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를 넘나드는 이명박 포퓰리즘
이명박 정부는 초기에는 우향우 포퓰리즘으로 후기에는 좌향좌 포퓰리즘으로 나라를 거덜내고 있다.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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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8월 2일자 뉴스에 따르면, 중고교의 교과서에서 포퓰리즘의 폐해를 다룬다고 한다. 중남미에서 일본, 남유럽에 이르기까지 재정적자로 허덕이는 나라를 예로 들면서 한국 상황도 언급할 모양이다. 아마 야당은 질책하고, 여당도 좀 나무라고, 이명박 정부는 적극 홍보할 모양이다. 주무부서는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 대체 누가 누구에게!

 

 포퓰리즘이라고 하면 이명박 정부가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 어떤 정부에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이명박은 중도실용이란 황금방패를 번쩍이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포퓰리즘으로 일관했다. 처음에는 두 친북좌파 정부에 대한 국민의 531만 표 응징에 기대어 우향우 포퓰리즘을 앞세웠다. 대표적인 것이 ‘작은 정부 큰 시장’ 포퓰리즘이었다. 결과는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해체! 이 두 기관은 한국에서 가장 일 잘하는 기관이었다. 세계 5위급 제조업 강대국, 세계 챔피언급 IT 강국을 이 두 부서가 각각 이끌었다. 한국의 빛나는 장관도 정치와 거의 무관한 이 기관 중에서 제일 많이 나왔다. 지금도 그렇지만 대한민국 정부 부서 중 제일 시원찮은 게 교육부였는데, 여기에 일등 과기부를 덜컥 떠맡겼다. 대한민국의 자랑 정보통신부는 갈가리 찢겨나갔다.

 

 과학기술과 IT에 대한 총괄부서(control tower)가 없어지자, 장기계획이 사라지고 IP TV같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놓은 기술도 표류했다. 나로호 인공위성 발사가 잇따라 실패하자, 이명박 대통령은 멀리 고흥으로 내려가서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려 주는 게 아니라 1조 원도 아니고 1000억 원도 아니고 고작 100억 원의 선심을 쓰면서 인력과 기술과 예산 부족으로 1인 3역을 하는 우주 과학기술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특허 세계 4위 강국으로 올라선 한국은 이제 거대과학(big science)과 기초과학에 정부 주도로 획기적인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10년 후, 20년 후, 30년 후를 기약할 수 있다. 잔뜩 생색내는 정부의 2011년 연구개발(R&D) 예산은 15조 원, 삼성전자 한 회사의 연구개발비 정도밖에 안 된다. 그나마 딴 데로 새나가지 못하게 하고 신바람을 불어넣어 효율성을 극대화할 전담 장관 한 명 없다.

 

 그러면 ‘작은 정부 큰 시장’ 한다면서 공무원 숫자가 줄었는가? 천만에 공무원 숫자는 더 늘었다! 2011년 7월 19일 CBS 보도에 따르면, 중앙정부 공무원(국가 공무원)은 노무현 정부 때보다 8천여 명이 늘었다. 게다가 복지 담당 공무원은 대통령이 앞장서서 정원을 늘리겠다고 공언한다. 보건복지 관련 예산이 10년 남짓한 초단기간에 국방예산의 두 배가 넘는 80조 원을 돌파하면서, 알고 보면, 가난뱅이가 아닌 약삭빠른 부자에게 흘러가는 돈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는데, 무턱대고 예산도 더 늘리고 공무원 숫자도 더 늘리겠다고 선전한다. 그러면서 교과서에서 포퓰리즘의 폐해를 가르치겠다고 정색한다.

 

 ‘기업 프렌들리’도 대표적인 우향우 포퓰리즘이었다. 실지로 대기업을 도와 준 것은 하나도 없다. 초과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귀족노조를 평민노조로 만드는 게 대기업을 가장 크게 도와주는 것이고 국가 경쟁력을 가장 높이는 길이었지만, 3년 만에 겨우 허울뿐인 타임오프(time off)제를 만들었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실행되지도 않고 그나마 나긋나긋하는 척하던 노총도 소매를 홱 뿌리치며 결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대한민국 귀족노조의 악랄한 실체를 밝은 태양 아래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국민의 여론을 대대적으로 조성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조폭에게 떠는 경찰처럼 벌벌 떨었다.

 

 임기 후반에 이르러, 친북좌파가 진보와 평화와 자주의 휘황한 가면으로 거의 장악한 언론매체의 최면 효과로 여론이 왼쪽으로 확 기울자, 이명박 정부는 바로 눈은 가늘게 뜨고 입은 앙 다물고 전 방위적으로 대기업을 성토하며 여론재판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너희가 잘 나간 것은 정부의 환율 정책 덕분이다, 초과이윤을 내놓아라, 동반성장할지어다, 통 큰 치킨 팔지 마라, 통 큰 피자 팔지 마라, 정유 공급가를 내려라, 주유소(대부분 중소 자영업) 장부 뒤지겠다, 고대 소설에서 불쑥불쑥 나타나 위기일발의 주인공은 돕고 막강한 악당은 물리치는 신적 존재(deux machina)처럼 시장을 온통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국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은 급격히 떨어졌다.

 

 정부가 사실상 살림살이를 책임진 국가 부채와 공기업 부채를 역대 어떤 정부보다 화끈하게 늘린 정부는? 단연 이명박 정부다. 이 둘을 합한 정부부채는 사실상 70%를 넘겨 OECD 평균과 이미 비슷해졌다. 이게 바로 좌우를 넘나든 이명박 포퓰리즘의 실체다. 외눈박이 언론매체의 영향으로 4대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것은 22조 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보다 10배 많은 게 있다. 그게 바로 120조 원에 이르는 보금자리주택이다. 하늘에서 난데없이 떨어진 돈을 나눠 주듯이 공짜인 국유지(실은 혈세와 똑같은 나라 살림 밑천)로 선심 쓰다가(속된 말로 장난치다가), 부동산 시장을 완전히 교란해 버렸다. 전세 폭등도 실은 뉴타운으로 재미 좀 본 이명박표 보금자리 로또 정책 때문이었다. 시장의 수요/공급 메커니즘에 전지전능 정부가 뛰어들어 엉망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전임 서울시장 흉내 바둑으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오세훈이 뉴타운도 군침 삼키며 떠맡았지만, 이제는 이것도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뒤늦게 이명박은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해체한 망국적 과오를 깨닫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만들었는데, 교육과학기술부에 이미 옛 과학기술부가 지금도 눈칫밥을 먹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은 상황을 더욱 꼬이게 만든다. 보금자리주택도 공급 차질에 실망 수요로 LH공사에 눈덩이 적자가 쌓이면서(126조 원 부채에 하루 이자만 100억 원)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무더기로 취소하자, 이게 또 그것만 믿고 있던 일반 서민들을 공황 상태에 빠뜨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포퓰리즘에 대해서 한 말씀하겠다는 것은 강도가 도둑에게 도둑이야, 라고 부르짖으며 100m를 9.58초로 달려가는 거나 마찬가지다.

   (2011. 8. 8.)

[ 2011-08-08, 16:5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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