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의 보수우파 비판은 핵심을 빗나갔다
적어도 사회과학 쪽 비좌파 현대사 연구자들은 게으르지 않다. 그들에게 헤게모니가 주어지지 않는 정치적 측면이 정작 핵심적인 문제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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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국사교과서의 좌편향 문제와 관련해서 “보수우파의 게으름 탓도 크다”‘면서, 좌파만 탓할 게 아니라는 기사가 났다(중앙일보 배영대 기자). 이것은 일반적으로는 일리가 없지 않지만 최근의 동향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맞는다고 하긴 어렵다. 근래에는 우파 쪽 연구자들도 역작을 내기 시작했다.
  
   보수우파가 객관적 현대사 연구와 기술을 게을리 한 것은 국사학계의 경우일지는 모른다. 그러나 사회과학 쪽 연구자들은 소련 붕과 후 현대한국사 관련 비밀문서가 공개된 것을 계기로 활발한 연구를 시도한 바 있다.
  
   소련이 2차 대전 후 북한에 들어와서 이른바 ‘민주기지론’에 입각해서 어떻게 ‘북조선 인민위원회’를 만들어 북한에 볼세비키 혁명을 추진했는지, 그 결과 어떻게 북한에 배타적 단독정권이 먼저 고착됐는지, 그리고 소련에 의해 어떻게 6.25 남침이 자행됐는지에 대한 국제정치학적 연구가 활발하게 진척되었다.
  
   경제적으로는 낙성대학파 연구자들에 의해 한국자본주의 역사가 보다 냉철하게 연구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는 물론 ‘식민지 근대화론’과 ‘자본주의 맹아론’이 날카롭게 대립했던 것도 사실이다.
  
   근래의 비좌파적 역작으로는 김학준 교수의 “미소냉전과 소련군정하에서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건국‘ ’강대국 권력정치 아래서의 한반도 분활과 소련 북한군정 개시(서울대학교 출판부)‘ 그리고 이인호 김영호 강규형 교수 등이 편집한 '대한민국 건국의 재인식(기파랑)' 같은 것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구(舊) 뉴라이트 진영 교수들의 ’한국 근현대사‘, ’한국 현대사‘ 등의 교과서도 기파랑에서 내놓은 바 있다.
  
   이밖에도 비좌파적 현대정치사 연구논문들이 많이 나왔다.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과정에 대해서도 수준 높은 연구가 상당히 있어 왔다. 한 마디로, 국사교과서의 좌편향성 문제와 관련해서 우파 연구자들의 ’게으름 탓‘이란 시비는 더 이상 반드시 맞는 이야기는 아니란 이야기다. 그들은 이젠 부지런하고 헌신적이며 생산적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왜 국사교과서의 좌편향성이 여전히 문제 되는가? 아마도 우파 학자들이 집필진에 끼이지 못하는 건 아닌가? 심의위원회에도 우파 학자들이 있기는 한데, 그래서 그들이 좌편향에 대해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것이 묵살된다는 이야기를 거기 관여했던 학자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애초부터 우파의 수가 적어서 다수의 세(勢)로 묵살당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교과부 관료들에는 혹시 교과서 좌편향을 은근히 묵시적으로 방임하는 경향이 없는지도 궁금하다. 누가 교과부에 항의전화를 걸어 “왜 그런 사람들한테 쓰게 했느냐?”고 했더니,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은 다 쓸 수 있다”고 하더란다.
  
   요컨대 “교과서 좌편향은 우파의 게으름 탓”이란 것은 오늘 시점에선 반드시 핵심이 아니다. 핵심은 집필진 구성의 부적절성, 심의과정의 불공정성, 출판사측 나름의 문제점, 교과서 제작 과정으로부터의 우파 학들의 소외(疎外), 교육부 관료들의 방임, 집권측과 대통령 차원의 무관심...이 아닌가 한다.
  
   정권은 과연 바뀌었는가? 청와대 주인은 바뀌었지만 문화권력은 바뀌지 않았다. 문제는 그거다. 이걸 시비하지 않고 우파 학자들이 게을러서 교과서가 그 모양이라고 탓하는 것은 그래서 핵심이라 하긴 어렵지 않을까. 적어도 사회과학 쪽 비좌파 현대사 연구자들은 게으르지 않다. 그들에게 헤게모니가 주어지지 않는 정치적 측면이 정작 핵심적인 문제일지 모른다.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 2011-05-05, 21:5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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