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탕과 여탕의 상단(上端)이 뚫린 대중탕
내가 겪은 일본의 목욕탕(2)주인은 완전히 개방된 공간의 양쪽을 다 보면서 돈도 받고 얘기도 하는 기막힌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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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여행기는 90년대 초, 30여 년 전에 일본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아래 무학산님의 재미있는 목욕탕 해프닝을 읽고 제가 겪은 그때의 해프닝이 생각나 올려봅니다.)
  
  -일본의 목욕탕 문화-
  
  그간 일본 배낭여행을 네 번 하면서 일부러 그들의 대중목욕탕에도 가 본 적이 있다(사우나탕은 이미 가봤으므로). 역시 우리와는 다른 점이 있다. 실내 구조가 입구부터 다르다. 예를 들어 우리 대중탕은 입구에서 대부분 여주인이 앉아 돈을 받을 뿐 남자 탈의실은 보지도 않고 들어오지도 않는다. 남탕과 여탕 사이의 벽도 천장까지 닿아 있어 완전히 차단되어 있다. 그러나 일본은 다르다. 그들의 목욕탕에 가면 일단 탈의실에 들어가서 요금을 낸다. 그들의 돈 받는 위치가 정말 재미있다. 어딘가 하면 좌우 남탕과 여탕을 분리해 놓은 가운데 벽이 있는데 그 벽의 높이가 어른들 키 높이만 하다. 주인은 그곳에 앉아서 완전히 개방된 공간의 양쪽을 다 보면서 돈도 받고 얘기도 하는 기막힌 구조다.
  
  그들의 교대 장면도 재미있다. 주인 부부인 듯한 남자가 오니 여자가 내려온다. 그 남자는 역시 그 위치에 올라앉아 남탕과 여탕을 두루 살핀다. 아니 정말 저래도 되는 거야. 여탕에서는 물 끼 얻는 소리가 잘잘 나고…, 아니 일본 여자들은 남이 자기 몸을 다 봐도 부끄럽지 않은 모양이지. 아무튼, 그들에게는 성기(性器)를 보는 것도 보이는 것도 그냥 자연스런 모양이다. 흠, 정말 재미있는 사람들이야. 남탕과 여탕의 중간 벽 상단은 열린 상태이므로(껑충 뛰면 보일 정도) 여탕에서 소곤대는 조그만 소리도 다 들린다. 눈만 감고 있으면 마치 혼탕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그것도 일본인다운 기발한 상혼이 아닐까 싶다. 여탕의 손님이나 남탕의 손님들께 즐거운 착각과 환상의 자유를 제공하는 고도의 서비스 정신 말이다.
  
  이처럼 타 문화권 깊숙이 들어가 보면 몇 단계 거치는 이해 과정이 있다. 먼저 이질적인 문화 현상에 충격을 받고 그에 대한 거부감이 뒤따른다. 그러나 그 순간은 잠깐 곧 자신과 협상을 한 뒤 이해(수용)를 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 다양성에서 재미있는 인간 세상을 배우는 것이다.
  
  다시 사우나탕 이야기로 돌아간다. 이날도 샤워를 마치고 나와 구내식당에서 새우튀김+밥+야채로 저녁을 해결한다. 양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 이 대목에서 일본의 살인적 물가를 실감한다. 그것이 하루 숙박료의 절반이나 되니, 과연 세다, 세!!!
  
