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시중을 드는 파출소의 경찰들
한심한 公權力, 正義가 실종되는 현장에서

강재천(회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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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공권력, 정의가 실종되고 있다.


 

경찰 스스로 잘못을 고치려는 자세가 없었다.


지금 아침 7시가 조금 넘었다. 단잠을 자고 있어난 것이 아니다. 경찰지구대와 경찰서에서 밤을 보내고 도착한 시간이다. 오지랖 넓은 놈 사서 고생한다는 말이 딱인 것이다. 그냥 남들처럼 못본 척했으면 단잠을 자고 하루를 시작할 시간이다. 근데 지금 피곤에 쩔어 이러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약이 오른다.


어젯밤에 아프리카 TV 봉반장이 진행하는 생방송을 보고 찌질거리는 모습에 마음이 아파서 홍대로 갔다. 봉반장과 둘이서 신나게 담소를 나눴다. 나도 힘들지만 봉반장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에 늦게까지 대화를 나눴다. 새벽 두어시가 되었을 것이다. 봉반장과 헤어져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는 부슬거리며 내렸다. 봉반장이 잡아준 택시를 탔다. 행선지를 말하니 방향이 틀리다면서 내리라고 한다. 뭥미? 이 시간에 교대할 일이 있나? 승차거부다. 그래도 순순히 내렸다. 빈택시가 즐비한데 행선지를 먼저 말해야 했고, 멀지 않은 거리인지 택시는 그냥 지나쳐 갔다. 아마 택시 잡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고 있는 사이 누군가 싸우는 소리가 났다. 그냥 물끄러미 쳐다보고만 있었다. 싸움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두 젊은이가 나이든 분을 윽박지르고 있었다. 혹시 뭔일이 있을지 몰라서 사진을 찍었다. 그러는 사이 나이든 분이 도와달라고 했다. 영문도 모른 채 싸움판에 끼어 들었고, 또 다른 한분이 합세를 했다.


그렇다고 싸운 것이 아니다. 그냥 싸움을 말린 것이다. 나이 든 분이 젊은이에게 맞고 있었고, 주변의 구경꾼들이 112로 신고를 했다. 젊은이 중에 한 명이 도망을 갔다. 나머지 한 명도 도망을 가기 위해 필사적인 몸부림을 쳤다. 그 젊은이를 끝까지 붙들고 늘어졌다. 엄청난 저항을 했고, 구경하는 분들이 도와서 경찰이 올때까지 잡아놓을 수 있었다.


경찰차를 타고 지구대로 갔다. 나와 또 한분이 뭔 죄가 있나? 싸움을 말린 것뿐이다. 간단한 참고인 조사를 하고 귀가를 시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가라는 소리는 없고, 이것 저것 물으면서 경찰서로 가야 된다고 했다. 이렇게 경찰에 의해 밤을 꼬박 새우게 된 것이다. 피해자도 피의자도 아닌데 왜 내가 이래야 하나?


지구대에서 대기하면서 참으로 한심한 꼴도 목격했다. 우리가 들어가기 전에 누군가 지구대 사무실 바닥에 골판지를 깔고 잠을 자고 있었다. 아마 취객일 것이다. 나는 경찰에 항의했다. 왜 사무실에 취객을 자게 두냐고 따졌다. 별다른 말이 없었다. 화가 나서 112로 신고를 했다. 참 웃긴다. 지구대에서 112로 신고를 한 것이다.


112신고를 접수하는 경찰과 다툼을 했다. 지구대 사무실이 술꾼들 합숙소냐? 일반인들이 들락거리는 공공기관에 골판지를 깔고 잠을 자도록 두는 것이 정상이냐고 따졌다. 빠른 조치를 하라고 다그쳤다. 그렇게 전화를 끊었지만 지구대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화장실에 볼일을 보고 오니 앉을 자리가 없었다. 둘러보니 긴 의자 두개를 붙여놓고 술취한 여자가 큰대자로 누워 자고 있었다. 친구인지 애인인지는 모르지만 남자가 그 옆에 앉아 있었다. 휴~ 이건 도대체 공권력을 집행하는 경찰의 모습이 아니었다. 친절도 좋고 다 좋은데 이건 아닌 것이다.


싸움을 말리고, 어쩌면 사회정의를 실천한 사람은 붙들어 놓고 시간을 뺏으면서 취객들의 시중을 들고 있는 경찰의 모습을 보면서 뭔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취객이 대접받고 나같은 정의로운 시민은 시간과 돈을 낭비하도록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가 행한 일은 분명 정의이며 존중받아야 할 행동이다.


경찰서로 이동했다. 형사과에서 간단한 조사를 받았다. 아무런 죄도 없이 조사를 받는 것은 별로 기분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불쾌했고, 아침이 되어서야 경찰서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이건 아닌데......하다 못해 경찰서에서 택시비도 주지 않았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끌고 와서는 그냥 내보내더라는 것이다.


지구대에서 취객과 관련된 대화를 나눠봤고, 경찰서에서의 일들에 대해 말을 했지만, 그들은 어쩔수 없다고 했다. 그럼 누가 싸움을 말리며, 강도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도움을 주겠냐고 했다. 경찰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게 전부다. 이런 시스템이면 누가 대한민국의 정의를 위해 시민이 나설 수 있겠는가?


십수년 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었지만 변한 것이 없다. 택시를 타고 오면서 기사와 대화를 나눴다. 택시 기사가 이렇게 말했다. "죽든 말든 그냥 구경만 하지 왜 나섰나요? 못본 척하는 것이 신상에 좋습니다"라고 했다. 그 기사의 말이 정의인가? 아닐 것이다. 지금 필자가 피곤하지만, 분명 정의를 실천했다고 믿고 싶다.


오늘 경찰 스스로 공권력의 귄위를 지키지 못하고, 정의를 실천한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모습을 봤다. 필자는 경찰이 할 일을 대신한 것이다. 어떤 배려도 없었다. 필자는 민보상법개정안 통과를 위해 일하고 있다. 경찰의 명예를 찾아주기 위해 일하고 있다. 근데 이런 경찰을 위해 일하고 있는 필자는 분명 바보일 것이다.


11.05.07. 

강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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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5-08, 16:3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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