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홍(李周洪) 문학비(文學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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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파(向破) 이주홍(李周洪) 선생의 문학혼(文學魂)은 선생이 서거한 지 34년이 지난 오늘에도 면면히 전해내려오고 있다. 작품을 비롯한 문학상 시상과 문학축제. 문학기행, 문학비와 문학로(路) 지정 등 다양한 형태로 전수되고 있다. 주체는 '이주홍문학재단'이다.
  
  향파 선생이 남긴 문학의 향기는 문자 그대로 유방만세(遺芳萬世)다. 향파 선생은 동화, 동시, 소설, 희곡, 중국문학 번역, 연극, 만화 등에서 큰 족적(足跡)을 남겼다. '문화일보'는 2019년 3월8일 문화면 '명작의 공간'에서 "향파 이주홍은 대문호(大文豪)였다"고 회고했다.
  
  이주홍 문학비는 선생이 서거한 지 1년 4개월 뒤인 1988년 5월14일 건립됐다. 이주홍문학비는 부산 금강공원과 범어사 사하촌, 김해공항 맞은편 낙동강제방 등 부산에 세 곳이 있고 선생의 고향인 경남 합천에도 이주홍문학관과 함께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합천군이 관리하고 있다. 범어사(梵魚寺) 寺下村과 낙동강 제방의 문학비는 관할구청에서 세웠고 금강공원 문학비는 부산수산대학(현 부경대학교) 문하생들이 건립했다.
  
  부산광역시 동래구 금강공원(金剛公園) 남쪽 산책로에 세워진 이주홍 문학비의 석각(石刻)은 향파 선생이 1963년에 지은 동시(童詩),<해같이 달같이만>이다
  
   <해같이 달같이만>
  
  어머니라는 이름은
  누가 지어냈는지
  모르겠어요
  
  어…머…니 하고
  불러 보면
  금시로 따스해 오는
  내 마음
  
  아버지란 이름은
  누가 지어냈는지
  모르겠어요
  
  아…버…지 하고
  불러 보면
  
  오…오 하고 들려오는 듯
  목소리
  
  참말 이 세상에선
  하나밖에 없는 이름들
  바위도 오래되면
  깎여지는데
  해같이 달같이만 오랠
  이름.
  <이주홍 글,글씨>
  
  이 문학비가 세워지기까지 숱한 사연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문학비의 원석(原石)은 고향이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지리산(智異山) 계곡이다. 민족의 영산(靈山)인 지리산 자연석이 동래금강공원 내 '이주홍문학비'가 되어 선생의 문학혼을 가슴에 품기까지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협조와 사연이 있었다.
  
  문학비 건립을 주도한 강남주(부경대학교 전 총장)와 김영(부산문화방송 전 사장) 등 향파선생의 문하생이 수차레 지리산 현장을 답사했다. 수천 년의 비바람과 천왕봉 흘러내린 천연수가 다듬어 온 명품 자연석을 비석(碑石)의 몸체로 선정은 했으나 부산으로 옮겨올 방도가 없었다. 지리산은 국립공원이어서 식물과 동물, 산림, 자연석 등은 다른 지역으로 반출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었다. 함양군과 함양경찰서 등 당국의 반출 승인이 있어야만 부산으로 운송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함양군수와 경찰서장을 예방,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처음엔 단호히 거절당했다. 군수와 서장의 신상에 불이익이 돌아올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어렵다는 것이었다. 수차례 설득 끝에 함양군수 조태기가 솔로몬의 지혜같은 탁견(卓見)을 내놓았다. 지금도 그때 조태기 군수가 내놓은 반출 명분이 기억에 남아 있다.
  
  "지리산 자연석이 이 시대 우리의 대문호이신 이주홍 선생의 문학비가 되어 출가를 한다 하니 좋은 일이 아닌가? 수천년 깊은 산 속에서만 살아 온 지리산 자연석이 부산의 금강공원으로 옮겨져서 수많은 어린이와 학부모들에게 울림을 안겨주고 꿈을 심어 준다면 지리산의 정기가 전국에 퍼져나가는 계기도 될 것 아닌가. 지리산에 남아 있는 것보다도 더 뜻깊은 경사가 아니겠는가? 지리산 자연석으로 다듬어진 문학비가 이 세상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는 초석(礎石)이 된다니 군수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 스승을 섬기려는 제자들의 모습 또한 감명을 주고 있지 않는가?"
  