  잠자리는 각자 마룻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잔다. 확 트인 그 공간은 매우 넓다. 매트리스가 100장 정도인데 밤이 깊어지면 거의 다 찬다. 대부분은 일본인들로 채워지는데 그들은 보통 직장인들이다. 사우나는 싼 숙소 겸 목욕탕을 겸하기 때문이다. 초대형 TV가 3대나 설치돼 있어 심심치도 않다. 그런데 TV의 일기예보에서는 중간중간에 영어 자막이 나온다. 그것도 NHK국영 방송에서 말이다. 일본이 얼마나 영어 보급에 적극적이며 세계화에 실질적 노력을 하고 있나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인들의 실용주의 사상(이이도코도리-좋은 것은 무조건 취한다), 그것은 그들의 국영 방송에서 자국어와 영어를 혼용해 사용하는 것만 봐도 잘 나타난다. 실용 사상은 곧 그들의 애국관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아직 국어 사랑은 곧 나라 사랑이란 기치 아래 아직도 한편에선 조기 영어 교육론은 물론 영어 교육의 중요성만 강조해도 국가 정체성까지 들먹이며 비난한다. 하물며 국영 방송 KBS에서 일본식으로 TV에 영어를 혼용한다는 과연 어떤 사태가 일어날까. 아무튼, 재미있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즉, 일본인들은 정치인이든 평민이든 겉으로 보면 모두가 자기 나라와 민족 그리고 문화를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겉으로 내색 안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어느 나라도 그들을 맞대 놓고 무시하지 못한다. 아니 그들의 눈치를 보는 입장이다. 그 기막힌 비결은 무엇일까.
  
  TV에 자주 비치는 마치 자존심도 권위도 없어 보이는 듯한 일본 총리의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습. 그뿐만 아니라 온통 머리부터 발끝까지 서양인 모습을 하고 다니는 일본인 젊은이들의 뒷모습만 보면 영판 노랑머리 서구인들이다. 어떻게 보면 일본인들 대부분이 그렇게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라주쿠는 말할 것도 없다). 또한, 그들은 외국 수입품을 애용하자며 수상까지 나와 광고하지 않던가. 그러나 그들의 실상은 어떤가? 그와 정반대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예를 들자면 한이 없으므로….
  
  그런데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적어도 겉으로는 모두가 애국 애족하는 일등 국민이다. 그러나 실상은 어떤가. 외국어를 잘하는 것도 칭찬보다는 민족혼 운운하며 아니꼽게 보는 이가 많고, 국산품 애용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수입품 그것도 호화 사치품 수요는 갈수록 늘고, 일본 놈들 욕하면서 그들의 문화엔 사족을 못 쓰는 이 현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일본과는 너무나 상반된 모습이다. 하물며, 중국(짱께국)에서 자국민이 사형을 당해도 감옥에서 죽임을 당해도 나 몰라라 하는 나라 아닌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세계 배낭여행을 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면 이런 의외의 국가 간(국민성)의 차이점들도 발견하게 된다.
  
  다시 사우나탕 내부의 이야기다. 내가 TV를 보고 있는데, 중국계 일본인이 내게 다가와 담배를 바꿔 피워 보잔다. 그가 꺼낸 담배는 일본 담배가 아닌 자기 모국(짱께)의 담배다. 중국산이 일산(日産)보다 훨씬 좋다며 자랑하는 그의 모습엔 자신의 조국과 민족에 대한 자긍심이 가득하다. 짱께들의 이런 모습을 대하다 보면 세계인들이 왜 그들을 쉽게 무시할 수 없는지 알 수 있다. 그는 내가 준 한국산 담배를 피워 보더니 맛이 일본산보다 좋다며 묘한 표정과 함께 고개를 끄덕인다.
  
  한국인이 내뿜는 중국산 담배 연기와 중국인이 내뿜는 한국산 담배 연기는 서로 조화를 이루는 듯, 묘한 뫼비우스 띠를 만드는가 싶더니 곧 아름다운 선율(旋律)로 바뀌어 넓은 허공으로 사라져 버린다. 여기저기선 자연의 멜로디인 코라~오케(코골이)가 울려 퍼진다. 이미 밤 12시가 넘었다.
  
  As you know Japan is an island nation. Much of its cultural heritage has been come from nearby Asian countries, both Korea and China. They were close enough to have been decisive influences on Japan. But the fact is that at the same time they(Korea & China) have been too distant to have dominated Japan.
  
  -끝-
  
  감사합니다.
[ 2022-08-14, 14:1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미투데이미투데이  요즘요즘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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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白丁   2022-08-15 오전 5:46
어릴 적 아버지 손에 끌려 따라간 대중탕은 남탕, 여탕 사이 벽 위가 틔여있어 여탕에서 물 끼얹는 소리, 여자들 수다 소리, 아이들 울음소리 등이 다 들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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