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전혁 의원에 대한 이상한 판결
전교조 편을 드는 사람들은 정당들의 당원명단이 공개되지 않는 것을 근거로 전교조 회원명단 공개를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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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가 전교조 명단을 공개한 조전혁 의원과 동아닷컴에 대해 그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전교조 회원 3431명에게 손해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한 판결은 아무리 생각해도 사리에 부합하지 않은 이상한 판결이다.
  
  재판부는 지난 26일 전교조 대 조전혁·동아닷컴 손해배상 사건 판결에서 "조 의원 등이 공개한 정보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고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조합원이 노조를 탈퇴하거나 신규 가입을 꺼리는 등 단결권 등이 침해됐다"며 조 의원과 동아닷컴은 소송에 가담한 전교조 회원들에게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의 이러한 판결은 그 내용에 있어서 세 가지 오류를 범했다.
  
  첫째,‘조 의원 등이 공개한 정보', 즉 전교조 회원임을 밝히는 정보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라는 점이 오류이다.
  
  전교조는 사적(私的)인 비밀결사가 아니다. 교사는 교육이라는 공적(公的)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며, 그들이 어떤 교사단체에 가입하고 있는지 여부도 공적인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교사가 전교조 회원인지에 관한 정보는 교육행정기관에 신고되어야 할 정보이고,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과 그 보호자들에게 꼭 알려주어야 할 정보이며, 이 나라의 교육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이다.
  
  특정 교사가 어떤 성향의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느냐 하는 문제는 그 교사의 교육 내용과 깊은 관계를 가지며, 교육은 모든 국민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교사의 전교조 가입 여부에 관한 정보는 교사 개인의 의사에 따라 공개여부가 결정될 사항이 아니라, 국민의 누구든지 그 공개를 요구하면 의무적으로 공개되어야 할 사항이다.
  
  둘째, 조 의원 등에 의해 전교조 회원명단이 공개됨으로써‘조합원이 노조를 탈퇴하거나 신규 가입을 꺼리는 등 단결권 등이 침해’되었음으로 소송을 제기한 교사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한 점이 오류이다.
  
  재판부의 견해가 타당하려면 △전교조 명단 공개 후 전교조를 탈퇴한 교사들이 매우 많았으며, △전교조를 탈퇴한 교사들이 탈퇴한 이유가 오로지 명단공개 때문이고, △명단공개 전에 전교조에 신규 가입하려 했다가 명단공개 후 가입을 거부한 사람들이 매우 많았으며, △그들이 전교조가입을 거부한 이유가 오로지 자기의 전교조 가입 사실이 공개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는 점들이 실증적으로 입증되어야 한다.
  
  필자의 추측으로는 전교조 회원명단 공개 후 전교조에서 탈퇴한 교사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전교조 가입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탈퇴한 것이 아니라, 전교조 회원명단 공개 전후로 전개된 사회적 논쟁을 통해 전교조의 부정적 측면이 알려졌기 때문에 탈퇴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 말해서 전교조가 자기가 회원으로 있기에 부적절한 단체라는 각성 때문에 탈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명단공개 전 전교조에 신규가입 하려는 교사의 수도 많지 않았을 것이고 교사들이 전교조 신규 가입을 꺼려한 이유도 전교조 회원명단 공개 때문이 아니라 그 시기에 분명하게 부각된 전교조의 부정적 측면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3부는 전교조 회원명단 공개가 전교조의 단결권을 침해한 것에 대한 명확한 실증적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막연히 회원명단 공개로 인해 전교조의‘단결권이 침해되었다’고 판단하여 단결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이러한 판결은 심증만으로 행해진 명백한 오판이다.
  
  백보를 양보하여, 전교조 회원명단 공개가 전교조의 단결권을 침해했다고 하드라도 그것을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인정한 것이 또한 잘못이다. 그동안 전교조가 전개한 활동을 보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나 법질서에 배치된 측면이 적지 않았다. 그러한 단체 회원들의 단결권은 대한민국의 법에 의해 보호할 가치가 없다.
  
  오히려 법은 전교조의 단결권 침해를 장려해야 할 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법의 민사부 판사들은 이러한 사실을 외면하고 전교조의 단결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이는 소매치기를 붙잡은 시민에게 소매치기의 신체자유권을 침해했으므로 소매치기에게 손해 배상하라고 명령한 것과 비슷하다.
  
  셋째, 조 의원 등의 전교조 회원명단 공개 후 전교조에 소속된 교사가 전교조 회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구체적으로 어떤 손해를 보았으며, 전교조 회원들의‘단결권 침해’로 인한 회원들의 손해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며 그것을 금전적으로 환산하면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를 명시하지 않은 채 피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점이 오류이다.
  
  조 의원 등의 전교조 회원명단 공개 이전부터 대부분의 전교조 교사들은 소속 학교에서 전교조 회원이라는 사실이 이미 알려져 있었다. 따라서 조 의원 등의 전교조 회원명단 공개로 인해 소속 학교에서의 전교조 교사들의 활동에 새로운 손해가 가해졌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전교조 회원명단 공개로 인해 입게 된 회원들의 구체적 손해도 입증하지 않고, 전교조의‘단결권’이 침해되었다는 실증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그리고 그 단결권 침해로 인한 회원들의 손해를 금전적으로 정확히 산정하지도 않은 채, 소송 가담 전교조 회원들에게 10만원 및 8만원 씩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한 것은 매우 웃기는 일이다.
  
  전교조 편을 드는 사람들은 정당들의 당원명단이 공개되지 않는 것을 근거로 전교조 회원명단 공개를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한 주장은 공무원 혹은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을 가진 교원들의 단체와 일반 시민들의 정치활동 단체의 차이를 모르는 잘못된 주장이다.
  
  정당의 당원들은 공무원이 아닌 순수 민간인들이고 정치적 이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그에 반해 교원은 대부분 공무원이고 비록 사립학교 교원이라 하드라도 교육이라는 공적 활동에 전념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정당들의 당원명단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전교조의 회원명단 공개를 불법적인 행위로 비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필자는 공적인 활동을 전개하는 단체나 기관의 구성원 명단을 다른 사람들이 공개하는 것을 위법으로 보는 기존의 판례는 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난 것이기 때문에 조속히 파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국가 혹은 공동체 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정보를 공급받아야 하며, 그 정보 중에는 공적 활동 단체들의 회원명단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이 높아지려면 모든 공적 영역이 투명해져야 되며, 그러한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는 전교조 같은 공적 활동단체의 회원명단이 공개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모든 정당 및 사회단체의 회원명단도 공개되어야 한다.
  
  양동안(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 2011-08-07, 09:0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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