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다 철수해도

미군이 철수하면‘노인군단’에 끼어 달려가 전사할 용의가 되어 있습니다. 미국이 국방예산을 대폭 삭감하기 때문에 일단 유사시에는 한반도에 미국이 대규모 파병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한동안 멍하고 앉아있었습니다. 6.25 때나 오늘이나 변함없이 북의 독재자들이 대한민국을 향해, ‘미제의 앞잡이들’이라고 맹렬하게 비난하는 까닭을 이제 알 듯합니다.

1976년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이던 카터는, 자기가 당선되면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고 공언하여 이 땅의 관‧민은 다 함께 걱정이 태산 같았고 한국은, 제발 민주당이 집권하지 못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런 판국에 <조선일보>가 나에게 ‘시론’을 한 편 부탁하였습니다. 그 내용을 지금 자세하게 기억은 못하지만 “미국이 자기 나라 군대를 우리 땅에서 철수하겠다는데 ‘안 된다’고 말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오히려 ‘좋다. 마음대로 철수하여라’해야지. 미군이 철수하자 즉시 인민군이 또 다시 남침을 감행하면 우리가 목숨을 걸고 싸워 조국을 지켜야한다”하는 것이 나의 확실한 주장이었습니다.

그 때 내 나이 49세였지만, “나도 녹슨 총을 닦아 들고 휴전선으로 달려가, 쓰러질 때까지 싸우겠노라”고 덧붙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오늘 내 나이는 85세가 되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미군이 철수하면 나는 변함없이 ‘노인군단’에 끼어 일선으로 달려가 전사할 용의가 되어 있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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