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性慾)을 자제하지 못한 대법관

엄상익(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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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견실했던 기업체 사장이 변호사인 내게 와서 호소한 적이 있다. 사업을 하던 그는 자금 부족으로 일시 궁지에 몰렸었다는 것이다. 그때 투자를 해 주겠다는 회장이 나타났다. 그는 구세주를 만난 느낌이었다. 그 회장은 먼저 경영진을 교체하고 싶다고 했다. 약한 입장인 그는 허락을 할 수밖에 없었다. 대표이사와 이사진이 바뀌었다. 투자하겠다는 자금이 약속한 날이 되도 회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새로 대표이사가 된 회장은 그 회사 명의로 거액의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있었다.
  
  뭔가 일이 잘못되어 가고 있었다. 그는 새로 대표이사가 된 회장을 찾아가 회사를 돌려달라고 했다. 다음날 회장이 보낸 건달들이 찾아와 그를 변두리 호텔방에 감금하고 협박을 하면서 그들이 준비해 온 각서에 손도장을 찍으라고 했다. 회사의 경영에서 손을 뗀다는 내용이었다. 그걸 거부하자 주먹과 몽둥이가 날아왔다. 건달들이 자기네끼리 얘기하느라고 빈틈을 보는 사이 그는 호텔방문을 열고 뛰쳐 나왔다. 그리고 바로 근처의 경찰서로 가서 신고했다.
  
  그의 진술을 듣고 있던 형사에게 검찰청 부장검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건을 적당히 무마하라는 압력인 것 같았다. 잠시 후 회장의 비서가 경찰서로 왔다. 형사와 그 비서의 대화 속에서 비서가 현직 검찰총장의 동생인 걸 알았다. 법은 악한 회장을 위해 철저히 봉사하고 있었다. 그는 회사를 그렇게 빼앗겼다.
  
  그 회장은 그걸 무자본 기업 인수라고 했다. 그런 식으로 수십 개의 회사를 빼앗아 신흥 재벌 회장이 됐다. 그 회장은 권력을 차용하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검찰등 힘이 있다는 기관을 돈으로 마취시켜 버렸다. 검찰총장이나 서울지검장의 친척들을 아예 회장실 비서진으로 고용하기도 했다. 그 회장을 만나 싸운 적이 있었다. 그는 내게 이렇게 협박했다.
  
  “나의 변호인단과 내 모든 힘을 써서 당신의 여태까지의 삶을 물거품으로 만들어주겠어. 한번 기다려 보시오.”
  
  악한 세상에서 그 회장은 패배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그의 말 한 마디로 서울지검 특수부장의 목이 날아가기도 했다. 나는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나를 진창으로 집어 던져 몇 년간 그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고통을 받기도 했었다. 그가 나를 모략해 제기한 소송에서 판사들은 그의 편을 들었다. 그래도 하나님이 마지막에 피할 길을 내주셨다. 소신 있다고 평이 나 있는 대법관 한 명이 나의 잘못이 없다는 최종판결을 선고해 준 것이다.
  
  또다른 경험을 한 적도 있었다. 삼십대 중반 무렵 대통령 직속의 정보기관의 법률팀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매일같이 검사나 판사들에 대한 정보가 올라오고 있었다. 어느 날 한 대법관에 대한 내용이 올라왔다. 여비서가 청와대에 진정을 한 사건이었다. 그 대법관은 한 여비서와 관계를 맺었다. 성욕을 자제하지 못한 그 대법관은 다른 여비서도 또 건드렸다. 엉뚱하게 그들은 추잡한 삼각관계가 되어 여비서끼리 질투하고 시기하는 상황이 됐다. 그런 상황에서 한 여비서가 그 사실들을 폭로하는 진정서를 청와대에 보낸 것이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그 대법관 집을 찾아갔다. 비서관은 그 대법관에게 조용히 사표를 내고 사건을 마무리 짓는 것이 좋겠다고 제의했다. 그 다음날로 그 대법관은 사직을 했다. 그리고 그 일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었다.
  
  고위직에서 그런 일들이 종종 있는 것 같았다. 제주도의 검사장 한 사람은 밤에 혼자 성기를 내놓고 길을 가다가 국가적 망신거리가 되기도 했다. 정보기관에서 그 쪽 렌즈로 본 세상의 그늘 쪽은 성욕에 미치거나 뇌물을 먹거나 재산이나 지위를 자랑하는 욕망으로 가득 찬 악한 곳 같았다.
  
  권력투쟁을 하는 정치인들은 상대방을 파멸시키기 위해 불륜이나 뇌물의 냄새를 맡으려고 혈안이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도 또 그런 짓들을 했다. 거기서 반면교사로 배운 건 이 악한 세상과 이 세상에 속한 모든 것에 마음을 뺏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을 믿으면서 자기의 이마에 흘린 땀으로 생활비를 벌고 아내를 사랑하는 건실한 소시민이 가장 훌륭한 사람이었다. 성욕에 미치고 재산과 지위를 자랑하는 존재들은 쓰레기다.
  
[ 2020-08-30, 07:5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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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산   2020-09-03 오전 8:14
제 생각에는 엄변호사님의 글에서는 정의, 용기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열등의식도 함께 보이는 듯합니다. 고위직에 오른 사람들의 약점을 발표하면서 본인은 겸손하고 고고한 듯이 여기면서 신을 의지한다고 하지만 바닥에는10년만에 합격한 고시, 고위직에 올라보지 못한 열등의식이 남아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런 마음을 다 떨쳐내시고 마음의 평정을 얻으시어 ,법조계를 포함한 세상의 부정적인 면도 밝혀서 우리들이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게 하여 주시고 동시에 긍정적인 면도 더 많이 소개해주셔서 긍정의 마음을 저희들이 갖게해주시기를 원합니다.
  이중건   2020-09-02 오전 1:44
법은 법대로 되야 하는데 사람에 따라 변하는 법!
그래서 저는 알파고 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범상한 시민으로서 몇차례 겪은 것을 자료로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anaho   2020-08-30 오후 8:53
나는 61살까지, 이 세상(사회)의 질서는 오직 법에 의해서 운용되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는 것을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에 깨달았다. 법전의 법과 사회의 상식(관습)의 판단(법적용)은 '권력'과의 상관 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바뀌고 마음대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65년만에 깨닫고 "아, 참 바보같이 살았군요" 를 되 새기며 그런 '법'은 왜 만드는지 새로운 고민(화두)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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