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공갈은 북한 민간단체의 심리전인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 국군이 기껏 풍선전단 날린 것이 무슨 대단한 군사기밀이라도 된단 말인가.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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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가 발끈했다. 연일 ‘핵참화’를 들먹이고 ‘서울불바다’를 되뇌는 북한에 대해서가 아니라 비밀을 안 지킨 국군과 여당 국회의원에 대해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월 28일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심리전 하겠다고 공개하는 군대가 어디 있나?";

 ";민간단체가 북한에 전단을 보내는 문제는 민간에서 알아서 결정할 일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부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

 

 아니, 지난 3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리명박 역적패당, 핵참화, 서울불바다’라고 최상급 대남심리전 하는 게 북한의 민간단체인가. 천안함을 격침시키고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하는 게 북한의 민간단체인가.

 

 2010년 3월 26일 천안함이 쥐도 새도 모르게 격침되면서 46명이 희생되었다. 5월 24일 대통령이 비장하게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동안 우리는 북한의 만행에 대해 참고, 또 참아왔습니다. 오로지 한반도 평화를 향한 간절한 염원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질 것입니다. 북한은 자신의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나는 북한의 책임을 묻기 위해 단호하게 조처해 나가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북한 선박은 <남북해운합의서>에 의해 허용된 우리 해역의 어떠한 해상교통로도 이용할 수 없습니다. 교류협력을 위한 뱃길이 더 이상 무력도발에 이용되도록 할 수는 없습니다. 남·북간 교역과 교류도 중단될 것입니다.”

 

 그 다음 날 김태영 전 국방장관은 ‘단호한 조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묻는 말에 대해 ‘대북심리전을 재개하겠다’고 했다. 군부대가 직접 나서서 좌파 정부에서 중단한 풍선전단 날리기와 확성기방송, 대북방송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논리에 따르면, 김태영은 분명히 공개적으로 대북심리전을 펼치겠다고 군사 작전을 누설했다. 이에 대해서 2011년 2월 27일까지 청와대에서는 아무 말이 없었다.

 

 김태영 전 국방장관은 그러나 말뿐 대북 심리전을 재개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5.24 담화문을 발표하던 날, 국방부가 2004년 6월 15일 중단한 대북 FM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6년 만에 재개한 것밖에 없었다. 확성기를 재개하면 조준 사격하겠다는 북한의 협박에 대해 그러면 두 배로 갚아 주겠다, 대북 전단 120만 장이 준비되었다(2010/6/15), AM 라디오를 풍선에 실어 보내겠다(2010/10/5), 등등 5월 25일부터 10월까지 말약속만 또박또박 되풀이했다. 북한의 기세등등 협박에 꼬리를 만 셈이다. 그러다가 11월 23일 북한에서 연평도로 풍선전단이 아니라 무차별로 폭탄이 날아왔다. 우리 국군은 천안함 폭침에도 북으로 공포탄 한 방 못 쏘고 풍선 한 개 못 날리고 확성기 한 번 못 틀었는데, 북한 인민군은 보란 듯이 대낮에 군부대와 민가 가릴 것 없이 대포를 날렸다.

 

 또박또박 말대답만 잘하고 또박또박 말 작전만 잘 세우던 김태영이 물러가고 12월 4일 김관진 국방장관이 부임했다.

 

 풍선전단은 여전히 수수께끼였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원래 말이 없는 사람이 무서운 법,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이 요청하여 금년 2월 24일 국방부로부터 대북 심리전 자료를 건네받았다. 알고 보니, 김관진 국방장관은 풍선전단을 날렸던 것이다. 거기에 생필품까지 넣어서! 온 국민의 속이 후련해졌다. 이번 장관은 정말 장군답구나!

 

 “쏠까요, 말까요? 묻지 말고 일단 조치한 다음에 보고하라.”

 김관진 국방장관이 한 말이다. 선(先) 조치 후(後) 보고, 이건 군 작전의 생명이다. 아마 김관진 장관은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고 일단 대북심리전을 재개한 모양이다. 아직 보고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김태영 전 장관의 예를 미루어 짐작해 보면, 청와대로부터 사전에 허가를 얻으려 했다면, 김관진 장관도 ‘북한에 괜한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며 거절당했을지 모른다.

 

 언론보도를 보고, 청와대에서 발끈했다. 누설자를 색출하라는 엄명이 떨어졌다. 이전까지 몰랐을 수도 있다. 물론 알고도 묵인했을 수도 있다. 최소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되는 것만은 원하지 않았다. 어쩌면 김태영처럼 말로만 대북심리전을 재개하겠다고 하고 실지로는 미적미적 행동으로는 옮기지 않는 게 청와대의 방침이었을지 모른다. 연평도가 아니라 이번엔 서울이 불바다가 될 때까지!

 

 북한에는 사실상 민간인 단체가 없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김정일은 핵심 노동당원을 민간인처럼 꾸며서 한국의 민간인과 교류하는 척하면서 야금야금 돈도 뜯어내면서 위장평화로 한국에 친북세력을 급격히 키웠다. 이명박 대통령이 5.24조치에서 개성공단 외에는 ‘남북간 교류협력을 일체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사실상 북한에는 민간인 단체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한 말이다.

 

 그런데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은 김정일의 앵무새 방송으로 무한정 대남심리전을 펼쳐도 좋고, 한국은 군사비밀이라며 민간인만(국회의원도 했는데, 그들도 민간인인지) 매년 1조 원이나 책정된 남북교류협력기금은 한 푼도 못 쓰고 1만 원 2만 원 모아서, 전철에서 찬송가 불러 모금하는 것보다 어렵게 모아서, 대북 심리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군사작전의 대가인 양, 그런 걸 밝히고 실시하는 군대가 어디 있느냐고 되묻는다. 아마 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부분이 군 미필인 청와대에서 그 역시 군 미필일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태영이 대통령의 담화 바로 다음 날에 군사비밀을 밝혔지만, 그가 떠날 때까지 한 마디도 지적하지 않았다. 방위 복무라도 했다면, 그때는 속으로 혀만 끌끌 차다가 이번에는 김관진 장관을 크게 칭찬하며 책임은 청와대에서 지겠다고 국방장관과 국군에게 힘을 실어 주었을 것이다. 북한의 핵 공갈과 서울불바다 협박에 조금도 구애 받지 말고 이참에 아주 공개적으로 풍선 미사일을 날리라고 하루 빨리 휴전선의 대북 확성기도 복구하여 ‘김정일 독재와 이명박 민주’의 진실을 알리라고!

 

 청와대의 논리에 따르면, 결국 김태영처럼 행동이 따르지 않는 군사비밀 누설은 괜찮고 김관진처럼 행동이 따르는 군사비밀은 안 된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도대체 청와대는 누구 편인가.

 김관진 장관이 머잖아 이상한 사건에 휘말려 물러날지 모르겠다.

 (2011. 3. 1.)

[ 2011-03-01, 21:5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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