 오돌오돌 떨며 차디찬 북풍 속으로 사라졌다. 귀순 의사를 밝힌 사람이 1명도 없었다고, 노무현의 사람들이 밝혔다. 친절하게 가족 단위가 아니었다는 주석도 달았다. 눈앞에서 청와대를 바라보던 MB는 고소영과 강부자를 내세워 온갖 장밋빛으로 새해를 밝게 하더니, 유독 이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지금까지 그는 이 일에 대해서 침묵을 지킨다.) 하늘도 노했을까. 5일 후 남대문이 불탔다.

 

 2011년 2월 7일 동아일보는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하여 북한 어선이 남하한 소식을 전하면서 31명(남 11명, 여 20명) 중 일부가 귀순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귀순 의사를 밝히고 있어 집단 탈북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통일부는 금방 발뺌했다. 2월 8일 북한이 31명의 송환을 요구하자, 통일부는 2월 9일 자유의사에 따라 조치하겠으며 아직까지 귀순의사를 표시한 사람이 없다고 발표한 것이다. 조사에는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는 보도도 있었다. 2008년 2월의 전격적인 북송은 이 점에서 강한 의혹을 낳는다. 2011년에는 오늘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이미 일주일이 지났지만, 31명 북한주민은 자유의사를 다 밝히지 못했다. 어떻게 2008년 설날에는 하루 24시간 중 겨우 절반의 시간 만에 22명의 자유의사를 몽땅 확인할 수 있었을까. 이번에도 의혹의 안개는 그들이 남하하던 날의 안개처럼 쉬이 걷히지 않는다. 첫 번째는 귀순의사를 밝힌 사람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로부터 3일 만에 자유의사를 확인할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그 사이 남북 군사회담이 열렸고, 대화를 애걸하여 날짜를 한 일주일 앞당기는 데 성공한 북쪽 대표가 처음에는 아쉬운 표정을 짓는 듯하더니 이내 60년간 변함없는 덮어씌우기 작전을 구사하여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자유의사란 무엇일까. MB가 ‘기름 값이 묘하다.’라고 하자,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고유류세와 고환율과 고원유가와 시장경제는 얼버무리고 정유기업과 주유소에 대해 전 방위적인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두 경제장관이 파르르 떨면서 권력과 전문지식을 총동원하여 연일 쏟아내는 말이 과연 자유의사에 의한 것일까. 최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자유민주 국가의 장관마저 이러하다. 이전 정권의 장관들에 대해 소신이 없었다고 비판하기는 쉽지만, 야당이 아닌 한 정부와 여당에서 대통령에게 직언하기가 아직 한국에서는 여간 어렵지 않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말에 95% 반대한 최형섭 전 과기처 장관 같은 분도 있었지만, 그것은 대통령이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고 거의 대부분 받아 주고 10년여 간 장관으로 꼭 붙잡아 두었기 때문에 가능했었다. 자칭 민주 대통령이라는 사람들은 5% 반대하는 것도 못 참아 본인에게 통보도 않고 심지어 외유 중인 사람도 바로 갈아치웠다. 그런 상황에서 여론이 들끓지 않는 한, 장관들은 자유의사를 표현하지 못해 왔다. 도대체 누가 민주이고 누가 독재인지 모르겠다.

 

 하물며 북한주민에게 자유의사가 무엇일까. 김정일과 김정은과 김경희 외에 과연 북한에서 자유의사가 뭔지 아는 사람이 1명이라도 있을까. 알더라도 그걸 3명만 모이면 표현할 사람이 있을까. 차가운 북풍 속으로 사라진 22명에게 꿈에도 못 입어 볼 한국의 멋진 옷가지를 내던지지 않을 자유의사가 있었을까. 북한에는 낮 새도 보지 못하고 밤 쥐도 듣지 못하는 것마저 보고 듣는 빅 브라더의 눈과 귀가 있다. 한국에 오면 달라진다고? 그들을 각각 100㎞ 떨어진 곳으로 데려가서 아주 편한 상황에서 여러 탈북자와 사심 없는 정신과 의사와 김정일을 미워하는 일반 시민을 최소한 한 달 정도 수시로 만나게 해 주지 않으면, 여전히 그들은 공포에 사로잡혀 있을 것이다. 노무현의 사람들처럼 한 나절 만에 집단적으로 모아 놓고 북한주민에게 자유의사를 묻는다는 것은 ‘귀순 거부’의 정답을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철저히 통제된 상황에서 그들끼리 모아놓고 소가 웃을 남북대화에 미칠 영향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그들에게 자유의사를 묻는다는 것은 김정일에게 비자를 받아오면 받아주겠다며 어선 타고 와서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을 바다에서 바로 내쫒은 자가 한 것처럼 황당한 짓이다(어느 탈북자의 증언).

