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의원의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
부디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지면서 가족의 곁을 지키겠다는 제 소망을 받아들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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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의원직 사퇴를 요청드립니다>
  
  존경하는 박병석 국회의장님, 동료 의원 여러분, 저는 저의 의원직 사퇴를 요청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것이 지역구민에 대한 무책임이라는 지적은 백번 타당합니다. 가족의 일로 임기 중간에 사퇴를 청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립니다.
  
  그러나 정치인의 책임에는 여러 측면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무거운 책임은 공인으로서 세상에 내보낸 말에 대한 책임, 소위 언책입니다. 저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 행태에 대해 누구보다도 날카로운 비판을 해왔습니다. 그런 만큼, 이번 친정 아버님의 농지법 위반 의혹은 그것이 최종적으로 법적 유죄인지와 상관없이 제 발언들을 희화화할 여지가 큽니다. 이것은 제가 공인으로서 책임져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국회의원은 사인이기도 합니다. 사인으로서의 저는 아버님의 행위가 겉으로 어떻게 보이는지와 상관없이, 위법 의도가 없었다는 아버님의 말씀을 믿어드리고 수사 과정에서 그 옆을 지켜야 합니다. 이것 역시 키우고 가르쳐준 부모에 대해 제가 져야 할 책임입니다.
  결국 제가 지금 직면한 문제는 부동산정책에 대해 공인으로서 쏘아 날린 화살이 제 가족에게 향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입니다. 그 화살의 의미를 깎아내리거나 못본 척 하는 것은 제 자신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선택 앞에서 저는 의원직 사퇴라는,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무거운 방식으로 도의적 책임을 짐으로써 그 화살의 의미를 살리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의원들도 부모의 잘못 때문에 사퇴해야 하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26년 전에 호적을 분리한 부모의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습니다. 즉, 생계를 달리 하는 부모의 행위는 정치인 본인의 수신제가 범위를 벗어나는 만큼 공식적인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공식적인 책임과 의무의 문제일 뿐, 도덕성에 관한 기준은 원래 일률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근대 이후 공적인 책임 범위와 개인의 내면적 도덕 기준은 분리됐고, 이것은 우리 사회의 기본원리인 자유주의의 바탕입니다.
  
  저는 제가 보고싶어 했던 정치인의 모습에 제 나름의 방식으로 가까이 갈 뿐입니다. 정치인 개인이 도의적 책임을 지는 방식은 각자 다를 수밖에 없으며 그 각각의 방식은 인간 실존의 문제로서 모두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더구나 사퇴의사를 밝힌 이후, 20명에 이르는 여당 정치인들은 ‘직업상 비밀을 이용한 투기’라는 혐의를 씌워 저를 파렴치범으로 몰았습니다. 근거없는 음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담한 공작정치가 아니라면, 이분들이야말로 앞장서서 제 사퇴를 가결시켜야 합니다.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을 때 훨씬 더 강도높은 조사를 받게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동료의원 여러분, 우리가 너무도 익숙해져 있는 정치적 계산이나 음모의 일환으로 제 사퇴를 재단하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가결시키면 한 개인을 너무 띄워 주지 않을까, 정쟁의 유불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계산에 매몰되는 한, 자신의 언행을 무겁게 책임지는 정치는 싹틀 수 없습니다.
  
  부디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지면서 가족의 곁을 지키겠다는 제 소망을 받아들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2021-09-13, 19:1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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