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노인에게서 이런 에너지가 나올 수 있을까!’
태극기 집회 참가 手記/언론이 무서운 권력기관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숙소로 돌아가서 뉴스를 찾는데 기자가 아닌 제가 촬영한 모습보다 집회의 사실들을 온전히 보도한 곳이 없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조형순(대학생·부산 거주)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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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십니까 저는 부산의 한 학생입니다. 제 수기는 지난 1월 14일의 집회를 회상하여 쓴 것입니다.
  
  저는 지난 10월,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대통령과 합심해 정부의 권력을 사용(私用)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평소 법치와 민주의 가치를 존중해 온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믿었던 박 정권이었기에 실망감도 더 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대통령께서 두 번째 사과를 하시던 날, 저는 제기된 의혹들이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에 대해 지기들과 짧은 소견을 공유했습니다. 대통령께서 일부 의혹들에 시인을 했지만 부인한 의혹도 많으니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는데 친구들이 매우 놀랐습니다. 여러 모로 생각해 보았지만 드러나지 않은 일로 사람을 단죄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조갑제닷컴에서 많은 위안을 얻었습니다. 여론이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에서도 많은 양심있는 분들이 자중하는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거기서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그러던 중 태극기 집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직접 집회에 가 보면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것들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정확히는 정말 우리나라 언론이 의도적으로 사실들을 은폐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촛불, 태극기 양 집회를 모두 가보면 주관도 뚜렷이 세울 수 있을 것 같았고, 견문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방학이었던 저는 평소 가보고 싶었던 곳을 몇 군데 넣고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주말 일정엔 서울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여행 3일차 금요일에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다음날 오후 안국역 카페에서 차를 마시던 중에 집회 장소를 잘못 알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오후 5시경 급하게 버스에 몸을 실었는데 혹여 집회를 못 보게 될까 조바심도 났습니다. 제가 강남무역센터 앞에 내렸을 때는 이미 무대와 장비들은 철거가 한창이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서려는데 무역센터 한 쪽 편에서 태극기를 든 분들이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홀린 듯 무역센터를 돌아서니 점점 태극기를 든 분들이 많아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 때 지나가던 분이 태극기를 든 분께 “지금 어디쯤 있냐”고 물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께서 “조금만 가시면 따라잡을 수 있을 거예요!”라고 답하였습니다.속으로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하고 외쳤습니다. 저는 빠르게 걸었습니다. 5분쯤 걸어가자 후미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선두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행렬이 강남의 대로를 꽉 메우고 있었습니다. 행렬의 몸통으로 갈수록 인파는 더욱 많아졌습니다. 선두를 보기 위해 더욱 빠른 걸음으로 걸었지만 끝이 없는 행렬에 10분, 20분을 걸어도 선두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포기하고 집회 분위기를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저보다 나이든 분들이 많았습니다. 40대 이상인 분들이 많았고 60대를 훌쩍 넘긴 것 같은 분들도 많았습니다. 모두가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노인에게서 이런 에너지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느낌은 지금도 강렬합니다.
  
  한 노인께서는 다리가 불편한지 절뚝이면서도 힘차게 태극기를 흔들며 언덕길을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저 분도 분명 우리 조부모님과 같은 세파를 겪으셨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인도에서 잠시 다리를 쉬는 분들은 행진을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강남대로 곳곳에 밝은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평소에 못했던 말들을 여기서 다 풀어놓는 듯한 시원한 표정들이 있었습니다. 그날 집회에는 분노도 있었지만 분명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선릉역을 지나 역삼역을 지나서도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행진 말미에 저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청년들이 모여서 피켓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나가던 분께서 “국밥이라도 한 그릇 사주면 좋겠다”는 말씀에 마치 한 그릇 얻어먹은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강남역에서 행진이 끝이 났습니다. 무대의 연사는 다음 집회의 장소를 공지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주 집회는 올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파가 많아 좁은 출구를 나가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부대끼는 과정에서 일부 짜증섞인 목소리도 들렸지만 서로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출구에는 경찰이 질서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주말에도 수고를 하는 그들에게 조용히 경의를 표했습니다. 지나가는 분들 모두 “고생하십니다.” 하고 따뜻한 말들을 전했습니다. 그날 강추위에도 춥지 않았던 것은 집회의 열기 때문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집회 현장을 벗어나자 근처 식당가에서 삼삼오오 후기를 나누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집회의 열기가 정겨운 분위기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당장 식사를 하고 싶었으나 혼자 들어가기가 머쓱해 숙소에서 끼니를 해결하기로 하였습니다. 문득 ’뜨거운 밤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버려진 태극기는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 날 이후 처음으로 공권력이라는 것을 의심했습니다. 또한 언론이 무서운 권력기관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숙소로 돌아가서 뉴스를 찾는데 어떤 곳도 (기자가 아닌 제가 촬영한 모습보다) 집회의 사실들을 온전히 보도한 곳이 없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심지어는 추산 인원조차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는 조금의 공정함도 없는 집단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이 태극기 집회를 묘사할 때 항상 ‘박사모가 주축이 된’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습니다. 완전히 의도된 표현입니다. (물론 박사모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집회 장소에 가본 사람의 느낌을 조금도 담아내지 못한 부정확한 표현입니다.) 우리나라 언론이 사실을 보도하기 위한 기관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당시는 ‘맞불집회’라고 불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왜 우리는 태극기를 들게 되었나’를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촛불이 없었다면 태극기 집회는 없었을 것입니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하던 분들입니다. 태평성대에 의병은 나오지 않습니다. 주요 언론까지 잘못된 여론 호도에 동참하고 있을 때 태극기 집회가 없었다면 우리나라의 균형은 무너졌을 것입니다. 요즘 태극기, 촛불의 양비론을 펴는 분들을 논파할 중요한 논거가 될 것입니다.
  
  2017. 3. 7 부산에서.
  
[ 2017-03-10, 16:0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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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쁘띠워먼   2017-03-10 오후 9:51
아이들이 가장 걱정이되었습니다.
언제까지고 우리가지켜줄수도없는데 본인들스스로또는 교육을통해 깨우치고 배워야하는데 사회전반으로 불온한생각을 진실인듯 말하고주입시켜서
내자식들이 내손녀손자들이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또이런일을다시 겪으며 상처입고 고된생활을 하고살까봐걱정입니다. 글을쓰신분같은. 보고듣고나눌수있는 그런젊은분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혁명정부운운하던 중고등학생 아이들을 Tv로 보니 마음이 정말안타까웠습니다.
과연 무엇을 정확하게 알고 저러는가 싶어서
  bestkorea   2017-03-10 오후 9:16

이 글을 읽으면서 Seeing is believing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럽습니다. 궁금하고 의문이 생기면 직접 가서 보고 듣고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됩니다.
앞으로 더더욱 분발하세요. 밝은 미래가 기다릴 겁니다.
멋진 청년!!!

  부산맘   2017-03-10 오후 4:30
고맙습니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굳건한 의지로 미래에 나라를 책임져주는
올곧은 젊은이가 되시길 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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