  조태기 군수의 결단과 설득으로 오늘의 이주홍 문학비가 금강공원에 서게 됐음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지리산 자연석 반출은 가능해졌으나 운반하는 것이 문제였다. 무게 1000Kg이 넘는 자연석을 옮기기 위해서는 첩첩산중 계곡으로 트럭이 들어가야 하고 자연석을 들어올릴 크레인의 진입이 선결 문제였다. 트럭과 크레인이 들어가자면 논두렁, 밭두렁을 훼손해야 하는 어려움도 난제였다. 해당 농민들을 찾아가 협조를 부탁했고 사례도 한 뒤 부산 석재공장으로 운반하는 데 성공했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향파 선생이 평소 산책을 하시면서 작품을 구상하셨던 금강공원에 문학비를 건립하는 장소사용 승인을 부산시로부터 받아내는 것이었다. 공원 구역인 관계로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이 필요했다. 부지사용 승인과 비석을 세우기까지 착공계와 준공계를 비롯해서 당국의 현장확인 등 절차가 복잡하고 끼다로웠다. 건물 한 채 짓는 것과 같았다. 경비도 당시 시세로 600여만 원이 들었다.
  
  기존의 바위 위에 오석(烏石)기단을 만들고 그 기단 위에 풍체가 뛰어난 지리산 자연석 문학비가 준공돼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며 비문(碑文)을 읽으며 동시의 내용이 참으로 어린이 교육용으로는 최고라며 한 마디씩 했다. 문학비 현장에서 준공식과 함께 이주홍 문학상 시상식까지 함께 하니 그날의 기쁨이야말로 이루 형언하기 어려웠다. 이주홍 문학비를 비롯한 전국의 수많은 문학비가 작고문인들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있음은 훌륭한 미담이 아닐 수 없다. 이주홍 문학비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 많은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음은 우리들의 은사(恩師) 이주홍 선생이 후세에 남긴 자랑스러운 유산(遺産)이 아닐 수 없다.
  
  이주홍 문학비의 비문의 글과 글씨가 모두 이주홍으로 돼 있는 것은 향파선생 생존시 선생이 직접 쓰신 시화전의 글씨와 그림을 그대로 석각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건립추진위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밝히지 않은 것은 스승에 대한 기념사업을 하면서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을 모두 밝히는 것은 너무 세속적이란 생각에서 생략한 것임도 아울러 밝히는 바이다.
[ 2022-05-29, 06:5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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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은마음1   2022-05-30 오후 8:56
문무대왕님의 좋은 글을 읽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감사하여 몇 자 적어본다. 문학(文學)은 복잡한 우리의 마음을 맑게 하고 정화시켜주는 것 같다. 더더구나 시(詩)는 말과 글의 정수이지 않은가.

1. 어머니 아버지 아들 딸. 이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운 말인가. 부모 자식 간의 정과 사랑은 천륜(天倫)이다, 창조주께서 우리 인간에게 새겨주신 DNA라 생각한다.

2. 근래 읽은 문학 작품 중에 프랑스의 세계적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 드 파리> 완역본이 기억난다. 갓난아기 딸을 잃고 반미치광이가 된 어머니의 마음과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고 동서고금(東西古今) 부모의 마음이 꼭 같구나 함을 느꼈다. 참고로 빅토르 위고는 흔히 장발장으로 알려져 있는 <레 미제라블> 대작을 지었고, 나는 감히 이를 세계 최고의 소설, 문학작품으로 꼽는다.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보다 더.

3. 또한 미국 여류작가인 해리엇 스토 부인이 지은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읽으며 거의 동일한 느낌을 가졌는데, 천사같은 어린 딸 에반젤린이 병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아버지의 모습이 무척 안타깝게 여겨졌다. 참고로 <톰 오두막> 책은 링컨 대통령 당시 노예해방 남북전쟁을 촉발시킨 책으로 유명하다. 생각보다 이 책을 제대로 읽은 사람이 주위에 그리 흔치 않음을 보고 나는 놀랐다. <톰 오두막> 책은 보통 책이 아니다. 한국의 국민, 교양인이라면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필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문무대왕 필명이 너무 좋다. 누군지 모르지만 훌륭한 분일 것이라 생각한다. 젊을 적 감포 인근으로 출장을 자주 갈 일이 있어서 가끔 대왕암 바다와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둘러보며, 문무왕과 신문왕에 얽힌 이야기를 되새겨 보곤 하였다. 참고로 현재 감포 인근에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건설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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