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호위무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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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에서 내 이름을 치면 껌딱지같이 오랫동안 달라붙어 있는 비평이 있다. 한 언론사의 편집인이 쓴 글이다. 학력과 경력이 상당한 분 같다. 하버드 대학교 신학대학원 석사이고 버클리 연합신학대학원 박사과정 수료를 한 분이다. 종북 좌익척결단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고 되어 있다. 그는 박원순 시장 아들의 병역의혹 사건을 맡았던 나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전문의사가 엄 변호사에겐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인가?’라고 하면서 ‘시장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 문제는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는 것임을 엄상익 변호사는 모르는가?’라고 질타하고 있다.
  
  그는 이어서 네티즌들이 나를 향해 던진 돌멩이 같은 글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오천만 국민의 수준을 개똥으로 봤다는 등 욕설과 여러 빈정거림이 들어있었다. 묘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남의 눈에 이렇게 비칠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이다.
  
  나는 남의 비판이나 반론에 대해서는 거의 답변한 일이 없다. 오해에 대해서까지 해명을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 것들은 그 사람들의 시각에 따른 주관적 해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의혹을 제기한 한 전문의사를 죄인 취급하고 진실을 알기 원하는 국민을 무시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한 마디 하고 지나가야 할 것 같다. 의혹을 제기한 전문의가 프라이드가 강한 엘리트라는 걸 안다. 정의감이 넘치는 사람이라는 평도 들었었다.
  
  정직성으로 신뢰받는 사회원로 조갑제 대표와 총명하다고 알려진 국회의원이 앞장서서 여론을 이끌었었다. 뒤늦게 그 사건을 의뢰받았지만 해결은 간단하다는 생각이었다. 말이나 논리가 필요 없었다. 과학적 진실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 시장 측에 잘못이 있다면 시장직을 사퇴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권력을 놓기 싫어서 미적거리면 허위가 오히려 진실이 될 위험이 있다고 봤다. 공개적으로 유명 대학병원에서 검진을 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기자단에 통보했다. 사전에 박 시장측과 의논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잃을 게 있는 그들은 주저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권력내부의 정치공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기피 의혹은 정치공작이었다. 나중에 해명이 되도 이회창은 패배했다.
  
  광우병 사건 때 이명박이 도망치면서 원동력을 잃었다. 세월호 사건이 정치이슈화할 걸 예측하지 못한 박근혜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정적의 파멸을 위해 한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정치행태가 싫었다. 그런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빠른 진실규명밖에 없었다. 의뢰인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과감히 상황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통보한 다음날쯤 이백여 명의 기자들이 대학병원에 모이고 의과대학에서 여러명의 의사교수들이 공개적으로 검진을 하고 회의를 거쳐 즉석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의혹 여론을 이끌었던 국회의원이 공개사과를 하고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의혹을 제기했던 또 다른 전문의가 사과를 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믿지 않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계속 의혹을 제기됐다. 대학병원측의 집단적 조작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까지 덧붙여졌다. 내게는 호위무사라는 오명이 씌워졌다. 조작을 하고 거짓말에 앞장섰다는 것이다. 다시 법정에 증인으로 나가 당시의 상황을 진술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있는 그대로 겪었던 사실을 말했다.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이 다시 한번 공개검진을 하자고 했다.
  
  “공개검진을 다시 하면 그때는 믿을 생각이 있습니까?” 내가 반문했다. 두 번이 아니라 세 번 네 번 수십 번을 해도 진실은 하나라는 확신이었다. 나는 박 시장에게 다시 하자고 권유할 용의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대답하지 않고 침묵했다. 자기들 의혹의 결과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믿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박 시장의 가족에게 얼마든지 다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들의 마음인 것 같았다. 내게 그들은 부정자인 것 같아 보였다. 부정자들은 어떤 말에도 납득하지 않는다. 진실이 진영논리라는 렌즈에 의해 뒤틀리고 왜곡되면 바로 볼 수가 없다는 생각이다.
  
  내가 했던 행위는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었다. 의혹을 제기한 한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었다. 한 언론사의 경력있는 편집인이 인용한 것처럼 싸가지 없는 글을 썼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언론의 특성인 부정적인 시각이 사회에 그늘을 드리우기도 한다. 남을 비평하는 사람들이 즐거운 생애를 살았으면 좋겠다.
  
[ 2021-10-20, 04:3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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