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 스캔들을 대하는 모습들

엄상익(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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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세 시경 잘 아는 언론인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박 시장이 갑자기 실종됐다고 하네요. 어디 있는지 알아요?”
  
  잠시 후 그 언론인은 서울시장의 비서가 추행으로 고소한 걸 전해 듣고 급히 집을 나갔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나는 그의 죽음을 직감했다. 그는 지지하는 사람들에 의해 우상이 되었고 그런 의식은 내면까지 번진 것 같았다. 언론에 얼굴을 가리고 도망치듯 골목을 빠져나가는 박 시장의 마지막 모습이 떠오르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죽지는 말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었다.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그의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또 다른 두 명의 서울근교 큰 도시의 시장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십여 년 전의 일이다. 한 여배우가 내게 의논을 했다. 시장과 관계가 있었는데 그걸 폭로해 버리면 어떻겠느냐는 내용이었다. 그 사건을 부탁하러 온 것이다. 성장해 가는 정치인을 파멸시키는 것을 돕는 것은 주의해야 할 일이었다. 그 여배우를 말렸다.
  
  변호사를 하다 보면 그런 사건이 너무 많았다. 남녀관계를 미끼로 대사로 간 외교관을 파멸시키려고 하기도 하고 대통령에게 흠집을 내려고 찾아오는 여성들도 있었다. 그런 인간 세상의 애욕의 문제는 수천 년 전부터 있어왔던 것 같다.
  
  유대인들이 절대적으로 숭배하는 모세의 스캔들을 성경은 그대로 적고 있다. 모세는 이디오피아 여인과 은밀히 관계를 맺다가 발각됐다. 모세의 누이 미리암이 군중 앞에서 그런 그를 탄핵했다. 유대인의 지도자 모세는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 그는 그냥 침묵했다. 유대인들이 존경하는 다윗은 부자를 약탈하고 그 부자의 부인 아비가일을 자기 여자로 만들었다. 다윗은 부하의 여자와 은밀히 관계를 맺고 술수를 써서 충성하던 그 부하를 죽여버렸다. 그리고는 후에 처절하게 후회하고 무릎을 꿇고 회개했다. 그리고 그 대가를 받는다.
  
  오늘날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따라야 할 도덕적인 내용인 잠언과 전도서를 쓴 현명한 왕 솔로몬은 백여 명의 첩을 거느렸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추한 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성경을 보면서 그 안에서 귀한 진리를 깨닫는다.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죄인이다. 구더기가 똥물을 좋아하듯 음란에서 태어난 인간은 본능적으로 음란이 꿈틀거린다.
  
  변호사를 하면서 위선을 부리는 사람은 파멸하고 두 팔을 벌리고 십자가를 질 각오를 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살려주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상당히 높은 지위를 가진 성직자의 사건을 맡은 적이 있다. 그는 젊은 시절 여성 신도와 깊은 관계를 맺어왔고 경제적 도움까지 받았다. 소송에 걸리자 그는 담당 변호사인 내가 역겨울 정도로 진실을 외면하고 도망가기에 급급했다. 위선의 옷이 워낙 두꺼워 그는 벗기가 불가능한 것 같았다. 세상적인 망신은 당하지 않았지만 그의 영혼은 지옥으로 떨어졌을 것 같았다. 그에게 개인적으로 교리를 배우던 나는 더 이상 그를 찾아가지 않았다.
  
  또 다른 성직자가 있었다. 그는 매일 새벽기도 시간이 되면 이상하게도 그 앞에 앉아있는 한 여성에게 음욕을 품게 되더라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게 더욱 심해져 그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정도가 되더라는 것이다. 얼마 후 그는 그 여성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고백을 하면서 용서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고백을 하는 순간부터 음욕이 증발해 날아가는 체험을 했다는 것이다. 성경 속의 위인들이 위인다운 건 백지같이 순결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흔들린 영혼을 있는 그대로 고백을 하고 새로 태어난 점인 것 같다. 물론 회개했다고 그대로 용서받은 건 아니다. 비난과 대대로 내려가는 저주의 형벌을 감수했다.
  
  한동안 루소의 참회록을 열심히 읽었다. 대단한 철학적인 참회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내용이 엉뚱했다. 귀족집 부인들을 건드린 카사노바 같은 얘기들이 많았다. 스위스를 여행하면서 임시직으로 대사관에서 일하면서 뒷돈을 받아먹고 비자를 내주던 것도 자백하고 있다. 인간이란 원래 그런 존재가 아닐까? 더러운 개천물 속에서 흘러가는 우리 사회는 겉으로 드러나는 인물에 대해서는 봉건적 윤리의 위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위선이 내면까지 침투한 사람은 걸리면 자살하기도 한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 2021-02-19, 16:5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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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과오답   2021-02-20 오전 8:40
하나님이 만들어 놓은 성욕에 인간이 저항하기란 어렵지요
그렇다면 죄를 짓는것도 하나님이 만든 인간의 본성이 아닐런지요
자란 환경이 인성을 만드는게 아니라 하나님이 만든것일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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