 

 MB는 대통령 당선 전이나 당선 후에나 북한인권에 대해 관심을 표시한 적이 없다. 얼버무리거나 무시하거나 방해한다. 그는 천안함 폭침에 대해 북한이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후 풍선 전단을 날리고 휴전선 확성기를 재개하겠다고 대한민국 국민과 전 세계 인류를 향해 약속했지만, 실지로는 거기에 단돈 10원도 쓰지 않았다. 그것은 김정일이 사과하지 않아도 시간만 흐르면 된다는 것을 은근슬쩍 일러 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청와대의 자체 여론조사에서 밝혀졌듯이 7급 공무원이 할 일도 명령하고 지시하는 무불통지(無不通知) 대통령이 일제시대 독립운동보다 중요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만은 먼 산을 쳐다보고 그 위의 뜬구름을 잡듯이 <비핵개방3000>을 외친다.

 

 의도적이든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서든, 생지옥에서 벗어난 사람들에게 MB가 직접 찾아가면, 개개인이 우주보다 고귀한 31명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직접 찾아간다면, 그들 한 명 한 명의 손을 부여잡고 어깨를 다독거려 준다면, 만약 그들이 귀순했을 경우 북한에 남은 가족을 강제수용소에 보내면 김일성 동상 31개를 폭격하겠다고 경고한다면, 그들 중 과연 한 명이라도 돌아갈 사람이 있을까. MB는 너무도 자상하여 아파 죽는 게 아니라 장사 안 되는 것도 안타까워 어떻게 알고 시장의 욕쟁이 할머니를 찾아가 손을 꼭 잡아 주며, 눈물도 흘리고 목도리도 벗어준다. 거기에 비하면 한국에 다른 날도 아니고 설 연휴에, 천안함 폭침 이후 한층 엄해진 두만강과 압록강을 피하여 그리로 갔다가 한국으로 귀순하려면 최소한 1년은 걸리지만 하루 이틀 만에 바로 넘어올 수 있는 곳으로, 북한의 감시가 가장 느슨한 설날에 때맞춰 3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영하의 차가운 서해 바람을 맞으며 한국 같으면 세 명도 못 탈 배에 31명이 타고서 따뜻한 남쪽 나라로 왔다. 과연 거기에 무슨 조개를 담을 여지가 있는지 모르겠다.

 

 자상한 MB가 몇 번이고, 만사를 제쳐놓고 31번이라도 찾아갈 만하다. 설령 그들이 북에 남은 가족을 생각하여 돌아가려고 하더라도 보내선 안 된다. 그들 가족의 안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보장해 줘야 한다.

 

 오직 가족의 안전과 같이 내려온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상호감시 때문에 자유의사를 표현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다시 죽음의 땅으로 내모는 것은 자유민주의 이념을 떠나 인간으로, 특히 크리스천으로 차마 못할 짓이다. 우물에 빠진 아이를 건졌다가, 내 새끼가 아니라며 다시 떠밀어 넣는 것처럼 잔인한 짓이다. 그런 식이라면 탈북자 2만 명은 사돈의 팔촌까지 탈북하지 않은 바에야 모조리 북한으로 다시 돌려보내야 할 것 아닌가. 남은 가족이 강제수용소에 갈 테니까! 설령 가더라도 보내지 말아야 한다. 먼저 대통령이 나서서 그들을 절대 강제수용소에 보내지 말라고 김정일에게 엄중하게 경고해야 한다. 다음으로 우선 무척 고생하겠지만, 전과 달리 머지않아 풀려난다. 왜? 북한경제를 지탱하는 큰 기둥의 하나가 바로 탈북자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송금하는 돈에 목을 맨 자들이 북한에는 부지기수다. 31명이 머잖아 돈을 보내기 시작하면, 경제의 승수효과에 의해 최소한 그 백배인 3,100명의 북한 주민이 잘 먹고 잘 산다.

 

 MB에게 모처럼 좋은 기회가 왔다. MB는 기회를 포착하는 데 남다른 재주가 있다. 안타깝게도 이번 기회는 잘 모르는 듯하여 귀띔해 준다. 만약 이 기회를 잘 살리면 퇴임 후의 안전을 위해 되지도 않을 개헌의 무리수를 둘 필요가 전혀 없다. 너도 나도 인의 장막을 쳐서 특히 이번의 31명을 비롯하여 2만 명 탈북자가 인의 장막을 쳐서 MB를 철통같이 보호해 줄 것이니까. 이번 기회를 못 살린다면, 설령 개헌에 성공하더라도 지켜 줄 사람은 여전히 사상이 의심스러운 이재오 외에는 없을 것이다.

 (2011. 2. 11.)

 

[ 2011-02-11, 16:1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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